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배두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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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배두리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2.0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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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85m 비고:10m 둘레:617m 면적:21,438㎡ 형태:말굽형

 

배두리오름

별칭: 베두리. 별두리악(別豆里岳). 삼무공원

위치: 제주시 연동 270-3번지

표고: 85m 비고:10m 둘레:617m 면적:21,438㎡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을 벗어나 도심의 휴식처와 근린공원으로서의 입지가 살아있는 화산체...

 

제주도민들도 삼무공원은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인근 주민들이 아닌 이상 이곳이 배두리오름이라는데 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과거 신제주가 건설이 되면서 밭과 야산 등을 정비하여 도심을 구축하였는데 삼무공원이라는 명칭도 이때 생겨났다.

도심 공사와 관련하여 숲을 이룬 야산들 대부분이 파헤쳐 졌지만 그나마 배두리오름은 공원화로 정비를 한 탓에 남아 있는 셈이다. 이 당시에 탄생한 명칭이 삼무 공원이며 바로 이곳은 배두리오름 자리인데 이때가 1979년이다.

오름으로 그냥 두기보다는 어느 정도 공원으로서의 구색을 갖춘 후 신제주 권역 시민들의 휴식처로 만든 것이다. 그 당시 제주의 삼무정신을 기려 공원 이름으로 정했고 이후 도시 근린공원과 국가지정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다.

공원 정비가 이뤄지던 지난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은 기차를 볼 수 없는 섬나라 제주의 어린이들을 위하여 기차를 전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로 인하여 미카 증기기관차 304호가 물 건너온 후 지금까지 전시가 되고 있으며 공원으로서의 가치를 더 높여주게 된 것이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는 일본에서 제작이 되었고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 공장에서 조립된 기관차라고 한다. 탄수차가 뒤에 달린 텐더식 기관차로 부산에서 신의주를 비롯한 전국 철도의 주요 간선에서 운행이 되었다고 하며,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석탄용 증기기관차로 석탄과 물을 싣는 탄수차와 함께 그 원형이 잘 남아 있다. 

 

기차 안은 현재 객실 도서관으로 활용 중이며 객실로 사용이 되었던 내부를 개조하였는데 단순하지만 복고풍의 구성으로 된 어린이 북 카페로 바뀐 것이다. 낮은 산 체인 배두리에는 운동기구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서 도심형 근린공원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기슭에는 커다란 소나무들이 있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이 노송들은 신제주 건설이 이뤄지기 이전부터 자생을 하던 나무들이다. 연중 푸름을 간직하고 주변에는 떨어진 솔잎과 솔방울들이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제주의 삼다(三多)는 돌, 바람, 여자를 뜻하고 삼무(三無)는 도둑, 거지, 대문이다.

지금의 배두리오름 기슭은 위(남동)쪽인 신제주 로터리 인근까지 이어졌으며 현재 이곳 주변에는 삼다(三多)공원이 있다. 오름 기슭에 있는 바위들이 벨무리(별무리)처럼 모여 있는 모습이라 하여 별두리 또는 베두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한자로는 별두리악(別豆里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아마도 이 역시 삼무공원을 의식한 별칭으로 정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공원으로서의 가치보다는 휴식처 정도의 역할을 하지만 주변에 대형 건물들이 많은 때문에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는 곳이다. 어쨌거나 신제주 건설 이후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배두리 자리를 어느 정도 남겨 놓은 상황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일이다.

오름의 남쪽에 별이 모여 있는 것 같은 바위군(터)이 있어서 배두리오름이라는 명칭이 붙었으며, 이는 '벨'이 모여 있는 지역의 산'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벨 = 별의 제주 방언) 한때 미성년자들의 음주나 흡연 등과 우범지역으로 알려져서 불편한 시기도 맞았었으나, 지금은 산책로와 체육시설 그리고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서 도심 속 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기차의 내부는 도서관으로 변신이 되어 어린이와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도서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공원 광장 외에도 오름의 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가 잘 구성이 되어 있다. 광장에는 운동기구와 배드민턴장, 농구대 등이 있으며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사계절 아침부터 밤까지 주민들이 산책이나 운동 모드로 이곳을 방문하며, 주변에 숙소를 잡은 여행객들의 모습도 곧잘 만나볼 수가 있다​. 오름의 정상부이며 공원 중앙에 위치한 삼무정 주변으로는 키가 큰 소나무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특별히 전망은 다소 떨어지지만 하절기를 전후해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휴식장소로 좋다.

해송들로 가려져 이렇다 할 전망이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쉼터 역할이나 휴식 장소로는 무난한 공간이다. 해발이나 비고(高)가 낮은데다 도심 속 공간이라서 한라산이나 바다를 그려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워킹 코스는 오름을 빙 둘러서 ​돌게 되며 바닥도 잘 정비가 되어 있다.

시내권에서 찾아보기에는 무난한 소공원이자 근린공원이다. 소나무 사이를 거닐며 솔잎을 밟고 솔 향을 맡는 자체로도 부족함이 없는 데다 산책로는 여러 갈래로 나눠지며 포장이 안 된 자연의 숲길도 포함이 된다.

오름이라고 해서 특별히 정상으로 가는 소요 시간이나 경사도 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삼무정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갈래로 이어지며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길도 만들어져 있다. 삼무공원이 식상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계절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과 나무들이 있는 때문이기도 하다.​ 봄에는 벚꽃이 피고 가을에는 협죽도(유도화)가 꽃을 피워 환경의 변화와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 참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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