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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문의 야생초이야기
[야생초이야기]개망초(국화과)박대문(환경부 국장 역임,,우리꽃 자생지 탐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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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12.07  08: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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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국화과) Erigeron annuus (L.) Pers. 


 

   
 

그토록 지천으로 피어나던 들꽃이 한숨 늦추더니
붉게 노랗게 나뭇잎은 단풍이 들고
한해살이 풀꽃이 씨앗을 맺고 나서 시들어 가는 늦가을,
황량한 벌판에 왕릉 같은 고분(古墳)이 즐비하게 늘어서
옛 흔적도 자취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침묵에 잠긴 채
또 한 해의 세월을 넘기는 대구의 불로고분군을 찾았습니다.

아스라한 천오백 년 세월의 무게가
투박하고 무겁게 이어져 내려앉은 곳.
아득히 먼 옛날의 전설을 숨긴 듯,
몽그라지도록 긴 세월에 닳고 닳은 불로고분입니다.

황량하고 묵은 벌판에 헤집듯 파고드는
늦가을 석양빛 그림자 길게 드리운 때.
넘쳐나던 풀꽃과 푸른 잎새는 다 어디로 갔는지?
지친 듯 애절한 갈색 풀잎만 초라하게 몸져누워 있었습니다.

풀꽃 시들고 사라진 허허롭고 황량한 둔덕,
고적한 고분(古墳) 앞에 한 송이 개망초가
천오백 년 외로움을 돋궈 피어 올린 듯
서리 즈음 계절도 잊은 채 홀로 피어 있어
또 한 점 고독을 보태고 있었습니다.


개망초! 웬만한 곳 어디나 지천에 깔린 풀,
구한말 경술국치 무렵에 들어온 북미산 귀화식물입니다.
조선말, 철도공사를 위한 침목에 묻어 들어와
한일합병 당시 전국으로 퍼져나가 자리 잡은 풀꽃인데
나라가 망할 때 들어와 전국에 번성한 꽃이라 하여
망초 혹은 망국초라 불리었다고 전하는 망초와 비슷한 종(種)입니다.

꽃은 망초보다 훨씬 더 크고 예쁜데도
망초와 비슷한 모양의 잎과 줄기, 생태 습성을 가졌으며
같은 시기에 들어온 귀화식물이라서
망초에 ‘개’라는 접두사를 덧붙여 개망초라 불렀다고 합니다.
꽃 모양이 마치 계란 프라이처럼 생긴 데에서
일명 ‘계란꽃’이라고도 부릅니다.
하도 흔해서 홀대받고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찬바람 서리에 얼어붙고 시들 때까지
끈질기게 꽃을 피우며 사라져가는 개망초입니다.

(2017. 11. 18. 대구 불로고분군에서)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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