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방에오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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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방에오름 (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1.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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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53.4m 비고:48m 둘레:2,694m 면적:475,019㎡ 형태:원형

 

방에오름 (큰)

별칭: 큰방에. 구악(臼岳)

위치: 조천읍 교래리 산 45번지

표고: 453.4m 비고:48m 둘레:2,694m 면적:475,019㎡ 형태:원형 난이도:☆☆☆

 

 

낮은 비고(高)이나 네 개의 봉우리와 방대한 굼부리를 지닌 화산체...

 

48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멀리서 볼 때는 늦은 등성이로 보이나 현장에 도착하면 반전이 이뤄지는 특별한 화산체이다. 네 개의 봉우리로 에워싸인 안에는 다시 나지막하고 작은 알오름이 있는데 비고 5m에 둘레는 117m에 불과한 소화산체이다.

이 앙증맞게 보이는 알오름을 기준하여 사방으로는 평지(火口原)를 형성하고 있으며 남쪽의 화산체와 구별하여 큰방에와 족은방에로 부르고 있다. 분화구를 포함하는 오름의 형세가 방아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은 명칭이며 방아는 제주 방언으로 방에라고 부른다.

방아를 방언으로 부르고 쓸 때 방애나 방에 어느 것을 선택해도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방에로 표현을 하는 것은 제주 언어의 관습이다. 올래보다는 올레가 더 어울리고 맞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나 할까. 한자로는 방아와 관련이 되는 절구를 가리키는 구악(臼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방에오름은 두 개가 나란히 이어지는데 산 체의 크기를 참고하여 큰방에와 족은방에로 부르나 서로 다른 독립형 화산체이다. 큰방에의 매력과 오름으로서의 가치는 넓은 화구가 말해준다. 지금은 목초 지대로 변하였지만 드넓은 초원이나 목장처럼 펼쳐지는 모습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불과 48m의 비고(高)를 지닌 원형의 화산체이나 분화구만을 참고한다면 최대의 면적을 지닌 오름이라 할 수 있다.

이 오름에 관하여 알려진 자료 중에는 과거 평탄한 지형이었으며 지질 시대를 통해 이 지역으로 응회환의 화산 쇄설성 퇴적층이 형성에 필수적인 물 공급의 존재 가능성을 짐작하고 있으며, 평지였다면 늪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응회환의 형성에는 반드시 물과의 접촉이 필요한 마그마-수증기 폭발에 의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덧붙이고 있다.

 

 

-큰방에 탐방기-

교래리에서 번영로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가 삼거리 우측으로 난 소로를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 도착이 된다. 번영로를 경유할 경우는 것구리오름 방향의 도로를 따라 교래 마을에 도착하기 조금 전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게 된다.

소로를 따라 들어간 후 족은방에와 구분이 되는 지점을 따라 진입을 시작했는데 기슭 아래까지 이어지는 넓은 초지에는 말 몇 마리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목장 옆으로 난 길은 안쪽까지 이어지는데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이지만 목초지와 관련이 된 곳이라 도보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나무가 늘어선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서 워밍업 코스로 여기면 되었는데 막바지 지점의 갈림길에서 우측 방향은 족은방에로 가는 길이며 큰방에는 좌측이다. 좌측으로 방향을 돌리고 바로 우측의 낮은 경사를 따라 삼나무 아래에 길의 흔적이 있다.

만약에 이 지점을 놓칠 경우는 그대로 길을 따라 들어갔다가 나올 때 이곳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바란스나 탐방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 지점이 좋다. 별도의 산책로 구성은 없으나 삼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아래로 뚜렷하게 흔적이 보였다. 흙길과 더불어 수북하게 쌓인 삼나무 잎을 밟으며 낮은 경사를 올랐다.

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열린 숲이 이어졌는데 초여름의 분위기는 잡풀들이 길의 흔적을 덮을 정도로 푸른 세상을 보여줬다. 능선을 오른 후 만나는 방에의 어깨는 더 복잡했다. 네 개의 봉우리 중 이곳은 몇 해 전에 산불이 나서 일부를 태운 적이 있는데 그래도 대부분 자연 복구가 되었고 수풀과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 차있었다.

곳곳에 불에 타 고사한 나무의 모습들도 보였고 부분적으로 길의 흔적이 보였으나 산책로나 탐방로는 아니고 봄에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하여 찾았던 사람들이 남긴 자국이었다. 허리까지 자란 억새 틈을 지나다 인동초 군락을 만났는데 어릴 적 시절을 생각하며 꽃을 따서 빨았더니 역시나 달콤한 물이 나왔다.

기슭 위쪽 지점에 도착을 하니 민오름이 보였는데 거대한 산 체인지라 방에와 비교가 되었지만 분화구만큼은 이곳이 방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낮은 기슭을 내려가 분화구로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봉우리를 내려설 즈음 목초지가 드넓게 펼쳐졌다.

 

분화구이면서 변화가 이뤄진 현장으로서 맞은편 등성을 바라보면 화구의 크기를 짐작할 수가 있다. 1차 수확을 마친 초지는 허허한 밭이랑처럼 변한 때문에 천천히 둘러보기에도 편안했다. 보존의 가치가 떨어진 상황이기에 이곳에 축구 전용 경기장을 만든다면 서너 개는 충분할 것 같았다.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초자연 속의 경기장이 되기에 관중석에 앉아 있는 자체로도 충분한 힐링과 이색적인 관람이 이뤄질 것이다. 

토너먼트에서 준결승을 앞두고 동시에 두 경기를 치른다 해도 아무 문제없이 진행이 될 법한 넓이이다. 화구 안에는 나지막한 알오름이 있는데 정리하자면 분화구 안에 알오름이 있는 복합형 이중 화산체인 셈이다. 알오름에는 특이하게도 묘가 자리하고 있었다. 수풀을 헤치고 산담이 둘러진 묘지 옆으로 다가가니 또 다시 특이한 게 발견이 되었고 비석인 줄 알았는데 자연석이 표석처럼 우뚝 서있었다.

묘와 상관이 없이 큰방에지기나 알오름지기 정도로 여겨도 될 것 같았다. 새끼오름(火口丘)을 둘러싼 등성마루는 네 개의 봉우리로 이뤄졌고 그 길이가 무려 2km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는 곳이라면 봉우리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 자체가 무리라 생각되었다.

화구의 가운데로 길이 나 있는데 목초지와 관련이 있는 도로인 셈이다. 얼마나 광활한지 주변의 봉우리들을 참고하면 충분히 실감이 났다. 행여 화구를 에워싼 봉우리들이 특징이 있거나 높이가 더한다면 애써 둘러보고 싶은 오름이라 여겨졌다. 추수를 마친 상황에서 만났기에 대부분을 바라볼 수 있었고 진행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허리까지 자라는 목초들이 있었다면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도 포기했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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