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북돌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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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북돌아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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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43m 비고:118m 둘레:2,177m 면적:338981㎡ 형태:말굽형

 

북돌아진

별칭: 북도라진. 동물오름

위치: 애월읍 봉성리 산 41번지

표고: 643m 비고:118m 둘레:2,177m 면적:338981㎡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의 내력은 둘이지만 입지와 환경에 있어서 특별함을 지닌 화산체...

 

정상 봉우리 한쪽에 커다란 암벽이 있는데 한쪽 방향에서 본 모습이 마치 북이 매달린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명칭이다. 이 풀이로 북(鼓)이 돌아져 있는(돌아진. 매달린. 걸린) 이라 하였는데 제주 방언으로 표현을 한 것이다. 다른 맥락으로는 그 모습이 동물과 닮았다 해서 동물오름이라고도 부르고 있는데 잘 쓰지는 않는 편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확한 유래를 정의할 수는 없으나 동물은 예전에 독물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방언이나 고유어로 나타나는 '독'은 바위나 커다란 돌을 뜻한다. 이 오름의 남사면 아래로 작은 내(川)가 이어지고 있어서 독물은 바위와 물이 있는 주변과 연계를 한 것으로 짐작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정상부의 커다란 바위를 가리켜 독물이라 했으며 이후 동물오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할 수가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서 피라미드형과 부드러운 곡선으로도 보이며 북이 매달린 형상으로도 나타난다. 산업도로가 생긴 이후 평화로로 명칭이 바뀐 도로에서 봉성 교차로의 높은 쪽을 지나며 보면 특별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북이 매달린 모양새가 나타나면서 오름의 명칭에 관한 유래를 떠올 릴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이 북은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양쪽으로 돋은 뿔의 형상으로도 보이는 때문에 동물이라고도 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봉우리를 치켜세운 듯한 이 부분은 오름의 암벽이며 주변은 여러 잡목들이 뿌리를 내려 숲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남사면 방향으로는 급하게 수직으로 벼랑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우뚝 솟은 기암이 있는 남사면 쪽은 수직에 가까운 벼랑으로 이뤄져 있어 내려다보는 자체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북동사면 일대 역시 자연림이 무성한 가운데 그 기슭은 동쪽의 괴오름과 맞닿아 있다. 동쪽의 봉우리가 주봉이며 북향의 말굽형 굼부리를 지니고 있고 서쪽 또한 북서향의 말굽형 굼부리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림이 울창하고 잡목들이 덮고 있어서 식별이 쉽지는 않은 상태이다. 만약에 이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두 봉우리를 지닌 오름이면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벌어진 두 굼부리를 지녔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북돌아진을 만나는 과정이 딱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평화로 새별오름 건너편 방향 위쪽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무난한 편이다. 숲을 지나는 동안 이렇다 할 인위적인 시설물이 없어서 탐방의 깊은 맛은 느낄 수 있다. 또한 정상에 도착을 하면 일정한 방향을 전망할 수 있어서 등정의 쾌감이 살아나는 오묘하고 매력적인 오름이다.

북돌아진의 동쪽에는 궤(궤미)오름이 있으며 남동쪽에는 폭낭오름이 위치하고 있다. 이동성이나 접근성은 둘째하고라도 어차피 북돌아진을 만난다면 괴오름을 연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시간과 체력이 문제가 되겠지만 삼각편대를 이룬 폭낭오름도 함께 점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돌아진 탐방기-

아덴힐 골프장 근처를 통하여 진입을 할 수도 있으나 보통은 새별오름 건너편 목장을 이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또한 괴오름과 폭낭을 연계하는 3막 4장의 진행을 할 경우는 양 방향 주차를 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일행과 함께 할 경우 아덴힐 방향의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여 새별오름 건너편 방향을 초입으로 한 후 전진 코스로 진행을 하면 보다 더 효과적이다.

오름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이 알거나 느끼고 있겠지만 북돌아진 오름 자체를 동경하면서도 초입의 어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목장 주변이 잘 정리가 되었고 철조망이나 다른 시설물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쉽게 진입을 할 수가 있다.

주변에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으며 이 목장은 3리(봉성. 곽지. 금성)의 공동목장이다. 이날은 자연과 함께하는 운동 모드 외에는 오름 탐방이라는 맛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기온이나 풍속은 무난하나 구름층이 낮은 데다 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하는 때문에 전망은 포기를 해야 할 판이었는데 근거리의 바리메(오름)조차 희미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미 계획을 한 때문에 찾았지만 시작부터 난감했다. 북돌아진을 거쳐 괴오름과 폭낭오름을 오른 후 다시 아덴힐 입구로 가는 루트를 예정했는데 전망은 아예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오랜만에 다시 찾았던 만큼 참 야속할 따름이었다. 진입 후 만나는 모습은 세 개의 산 체로 보이지만 좌측은 괴오름이고 중앙은 우측으로 이어지는 북돌아진이다.

 

굼부리를 사이로 휘어진 때문에 별도의 산 체로 보이는 것이다. 초지를 따라 이 모습이 보이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지나는 중에 우측으로 눈을 돌리면 도토리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이 보이고 일부 밤나무도 섞여 있어서 가을에 오면 득댐 할 수도 있다. 철조망 옆으로 드나든 흔적이 뚜렷하게 있어서 별문제가 없었고 좀 더 들어가면 좌우측으로 크게 길이 나 있었다.

산책이나 목장 관련 길은 아니며 재선충병 작업으로 인하여 차량이 드나든 현장인데 화산체로 이어지는 방향으로도 식별이 쉽게 길의 흔적이 나 있었다. ​ 낙엽을 헤치고 솟아 오른 복수초가 발길을 멈추고 허리를 굽히게 하였는데 잠시 쉬어가는 핑계거리가 되어주면서 최고의 도우미가 된 셈이다.

주봉을 만나기 전에 서편 봉우리를 먼저 오르게 되었는데 북이 매달린 방향인 서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곳은 가파른 벼랑을 이루고 있다. 불룩 튀어나온 것 같으면서도 위로 솟아오른 모습은 독물이나 동물오름이라 부를 만도 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계절을 달리하면 더한 분위기가 연출되겠지만 겨울이 지나는 즈음인지라 더러 썰렁하게 느껴졌다.

서봉 정상에 섰고 큰 기대 없이 전망을 했는데 폭낭오름이 사정권 안에 들지만 더 이상은 아쉬움으로 달랠 수밖에 없었다. 북돌아진에서 괴오름으로 가는 과정은 사실상 이 시기가 더 좋다. 초록의 계절에 찾으면 눈빛은 더 살아날 수 있지만 등성 곳곳을 차지한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져있어 진로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등산복이 찢어지는 일이 허다할 정도이며 전에 그런 경험을 했었는데 이날은 가지와 잎이 줄어든 시기인지라 그런 방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제..... 괴오름으로 이어간다. 행여 조금이라도 날씨가 좋아지기를 소망하며 허리 능선을 따라 이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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