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웃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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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웃방에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1.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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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747.9m 비고:73m 둘레:1,094m 면적:89,796㎡ 형태:원추형


 

웃방에

별칭: 구악(臼岳). 방화악(芳花岳). 반화악(半花岳)

위치: 서귀포시 동흥동 산 1번지

 

 

표고: 1,747.9m 비고:73m 둘레:1,094m 면적:89,796㎡ 형태:원추형 난이도:☆☆☆☆

 

명칭을 벗어나 숲을 이룬 환경으로 시민들을 받아들이는 착한 화산체... 오름의 모양새가 방에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고 방애로도 표기를 하며 방에는 제주 방언으로 방아를 뜻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자로는 구악(臼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으며 뜻은 달리하지만 방화악(芳花岳)이나 반화악(半花岳)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이는 일대에 철쭉과 진달래가 많은 것에 연유를 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다. 이들 방에오름 삼형제는 규모나 높이 등과 상관이 없이 방에오름을 기준으로 하여 위에 있는 것은 웃방에, 아래쪽은 알방에로 구분하여 부르고 있다. 웃방에는 탐방로에서 위쪽에 위치했으며 방에와 알방에는 길 아래쪽에 있다.

이들 삼형제는 하나같이 원추형 화산체로 구분을 하고 있는데 특히나 웃방에는 솟아오른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방에와 알방에를 사이에 두고 굼부리처럼 패인 곳이 있어 느낌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웃방에 탐방기-

어리목을 출발한 후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으로 향했다.

방에오름은 돈내코로 이어지는 탐방로에서도 관찰할 수가 있다. 오랫동안 돈내코 등반로를 폐쇄했었기 때문에 이 오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었지만 근년에 돈내코 등반로가 재개방되었다. 이 등반로는 방에오름 동남쪽을 지나고 바로 북쪽을 거쳐 윗세오름 대피소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방에를 쉽게 볼 수가 있으며 북쪽 기슭에는 샘터가 있어서 등산객들이 휴식장소로도 이용하고 있다

. 통제가 된 상태이지만 탐방로에서 한눈에 웃방에를 알아볼 수가 있다. 윗세오름 대피소를 거쳐 남벽 분기점으로 반향으로 향했다. 탐방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는 삼형제 중 위쪽의 웃방에를 먼저 만나는 순서로 진행을 선택하였다.

한라산국립공원 내의 제한구역이면서 아직껏 발을 디뎌보지 못한 미지의 장소를 찾아 들어갔다. 초행길의 설렘보다는 긴장과 초조함마저 느끼는 상황이 되었다. 길이 아닌 길을 가는 동안 행운이라고 여기기에는 다소 어색한 현장이라 느리게 발걸음을 옮겨나갔다. 한 면은 구상나무와 잡목들이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서 진입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에 좀 더 이동을 해야 했다.

 

빽빽하게 들어찬 조릿대 군락을 조심스럽게 헤치며 전진을 해보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엎드리고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구부리며 조심스럽게 전진을 한 끝에 마침내 목표 지점 가까운 곳에 도착을 했다. 구상나무는 그래도 양반이었고 가시가 돋은 여러 잡목들이 진입을 방해하는 바람에 느리게 진행을 했다.

자연 식생 등을 관찰하기 위함인데 어느 것 하나 잘못 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심스럽게 바닥 층을 헤치며 오른 끝에 마침내 정상부에 도착을 했다. 구상나무와 잡목들이 자생을 하고 있고 어느 한 곳도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 조릿대들은 필사적으로 걸음을 방해했다.

처음 만나는 곳. 처음 발을 내디딘 곳. 맨 먼저 할 일을 생각한 적은 없지만 눈길은 어느새 남벽을 향하는 것이 우선이 되었다.​ 함께한 대원과는 눈빛조차 교환을 하지 않았고 둘이는 감탄사 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청정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흰 구름이 드리운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그보다는 남벽을 바라보는 것이 순서가 되었다.

방향을 돌려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방향으로 눈길을 향했는데 익히 아는 곳이지만 반대쪽에서 바라보기는 난생처음이었다. 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겠지만 이들과의 눈 맞춤을 결코 짧게 하지는 않았다.  언제 다시 이런 그림을 볼 수 있겠는가.

다시 정상의 바위를 차지하여 반대편으로 눈을 돌리니 일대의 풍경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는데 실로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하얀 구름을 동반한 파란 하늘은 하염없이 바라보기를 요구했지만 오월의 햇살은 청정의 강한 바람을 실은 채 동공을 적셔버렸다.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방향을 바라보다가 다시 좌측으로 향하니 방에오름이 우쭐거렸다. 어차피 다음 수순이지만 괜스레 설레게 되었는데 그래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며 다음 행보를 생각했다. 이제 다시 탐방로로 내려간 후 그곳을 건너 방에오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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