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사람 형상 우형석..시흥리 영등할으방
상태바
[향토문화]사람 형상 우형석..시흥리 영등할으방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11.24 0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0년전쯤 손씨하르방이라는 석공이 이 석상 만들어


시흥리 영등할으방


위치 ; 성산읍 시흥리 12-64번지의 북서쪽 공유수면이었던 곳.
시대 ; 조선∼현대
유형 ; 민속신앙 석조물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시흥리 마을길을 따라서 북쪽 바닷가에 이르면 거욱동산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이 곳에 영등하르방이라는 석상이 있다. 1988년까지는 지금의 위치에서 약40m가량 떨어진 북동 방향의 '송난코지'라는 곳에 세워져 있었다.

마을의 재난을 막기 위해 세운 석조물로는 특이하게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2005년 발간된 정의군지에는 우형석(偶形石)이라고 하였다.

옛날부터 마을의 서북부에 있는 지미봉에서 난데없는 '헛불'이 발생하여 바다를 맴돌다가 마을에 이른 헛불은 집에 붙어서 화재를 내었다.

이 헛불은 정체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집을 태우기 시작하면 진화를 할 수 없는 희한한 불이었다. 이 헛불로 인해 재산을 잃은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야 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였다.

그래서 150년전쯤에 손씨하르방이라는 석공이 이 석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무암을 이용하여 눈, 코, 귀는 양각, 입은 음각으로 만들어졌다.

지금의 석상은 옛것을 모방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키가 70cm쯤 되는 힘센 장수를 연상케 하는 무관형이다. 머리에는 털벙것과 흡사한 형태의 모자가 표현되어 있고, 왼손을 아래로 오른손은 위로 하고 주먹을 쥐고 있다.


부릅뜬 눈은 지미봉을 향하고 있다. 석상이 안전하게 서 있도록 하기 위하여 원형의 돌탑 위에 올려져 있다. 현무암을 거친다듬하여 8단으로 윗면이 오므라진 층쌓기를 하였다.

틈새는 깬 돌 조각으로 매웠다. 이와 같은 층쌓기 돌탑은 도내 유일의 형태이다. 석상 앞 부분에는 상석으로 보이는 사각형 판석이 놓여있고. 이와 같은 것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각형의 돌담 울타리가 쌓아져 있다.

원뿔형 돌탑은 높이 220 Cm, 상단 지름220 Cm, 하단 지름 300 Cm 의 크기를 하고 있다. 밑에서 위로 갈수록 약산 오므라져 있고 윗면은 볼록하다. 쌓음돌은 직사각형, 사각형으로 거칠게 다듬질되어 있다.

크기는 65 X 30 Cm, 48 X 30 Cm, 27 X 23 Cm 정도이다. 이는 원래의 원뿔형 돌탑과 다른 모양이다.

최근의 일로는 1960년경의 화재였다. 헛불이 발생하여 집 처마에 붙어 집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 집은 마침 제사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불이 너무 강해서 진화는 커녕 옆집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에도 급급했다.

결국 집은 재만 남았고, 다음 날 거욱동산에 가 보니 영등하르방이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파도로 인해 쓰러진 것을 모르고 내버렸다가 변을 당한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쓰러진 영등하르방을 일으켜 세운 후로 지금까지는 헛불에 의한 화재가 없다고 한다.(제민일보 1995년 5월 17일 "제주도의 석조물")


시흥리 마을 홈페이지에는 '마을내에 도깨비불이 자주 밤에 보이고 원인 모르는 불이 자주 발생하여 주민들이 모여서 의논을 한 결과 바닷가(속칭 송케)에 송나라때 싸움터였던 자리에 지금 이 영등하르방 신을 모셔서 영혼을 위로하자는 의견에 돌로 만든 영등하르방상을 모셨다.'고 설명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