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영천동,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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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영천동,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곳
  • 고정연
  • 승인 2017.11.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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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연 영천동주민센터 주무관

고정연 영천동주민센터 주무관
영천동에 발령 받은 지도 어느덧 3주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아직도 힘이 들고 출퇴근 차창 밖 풍경은 여전히 낯선 듯합니다. 첫 출근 날 버스에서 내려 바로 등 뒤에 있던 주민센터도 찾지 못 하고 한참을 두리번거렸던 것이 생각납니다. 따뜻하고 포근하기만 한 풍경 속에서 여유를 느끼기는커녕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에게 있어 주민센터는 그저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는 곳, 가구를 버릴 때 찾아가는 곳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장소였습니다. 볼일이 있어 찾아갈 때도 민원대 너머의 공간에 시선이 머물러본 적이 없었고, 주민센터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 내에 주민들로 구성된 많은 단체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익숙한 부녀회, 청년회와 같은 단체들은 그저 명목상의 단체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을 걸으며 ‘방범단 모집’과 같은 현수막을 봐도 ‘저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나?’ 하는 의아함을 가졌습니다.

지난 3주는 길지 않지만 저의 생각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주민센터는 단지 서류를 발급하기만 하는 소극적인 기관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해 헌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자생단체들이 영천동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너무 무관심 했구나 하며 조금은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글로만 접하던 주민자치의 시작점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제가 영천동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은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배 공무원분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주민분들의 가르침을 받고 조언을 새겨들어 영천동을 좀 더 살기 좋은 곳,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데 손을 보태고 싶습니다. 나아가 첫 발령지인 영천동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열심히 노력해서 어엿한 영천동의 일원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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