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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준 기자의 제주올레탐방기"올레길, 나도 걷는다"
"향 묻은 나래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하프올레걷기)신도1리(산경도예)-무릉외갓집,우정이 있는 따뜻한 길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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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1.21  20: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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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2일 연 이틀 제주에 내린 큰 눈으로 2년 전과 똑같이, 제주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했던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고생을 했던 날..


그래도 이번에는 학습효과 때문인지 매트와 이불 등이 나눠지는 등 많은 발전을 한 느낌이다.
2년 전에는 신문지를 덮고 맨 땅에서 밤을 지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런 어려운 경우가 없기를 바라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시련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던 다음 날인 13일 토요일, 아직 잔설이 많이 남아 있는 올레길을 걸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집에서 나선 시간은 11시 30분이 넘은 시간..
길을 달려 12코스의 중감지점인 이날의 출발점 신도1리 산경도예로 향했다.

산경도예는 신도1리 마을의 아름다운 폐교에 세워진 도예학교다.

   
 

12시50분 경 도착한 이곳에는 바람이 제법 많이 불었다.

잠깐의 추위를 느끼면서 작은 동네로 들어서자 곧 녹남봉을 오르는 길이 나타났다.

녹나무가 많아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 오름은 계속 오르막이라 초반부터 숨이 찼다.

천천히 올라가자 조그만 원형분화구가 있는 오름 정상이 나타났다.

예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매화꽃이 활짝 피어있었는데..
이날은 하얀 털모자를 쓴 듯 다소곳한 모습이었다.

   
 

   
 

   
 

올레길은 이 오름 분화구를 한바퀴 빙 돌아가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정상 위에는 정자와 함께 의자가 여럿 놓여있어 멀리 마라도가 보이고..지금은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한 운동기구도 다수 놓여있었다.

녹남봉을 내려오는 동안 눈이 가득 쌓인 한라산의 구름은 아직 벗겨지지 않았고..가까이 있는 산방산이 눈앞이었다.

논남봉을 내려와 양배추와 무가 다 익은 농로길을 길게 따라 가니..곧 또 하나의 마을 무릉1리가 나타났다.

평지교회가 있는 곳..
이 교회 북카페라고 쓰여져 있는 곳 담벼락에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그가 내 안에 있고 내가 그 안에 있으면
그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는 요한복음 15장 5절의 말씀이 한글과 영어로 쓰여져 함께 포도송이가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걷기에는 매우 나쁜 상태..
눈이 녹으면서 포장이 안된 길을 걷자니 신발에 진흙이 달라붙어 떨어지지가 않았다.
이 지역 끈적끈적한 진흙이 눈이 녹아 물을 머금으면서 걷는 길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풀과 풀을 밟거나 눈길 위를 찾아 걸으면서 힘겹게 걸었는데..
이런 질퍽거리는 길을 지나는 차량들은 사람이 있건 말건 마구 달리며 물까지 뿌려놓고 달린다.

참 예의없는 운전사들이었다.
이날은 3번이나 그런 무예의한 운전사들이 내 옆을 지나쳤다.

길은 다시 이제 무릉2리 마을로 들어섰다..
길가에 오래된 기와집이 하나 눈에 띄었다.
참 예뻐 보이는 기와집이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듯 황량했다.

   
 

   
 

이 마을에는 또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지..
제주어교실이라는 공간도 보였다.


무릉도원학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농촌체험학습장 등이 함께 운영되는 듯 각종 학습관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니..
특이한 집이 하나 더 나타났다.
무전카페라고 이름 지어진 곳으로 보아 돈 없이도 들어가 마음껏 쉬라는 곳으로 보였다.

사람은 없었지만 ..
만들어진 공간이 보통 정성이 안 들어간 곳이 없었다,
각종 사진과 글과 의자 볼거리 먹을 거리 등이 모두 갖추어진 곳이었다.

   
 

   
 

   
 


나는 물 한모금만 먹고 나왔지만..
뒤로 가보니,,
이 공간 주인이 사는 곳인 듯..
별의 별 볼거리들이 가득했다.

주인없는 이곳에서는 예쁜 카나리아 3마리가 반갑다고 소리쳐 울어댔다.

12코스 종점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니 이젠 12코스 올레종점이 아닌 옛날 무릉초 생태문화체험골로 들어섰다.
후배 강영식이 오랜 기간 정성을 다 들여 운영하던 곳이다.

이곳 그네에 앉아 한라산을 바라보니,,
드디어 눈쌓인 백록담이 나타났다.
사진을 찍고 길을 나서려고 보니 마당에 수선화가 가득이다.

대정읍에는 수선화가 많지만 이곳 학교에는 특히 수선화가 더 많이 피는 곳이기도 하다.

