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온빛 사진상 모지웅 사진展 '族譜(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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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온빛 사진상 모지웅 사진展 '族譜(족보)'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1.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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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모여 제정한 ‘온빛사진상’. 2011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그 해의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이듬해 신년 초에 전시를 통한 소개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주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의 뜨거운 경쟁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사실적인 기록 사진에 기반하면서도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으로서, 최종 본선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온빛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7회 온빛사진상 수상작은 사진가 모지웅의 '족보'다.

'족보'는 가정폭력과 관련한 자기고백에서 시작된다. 사진가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시작해 가정 안의 분노와 폭력, 갈등의 원인들을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

뷰파인더로 보면 가족 간에 살기 어린 눈빛도, 적막이 남은 공간도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다. 카메라를 통해 가족과 분리된 작가는 그간 직면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또렷하게 응시할 수 있었고, 그것들을 차례로 기록했다. 유년시절부터 응어리진 기억과 말, 행동들, 그리고 윗세대로부터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어온 갈등은 다양한 이미지들로 치환되어 갔다.

사진들은 쌓여 '족보'라는 하나의 작업으로 정리되었으나, 여전히 가정폭력의 가해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증오와 사랑, 안쓰러움과 분노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만 아버지와 가족에 대해 1인칭 주인공으로, 피해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3인칭 관찰자의 시선으로, 조금 더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족보'는 스스로에게 우선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것이 모지웅 작가의 말이다. '내 가족도, 사진도, 욕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그리고는 묻는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살아온 삶의 여러 장면들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안녕한지. 가정폭력은 흔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그러나 한 개인에게서 끝나지 않고 대물림되며 가부장적인 사회는 이를 가속화하고 방관한다. 개인의 삶에서 시작해 가정폭력에 대해, 그것을 만든 가족과 사회에 대해 ‘사진으로’ 묻고 있는 것이다.

모지웅의 '족보'는 오는 30일부터 갤러리 류가헌 전시 2관에서 전시되며, 같은 기간 동안 전시 1관에서는 그간 온빛에서 발행해온 ‘PHOTO NOTE를 중심으로 '온빛 기관지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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