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북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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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북망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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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41.9m 비고:42m 둘레:1,075m 면적:83,414㎡ 형태:원추형

 

북망산

별칭: 알오름. 토산알오름. 난악(卵岳). 북망산(北邙山)

위치: 표선면 토산리 산11번지

표고: 141.9m 비고:42m 둘레:1,075m 면적:83,414㎡ 형태:원추형 난이도:☆☆☆

 

 
   

앙증맞은 알오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묵묵히 망자들을 받아들여 한을 풀어주고 있고...

 

처음에는 화산체의 지형과 지세를 두고서 알처럼 생겼다고 하여 알오름이라 하였고 그 대상으로 토산봉의 입지를 고려하여 토산알오름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다가 이 오름 등성이와 기슭 등에 개인묘지와 공동묘지가 조성되면서 북망산(北邙山)이라는 별칭이 생겨났다.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중에는 기슭이나 등성을 비롯하여 그 주변에 많은 무덤들이 있으나 하나의 오름 전체를 두고 북망산이라고 명칭을 붙여 묘역으로 바뀐 곳은 유일하게 이 오름뿐이다. 등성을 따라 일부 공간은 소나무들이 차지하고 있으나 그 외의 공간은 묘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런 만큼 마을 사람들 또한 북망산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알처럼 작고 앙증맞은 모습의 화산체는 이제 묵묵히 망자들을 받아들이고 한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토산봉과 더불어 가세오름에 둘러싸인 모습이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기가 애매했던 것일까. 아무튼 이 두 오름 사이에는 북망산 외에 네댓 개의 알오름이 있음이 확실하기 때문에 재조사를 통하여 구분을 함이 바람직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말굽형인 가세오름의 굼부리가 벌어진 서쪽 방향으로 새끼오름들이 있는데 이들은 저마다 명칭이 붙어있다. 보통은 알오름으로 여기고 있지만 이들은 각각 염통오름(큰족은. 족은염통), 월지봉(달모루), 숨골왓, 진동산으로 부르는 별개의 명칭이 있는 화산체들이다. 이 오름들 역시 독립형 화산체이지만 이와 관련한 자료나 문헌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북망산 탐방기-

어느 누구인들 북망산 한 곳만을 탐방하기 위하여 찾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일대의 다른 알오름들이나 가새오름 또는 토산봉 등을 함께 만나는 진행이 맞을 것이다. 이날은 두 거함 안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는 알오름 등을 만나는 과정으로 찾았으며 월지악을 시작으로 하나씩 탐방을 하기 시작했다.

기슭을 오르다가 돌아서 보니 조금 전 만났던 월지악이 보이고 다른 방향으로는 북망산이 보였다. 행여 날씨가 좋은 날 찾았으면 가시거리의 덕으로 좀 더 많은 관찰을 했을 텐데 다소 아쉬움이 따랐다. 하지만 숨은 오름들을 찾아내고 첫 만남이 이뤄지는 상황인지라 여느 전망 좋은 오름행과는 다른 느낌으로 일관했다.

북망산 기슭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산 체가 나타나면서 묘지들도 보였는데 역시 오름 탐방이라기보다는 묘지 현장 답사가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월담을 하고 기슭에 도착을 하니 맨 먼저 (섬)잔대가 인사를 해왔다. 아니 그보다는 내가 먼저 허리를 굽히고 무릎까지 꿇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촉촉하게 젖은 잔대의 모습은 공동묘지의 썰렁함을 달래줬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다. 다른 쪽에는 잔대와 물매화가 옹기종기 모인 채 곱게도 치장을 한 모습이 보였는데 출신성분이 다르면서도 잘 어우러져 있었다. 묘지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오르고 정상부에 도착을 한 후 맨 먼저 가세오름으로 눈길을 줬다.

두 개가 나란히 이어진 모습은 가히 일품이었는데 눈높이를 함께하기에는 다소 어긋나지만 그래도 두 봉우리의 윤곽이 뚜렷한 데다 푸름을 지닌 모습은 볼품마저 있었다. 특히나 내가 선 자리의 대부분이 묘지이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음은 당연한 결과였다.

북망산 등성 역시 전망은 최고이다. 이만한 환경이면 망자들을 영원히 맡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여겼을 것 같다. 흐린 날씨인데다 이렇다 할 특별한 점이 없어서 일부 비석들을 살폈는데 예상대로 토산봉 아래의 오름을 의미하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보통의 오름 주변에 워낙 알오름이 많은 때문에 지명을 추가하여 토산 알오름이라고 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망산과 관련한 내용은 현장에서도 찾을 수 없었으며 이에 관한 자료 역시 불분명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왔던 행로를 무시하고 하산은 기슭을 가로질러 숲 안으로 난 길을 이용했는데 운구차량이나 벌초 등과 관련하여 차들이 다닐 정도의 폭이었다. 깊은 숲의 그윽함은 남아 있지만 진입로 주변에도 묘들이 많아서 후다닥 나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돌아 나오면서 바라본 북망산은 말 그대로 공동묘지의 모습 그대로였다. 자신의 전부를 아낌없이 내주어 망자들의 한을 달래고 넋을 기리는 착한 오름이 되었지만 화산체의 모습은 뚜렷이 나타났다. 그러기에 개간과 변화를 통하여 세월 속으로 사라진 오름이 아니고 어엿한 소화산체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이 주변에 있는 월지악이나 염통악 등에 비하여 알오름으로서의 입지를 굳게 다진 상황이기에 그 가치는 더 빛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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