“장애인시설도 혐오시설(?)..내 가족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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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시설도 혐오시설(?)..내 가족이라면...”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11.02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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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시설 건립에 지역주민 반발
‘우리도 장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제주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장애인취업박람회에서 장애인식개선 홍보활동 전개 모습
“발달장애인을 대할 때 ‘장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고, 존엄성을 가진 ‘한 명의 사람’으로 바라봐야 한다. ‘라벨(label)’은 상품에나 붙여야 한다.”

발달장애인시설 설립을 둘러싸고 지역주민들 반발로 주의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발달장애인 시설 설립을 위해 측량을 실시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아라동 소재 A발달장애인 시설은 내년 7월 계약만료로 떠나야할 처지에 놓이자 이 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인 부모가 건물부지(1558평방미터)를 무상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사)한국발달장애인협회에서 지난 6월 건축허가(건축면적 481,8평방미터)를 받았다.

시설부지는 신촌리 진드르 인근으로, 인근 취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시설이 들어올 경우 '시끄러울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끄러울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혐오시설’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발달장애인 부모가 자식을 기르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주민들 반발로 주의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것.

발달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치매에 걸린 힘센 자녀’를 매일 고통 속에 평생 감당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고통이 아무리 크고, 죽을 때까지 ‘사람 구실’ 못할지언정,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틋한 내 자식이다. 아주 느리지만 교육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보면 한없는 기쁨과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시설은 가정과 더불어 자신을 편안히 맞아주고 보살펴주는 유일한 공간이다. 이들에게 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일한 희망이 시설이다.

장애인을 혐오하지 않으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반대한다는 논리는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공간으로 들어오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정부는 혐오 범죄를 “편견과 혐오가 이유가 되어 피해자 또는 다른 사람에게 지각된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도 장애인혐오 범죄를 혐오 범죄로 보지 않음으로서 장애인 혐오 범죄는 재생산된다.

이곳 역시 여느 장애인 시설과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반대해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으며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게 된다. 발달장애인시설을 ‘혐오시설’로 분류하는 주민들도 노화가 진행되면 이러한 장애를 겪게 된다.

우리 모두가 장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장애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다. 장애인을 우리로부터 구별하는 건 우리가 우리를 배제하는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강석봉 제주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은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녹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보듬어 주지 않으면 갈 곳이 없다”고 말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시설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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