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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준 기자의 제주올레탐방기"올레길, 나도 걷는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그러나 훨씬 더.."(16)(하프올레걷기14-1)저지오름-오설록,한번에 3개코스 스탬프 찍어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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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7.12.24  23: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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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길 모두 13코스로 가는 길이다.

   
 

하루에 3개 코스의 스탬프를 단번에 찍었다.

13코스 종점, 역으로 돌아온 14코스 출발점, 14-1코스의 시작점과 종점 스탬프..

더욱이 지난 번 걸을 때 걷지 못하고 차를 타고 내려와 버렸던 14-1코스의 남은 거리 3km(실제로는 2km정도)를 마저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날이었다.

걷고 나니 찜찜했던 남은 빚을 다 갚은 느낌이다.

이로써 헷갈리지 않고 남은 13코스의 중간지점부터 이제 마음 편히 걸을 수 있게 됐다.

올레를 걷기 위해 지난 23일 집을 나선 시간은 오전 10시경이었다.
날씨는 오전에 약간 구름이 낀 상태였으나 걷는 내내 아주 맑았다.
사실 출발할 때만 해도 13코스의 남은 반을 걸을지, 14코스의 나머지 반을 걸어야 할지 알 수 없어 결정도 하지 않고 무작정 나선 길이었다.

전에 길을 잘 못 들어 13코스로 나와버렸던 그 지점을 찾을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었고 어디를 먼저 가건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차를 몰고 무작정 낙천리로 향했다.

1시간 정도 달려 낙천리가 1km 정도 남은 구간에서 혹시나 하고 전에 본 듯한 비슷한 길을 따라 가다보니..
다행스럽게도 내가 처음 헤맸던 골목을 찾아들어가게 됐다.

기름도 간당간당했는데,,
중간에 농업용 기름을 파는 곳이 있어 기름을 넣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곳에서는 자동차 기름을 넣을 수가 없다는 대답을 들은 차에 불안한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전에 잘못 선택했던 곳에서 차를 입구에 세우고..어쨌든 전에 오른쪽으로 길을 틀어 잘못 가게 됐으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 길은 물론 저지오름을 향하는 길이려니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곳 안내판에는 13코스로 가는 길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면, 14코스의 방향을 내가 처음부터 잘못 잡은 것이 틀림없는 일이었다.
14코스는 동네 아래 다른 쪽으로 길이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그냥 걸어갈 수 밖에..걷다보니 저지오름 입구가 나타났다.
저지오름 북쪽지역..그곳은 나중에 운전기사가 얘기한 바에 따르면 저지리가 아닌 조수리 수동이었다.

 

   
 

저지오름

한경면 저지리(옛이름:닥몰) 저청초등학교에서 북서쪽 수동으로 가는 도로 우측에 우뚝 선 오름으로, 산상의 분화구를 중심으로 어느쪽 사면이나 경사와 거리가 비슷한 둥근산체를 이루고 있으며, 둘레가 약 900m, 깊이가 약 60m쯤 되는 매우 가파른 깔때기형 산상분화구를 갖고 있는 화산체이다.


오름 각 사면에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며 잡목과 함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분화구안에는 낙엽수림과 상록수림이 울창한 자연림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안사면으로 보리수나무, 찔레나무, 닥나무 등이 빽빽이 우거져 있어 화구안으로의 접근이 매우 어렵다.


명칭의 유래 - 저지오름(楮旨岳)이란 호칭은 마을이름이 '저지'로 되면서 부터 생긴 한자명이라 한다. 그전까지는 '닥몰오름'이라 불렀으며, 저지의 옛이름이 '닥모루'(닥몰)였다고 한다.

이는 닥나무(楮)가 많았다는데서 연유한 것이고, 한자이름은 한자의 뜻을 빌어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 2007년 제 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 수상

[네이버 지식백과] 저지오름(닥몰오름,새오름)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이날 저지오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고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 올레길은 정상이 아닌 둘레길로 이어졌다.

둘레길을 계속 따라가니 저지오름을 빙 돌게 만든 길고 긴 길이다.

날씨는, 겨울옷을 잔뜩 껴 입었는데 봄날씨 처럼 더울 정도였다.
땀이 계속 났다.
걷고 또 걷고..


그렇게 걸어서 나와 종점이 있는 곳을 찾으니 저지리마을회관에서 120m 정도 떨어진 웃뜨르미센터 앞으로 이전돼 있었다.

   
 

   
 

   
 

올레포스트에는 13코스 종점, 14코스와 14-1코스 출발스탬프가 다함께 놓여 있었다.

나는 13코스 종점스탬프를 가장 먼저 찍었다.
그리고 14코스도 찍고 이제 가게 될지도 모를 14-1코스 스탬프도 함께 찍었다.
그러고 보니 12시 07분경..

