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부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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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부대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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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68.8m 비고:109m 둘레:3,002m 면적:455,827㎡ 형태:말굽형

 

부대오름

별칭: 부대악(扶大岳). 부대악(富大岳). 부대악(夫大岳)

위치: 조천읍 선흘리 산 103번지

표고: 468.8m 비고:109m 둘레:3,002m 면적:455,827㎡ 형태:말굽형 난이도:☆☆☆

 

 

일제시대 군부대가 있었던 굼부리는 평화로운 목장으로 변했고...

부대악의 부대에 관해서는 아직도 특별히 서술한 내용이나 유래에 관한 명확한 문헌이 없다. 흘러나오는 이야기 중에는 북쪽 맞은편의 거문오름과 함께 이 오름의 굼부리에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부대가 있었던 연유로 군부대를 뜻하는 ‘부대’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시대보다 훨씬 이전의 고문헌에는 다른 의미의 한자들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부대(扶大. 富大. 夫大)와 관련하여 어는 것도 군(軍) 부대와는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일부 내용에는 부대의 의미로 화전이나 개간지 등을 일컫는 부대알이나 부대기를 줄인 게 아닌가 하는 설도 있으나 이 오름 주변의 목장 지대로 둘러싸인 점 외에는 특별한 근거는 없다.

동(東)향의 U자형 모양새를 하고 있어 전형적인 말굽형 오름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일본군이 이곳에 부대를 주둔시켰다는 것과 관련하여 ‘부대오름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뜻을 달리하더라도 우연의 일치로 여길 수밖에 없다. 이 굼부리는 초입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그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고 능선도 눈으로 확인이 되는 때문에 탐방 이전에 화산체로서의 면모를 잘 파악할 수가 있다.

정상에는 숲이 우거져 있어서 전망 자체가 아쉽기는 하지만 나뭇가지들 사이로 틈틈이 보이는 풍경이 있어 아쉬움을 달래준다. 열린 공간은 남북을 위주로 간간이 펼쳐지면서 인근의 오름 등을 관망할 수 있는 곳도 나오는데 특히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을 볼 수 있으며 태극길의 구룡(九龍)을 따라 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이 부대악은 나란히 이어지는 부소악과 함께 연계할 수 있는데 부대악을 우선으로 탐방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초입에서부터 숲을 이룬 삼나무가 반겨주고 능선을 오르면서 만나는 해송들은 분위기 전환에 한몫을 하며 탐방의 맛을 더 느끼게 해준다.

부대악의 모습은 거문오름 특히 제1룡 전망대에서 바라볼 때 그 자태가 확연하게 나타나 보인다. 그런 만큼 부소악 외에도 거문오름 탐방을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가 되는데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는 만큼 참고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서쪽 방향의 골체오름이나 민오름 등도 함께할 수 있어서 접근성과 함께 선택의 폭은 비교적 넓은 편이다.

오름 탐방의 매력은 비고(高)가 100m 이상일 때 비로소 능선과 정상 탐방의 묘미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갖춘 오름이며, 부대악(오름)과 부소오름으로 이어지는 덧셈의 탐방은 방문하는 오르미들에게 있어서 넉넉한 감동과 정복의 쾌감을 안겨주게 된다.

 

 

 

-부대오름 탐방기-

번영로를 끼고 도로변 옆에 표석이 있으며 안으로 들어가면 주차 공간이 있다. 부대악 능선이 보이며 U자형 말발굽 형상의 화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 화구 쪽은 목초지와 목장으로 변했으며 찾았던 날도 조랑말과 종마들이 보였다.

초입은 목장 안쪽 화구 방향과 상관없이 입구로 들어서고 바로 우측으로 향하면 된다. 부소오름을 선행으로 할 경우는 목장을 경유하여서 가게 되지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여건 상 부대악을 먼저 택하는 것이 좋다. 삼나무림으로 이뤄진 능선 길은 편안하게 구성이 되었으며 입구부터 경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전에 가볍게 몸을 푸는 것이 좋다.

오름이야 어차피 경사가 있을 테고 오르면서 쏟아낸 에너지는 올라가서 두 배로 다시 찾으면 된다. 삼나무의 가느다란 가지와 잎들이 떨어져 바닥을 메우고 있었는데 이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요구할 필요는 없었다. 호위병처럼 지켜선 키 큰 삼나무들이 응원을 벗 삼아 꼬닥꼬닥 낮은 경사를 따르다 보니 어느새 등성마루에 도착이 되었다.

깊은 숲을 이룬 산책로를 따르는 동안 차라리 좀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거친 심호흡으로 체내를 정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힘이 부치겠지만 오름 다운 오름을 탐방 다운 탐방으로 이어갈 때는 한두 번 정도는 이런 과정의 필요성을 생각을 하면 좋다.

중간에 진지동굴을 만났는데 오름 굼부리에 군부대가 있었던 만큼 산 체를 파서 진지로 만든 곳도 당시의 흔적이자 잔해이다. 내부를 들여다봤지만 어두워서 안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구태여 더한 관심을 갖는 자체가 싫어서 이내 이동을 했다.

이어지는 산책로 역시 친환경 매트가 깔려있었는데 그 위로 다시 떨어진 삼나무 잎이 수북하게 쌓여져 있어 밟는 느낌부터가 참 좋았다. 일부에는 베어진 삼나무들이 보였는데 탐방로를 만들기 위해서 잘린 것만은 아니고 가지치기 등 산림 정화나 보존 등과 관련한 다른 이유가 있어 보였다.

 

바닥 층의 일부에서는 이미 떨어진 솔방울과 솔잎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와서 누가누가 더 잘하냐 경쟁을 하는 모습이 보여 봄의 향연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상부를 거쳐 갈 즈음에 건너편의 거문오름이 눈에 들어왔으며 구(九룡) 중에 제1룡에 위치한 전망대를 비롯하여 앞쪽 알오름의 경방 초소도 시야에 들어왔다.

부대오름 탐방의 특징은 경사를 오르고 능선 따라서 걷다가 다시 심한 경사를 따라서 내리막이 이어지게 된다. 당연히 오르면 내려가야 하겠지만 그 정도가 좀 심한 곳도 있으나 주의를 한다면 안전에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고 다시 삼나무림의 내리막이 이어지고 친환경 매트와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기슭을 다 내려오니 우측 맞은편으로 목장 소로가 나왔다.

입구에 부소악(부소오름) 안내판이 있고 나무로 만든 문이 보였는데 안에는 소를 방목하는 공동목장이다. 들어가자 바로 소떼들이 우르르 몰려왔는데 이방인의 등장에 시위라도 하려는 듯한 기세였다. 큰 난관이야 없겠지만 신경을 써야 할 판인데 그렇다고 달리 돌아서 가거나 하는 방법이 번거로워서 때를 기다렸다.

사실상 이 지점에서 시간의 제약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인들 옆으로 나란히 이어지는 부소오름을 두고 웬만해서는 그냥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이동성과 접근성을 감안해서라도 놓칠 수는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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