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절과 청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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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친절과 청렴 사이
  • 정경숙
  • 승인 2018.01.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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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숙 삼도1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정경숙 삼도1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2018년을 책 읽는 한해를 다짐하며, 그 첫 번째로 조지 손더스의 『친절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2013년 시러큐스대학교 졸업식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축사를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어떤 이유로든 후회하는 일이 있겠지만 저자는 ‘더 친절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친절이란 단어의 어원을 추적해보면 영어에서 ‘친절(kind)’은 가족(family)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따라서 영어에서 ‘친절’은 상대를 가족으로 대하는 감정이란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즉, 누군가를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를 소중히 생각하며, 그에게서 즐거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친절하다면,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면, 결국 우리 모두가 가족처럼 지낸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먼저 성공을 위한 경쟁이 무의미해 질 것이다. 그렇다고 성공이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의 열매를 독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만의 이익을 꾀하는 이기심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기심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친절이라는 치료약을 제시한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도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았다. 개인적인 부분은 제쳐두고 공무원 업무를 수행하면서 후회하는 ‘더 친절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분이 떠오른다.

업무마감시간이 다 되서 졸업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오셨는데 담당자가 바쁘기에 내가 친절하게 도와드린다고 신청을 해 드렸다. 그런데 대학교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마감시간까지 원하는 증명서 발급을 해드리지 못했다. 6시까지 입사지원서와 함께 제출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접수가 안 된다고 말을 한 후 필자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 따지기 보다는 자기 업무도 아닌데 해주려고 해서 고맙다고 했을 때, 정말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과 업무에 대한 정확성이 있어야 친절도 가능하다는 점을 느꼈다.

또한 ‘친절’은 상대를 가족으로 대하는 감정이라고 했는데 이런 마음의 무게중심이 무너진다면 청렴성도 잃게 된다. 민원인을 같은 마음으로 서비스 해야 하는 입장에서 특정인에게 가족과 같을 정도의 친절의 무게가 실린다면 청렴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외식이나 쇼핑을 할 때 친절을 당연히 받아야 할 서비스라고 생각하듯 관공서에서도 친절을 기대한다. 공무원 또한 민원인들의 호감 더 나아가 칭찬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올 한해 예의와 친절로 돈독해진 따뜻한 민원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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