2시간 정도를 걸었으니.. 앞으로도 걸을 수 있는 시간 또한 넉넉했다.

실은 13코스 나머지 구간을 걸으려고 버스정류소를 찾아 헤맸으나 버스정류장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헤매는 동안에 버스가 한 대 지나가 버렸다.

낙천리로 가는 버스라는 글자가 보였는데..

그곳에는 정류장 시설은 없었고.. 표시만 돼 있어서 내가 서 있던 곳이 정류소였는데 헛갈렸던 것이다.

   
 

나는 이왕 버스를 놓친 김에 아예 14-1코스를 걷기로 했다.
어쩌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도 14코스를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14-1코스를 거꾸로 돌아나온 적이 있다.
그때는 눈이 많이 오는 정말 추운 날씨였는데..걷다보니 14-1코스를 거꾸로 걷는 코스였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제 길로 걸어 들어가면 거꾸로 다시 걷는 셈이 된다.

하지만 14-1코스는 들어서자마자 정말 지루하고도 지루한 길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계속 들길과 밭길만 이어진다.

볼 것도 없고..쉴 곳도 없다.

그냥 일직선으로 계속 걸어가야 하는 길..

전에 걸을 때 이곳 마을 위쪽 밭길에서 차를 타고 내려온 곳을 지나쳤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마치 올레에 빚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조금 걸어가다 보니 3km 구간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당시 차를 탄 거리는 2km 조금 더 될 정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기만 한 길이었다.

사람조차 없어 단 한사람도 만날 수가 없었다.

 

   
 

 
 

겨우 저지곶자왈 입구에서 여성 혼자 걸어오는 모습이 보여 너무나 반가웠을 정도였다.

누구든 이곳에서 만난다면 사진을 꼭 남기고 싶었는데..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으니 도민이라고 말한 그녀에게 사진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자기는 사진을 남기기를 너무나 싫어한다”며 그냥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냉정함(?)이라니..


이제 저지곶자왈 입구로 들어섰다.

가다보니 문도지오름 입구 근처에 화장실이 하나 반갑게 서 있었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소변기 외에 남성,여성화장실 문이 모두 잠겨 있었다.
그곳에 적혀있는 한경면사무실로 전화를 해봤다.

“화장실 문이 왜 다 잠겨 있는 겁니까..?”
“화장실 관리하시는 분에게 알아봐야 하는데 하루에 한번 관리를 하는데 고장이 나면 그럴 수 있다”고 편안히 얘기했다.

그 다음에 알아본다는 그 결과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화장실은 관리자의 편의보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곳은 관리자용 화장실인가 보다 했다.

“고장이 난 곳이 없는 것 같은데 한번 알아보라”고 했지만 관리자가 화장실 관리를 편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하여 마음이 불편했다.

사용하지 못하는 화장실은 있을 필요가 없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진짜 급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렇지만..14-1코스의 압권은 곶자왈지대를 제외하면 단연 문도지오름이다.

 

   
 

   
 

문도지오름

문돗지오름, 문도지악(文道之岳), 문도악(文道岳) 등 여러 별칭이 있다. 명칭의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다.

높이 260.3m, 둘레 1335m, 총면적 10만 6436㎡ 규모의 기생 화산이다. 금악리 마을 남쪽의 산간지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동쪽으로 입구가 넓게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가 있다. 오름 비탈면 전체가 억새로 덮여 있고 기슭에는 인공적으로 심은 삼나무가 우거져 있다. 기슭 인근에 넓은 경작지가 있다. (두산백과)

 

   
 

   
 


정상에 오르면 저지곶자왈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개인사유지라 문을 꼭 잠그고 다니라는 안내판이 생경스럽다.
이곳 문도지오름 정상에서 다시 젊은 부부인 듯한 두 사람을 보았다.

부인이 먼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나는 조용히 내려왔다.

문도지오름을 다 내려오니 그곳에 14-1코스 중간스탬프 포스트가 놓여 있었다.

   
 


스탬프를 찍은 시간은 14시 07분.
도착스탬프를 찍고 잠시 앉아..
평소계획대로라면 오늘은 이곳까지가 목적지인데..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랴..
그곳으로 차를 부를 수도 없고..
사실 차가 들어올 수도 없는 곳이다.

나머지 구간은 7.2km 정도..
2시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라 그냥 마저 걸어가기로 했다.
옷은 땀으로 적셔져 슬슬 추워오기 시작했다.

그곳부터는 끝까지 곶자왈지대였다.

가끔 들려오는 새소리가 시끄러울 정도였지만 오후가 되자 어둑해질 정도로 곶자왈은 적막했다.