   
 

   
 

   
 

드디어 무릉외갓집 앞 12코스 종점에 다달았다.
12코스 종점 스템프를 찍은 시간은 14시 50분 정도..


2시간 30분 정도를 걸었는데..
사실 생각보다 짧은 거리였다.
전 주에 4시간을 걸었던 것이 시간을 단축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영업중이라고 쓰여진 글이 있어 무릉외갓집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무릉외갓집은 홍창욱 실장이 이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모아 대도시 지역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일을 하는 특별한 곳이다.


친환경으로 만든 신선한 이 지역 농작물을 보내주니 도시인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그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붙터 알고난 후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분이다.

   
 

   
 


제주에서 살아보기 등 그는 그동안 책도 여러권 썼다.
더욱이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제주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이기도 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쉬는 날인데도 홍실장은 가게에 나와 있었다.
반갑게 악수하고..커피도 한잔 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몇 개 사기로 했다.

"요즘은 올레꾼이 많지는 않지만 올레꾼들도 무릉외갓집을 많이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홍창욱 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찍었던 그 포즈 그대로 셀프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기념사진을 하나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신선해 보이는 이곳의 유명한 된장과 잼 그리고 검은콩과 보리쌀 등을 구입했다.

홍 실장은 "이곳에서 산경도예까지 가는 버스가 많지 않다"며 고맙게도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이날은 올레를 걷는 동안 가장 편안히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바쁜 와중에도 “버스로 중간지점까지 가는 길이 어렵다”며 먼길을 달려준 홍 실장께 이 글을 통해 감사드린다.

올레는 이처럼 걸으면서 찾는 그 길목의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오랜 만에 보는 얼굴도 좋았지만, 그 따뜻한 마음들이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홍창욱 무릉외갓집 실장과 함께..

인생열전이 열 여섯 번째로 소개한 인물은 송강 정철(1536-1593)이다.

동 시대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김장생은 정철의 인품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그는 정직하고 티가 없음을 믿고 세상에 대해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해 세상의 미움을 산 사람이다.”


이리저리 동서의 힘의 균형에 따라 벼슬살이와 파직을 거듭하며 때로는 청백하게, 때로는 권력의 시녀로 살다간 송강 정철.


그러나 그는 4.4조의 운율을 기본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을 구사해 호탕하고 비장한 품격의 수많은 시를 지어냄으로써, 우리나라 문학의 최고봉을 이루었다.

 

정철은 1536년 한양에서 출생했다. 9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을사사화와 관련하여 유배당하자 전라도 창평으로 옮겨가 약 10년간 기대승, 김인후 등에게서 글을 배웠다. 이후 1562년 별시 문과에 장원급제한 그는 함경도 암행어사를 지냈고,1578년에는 장악원정으로 기용되었다가 곧 승지에 올랐다.


그러다가 1580년부터 3년간 강원도를 비롯하여 전라도, 함경도의 관찰사를 지내면서 이때 ‘훈민가’, 관동별곡‘ 등을 지었다. 이후 예조판서, 대사헌 등에 올랐으나 당파싸음에 휘말려 1584년 사직하고 창평에 내려가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의 작품집필에 전념하였다.


1589년 다시 우의정에 기용된 그는 정여립의 반란을 다스렸고, 다음해에는 좌의정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임진왜란 발발 다음해인 1593년 강화의 송정촌에서 58세의 나이로 죽자 이조실록은 이렇게 적었다.


“철이 강화에 우거하다 술과 함께 병들어 죽었다(澈居江華病酒卒)”


..(중략)..그의 위패를 모신 송강사 뜰에는 시비가 세워졌는데 거기에는 ‘사미인곡’의 서사를 적었다.


인생은 유한한데 시름은 그지없고
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듯 하구나.
계절은 때를 알아 갔다간 다시 오니
듣고 보고 느끼는 일은 많기도 하도다.

 

정철의 ‘관동별곡’을 읽다보면누구든 그의 넓은 시야와 수려하고 감칠맛 나는 표현력에 압도당한다.
..(중략)정치적으로는 어떠했는지 몰라도 문학가로서의 정철은 호방하고 스케일이 큰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


(중략)..오늘날 또다른 호방한 문객이 있어 신관동별곡을 짓는다면 그는 오늘의 세태를 엮어 넣어 관동 8백리를 어떻게 읊을지 자못 궁금하다. 다시 한번 ‘사미인곡’ 한 구절을 읊조려 그의 문학을 사모해 본다.


꽃나무 가지마다
간데 족족 앉았다가
향 묻은 나래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이야 날인줄 모르셔도
내 님 좇으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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