2시간 이상을 걸어나오니 멀리서 조금씩 자동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곶자왈 지대를 다 빠져나오자 오설록 차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입구에 스탬프 포스트가 놓여 있었다.

   
 


14-1코스 종점 스템프를 찍은 시간은 15시49분이었다.
거의 5시간 정도를 걸은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멀리 보였다.
자동차도 많았고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대로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저지까지 가는 버스는 12분후면 도착할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가야할 곳은 그곳이 아니지 않은가.

택시든 버스건 빨리 오는 차를 타려고 했다.
곧 택시가 다가왔다.

“저지오름 뒤편쪽으로 가자”고 말했다.
방향을 잘 잡은 것인지 내가 들어갔던 골목앞에 내릴 수 있었다.

지난 번 올레를 걸을 때는 14코스와 13코스 스탬프를 두 번 찍었다.

14코스를 걸었는데 13코스 중간지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같은 날 3개 코스 스탬프를 한꺼번에 모두 찍을 수 있었다.
처음 경험해 본 일이다.
그렇다고 걷지도 않은 길을 걸었다고 한 것도 아니고 마침 지난번에 걷지 못했던 지점도 걸었던 터라 뿌듯하기만 했다.

다음 구간은 13코스 중간부터 차분히 차례대로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열전(박영만 저)이 다음으로 소개한 인물은 조견(1351-1425)이다.

 

조견은 고려의 충신이자,조선의 개국공신인 조준의 아우이기도 하다.
마침내 고려가 망하고 정권이 조선조로 바뀌자,조견의 형 조준은 고려의 유신인 아우에게 화가 미치지 않을까 염려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방원에게 청하여 아우를 개국공신록에 올리고 평성부원군 개국공신 평간공이라는 훈위를 내렸다.
그러나 조견은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당초 조견은 형 조준이 이성계를 도와 역성혁명을 일으키려 하는 것을 미리 알고 이렇게 말린 적이 있었다.


‘우리는 고려의 세신이니 마땅히 나라와 더불어 흥망을 같이 함이 옳지 않습니까?

충과 의를 버리고 안위를 택하는 것은 사대부의 길이 아니며 가문에도 수치일 뿐입니다“


이와 같이 동생이 고려의 충신으로 끝내 뜻을 굽히지 않자 조준은 그를 영남지방 관찰사로 보내놓고 그동안에 혁명에 가담해 버렸다.


그러자 조견은 안찰사 자리를 버리고 통곡하며 두류산(현재의 지리산)으로 들어갔다.
이씨 조정이 다시 그를 호조전서에 임명하고 서신을 보내 불렀으나, 그는 서산의 고사리를 캐어먹을 지언정 어찌 이씨의 신하가 되겠는가?하며 거절하였다.


그리고 그때 이름을 견이라 고치고 자를 종견이라 하였다.
나라가 망했는데도 죽지 못했으니 개와 같다는 뜻이고 또 개는 주인을 연모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략)..이에 친히 그를 찾은 태종은 조견의 충절을 가상히 여겨 군신 간으로보다 평교 간으로 만나기를 원하자, 그는 마지못해 나와 만났으나 읍만할 뿐 절은 하지 않았다.


또 그를 찾았던 태종이 초막에 사는 그의 형편을 고려하여 석실을 지어주도록 명하였는데,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즉시 청계산을 떠나 양주 송산으로 가버렸다.


그는 임종시에 ‘내 묘비에는 반드시 고려조 관명을 쓸 것이며, 자손은 모름지기 조선의 벼슬을 하지 말도록 하라’고 유언하였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형 조준의 입장을 고려하여 묘비에 이조관명을 썼더니 갑자기 뇌성벽력이 일어나 묘비는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고 한다.


정치란 항상 기존의 질서 내지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새로운 질서와 권력을 획득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의 연속이다.


그럴듯한 명분으로 새로운 새력이 집권하면 그 순간 그들은 또다른 새로운 세력의 도전을 받게 마련이다.
또 집권하기 전에는 특권 계급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외치지만 일단 집권하고 나면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정치 집단의 속성이다.


이와 관련하여 조지 오웰의 우화소설 동물농장은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동물농장에서 돼지들은 혁명을 성공시킨 뒤 창고 벽에다 일곱 개 항목의 정강을 써 붙여 놓는다,


그런데 차츰 독재권을 거머지게 된 부류들이 잇달아 정강을 수정하더니 급기야 제7항목을 고쳐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부류의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더 평등하다“

배부른 돼지가 되느니 차라리 고사리를 캐어 먹더라도 옳은 길을 가겠다고 한 조견에게 있어 번듯한 묘비명은 그저 쓸데 없는 돌조각에 볼과했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신념과 의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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