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삼형제남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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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삼형제남쪽1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2.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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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25.6m 비고:45m 둘레:1,098m 면적:87,416㎡ 형태:원추형

 

삼형제남쪽1

별칭: 망월악(望月岳). 유목악(流木岳)

위치: 중문 색달동 산 1번지

표고: 1,025.6m 비고:45m 둘레:1,098m 면적:87,416㎡ 형태:원추형 난이도:☆☆☆☆

 

 

둥근 달을 바라보기 좋은 터전이지만 꼭꼭 숨어 고고한데 처한 화산체...

 

1100고지가 있는 아래를 터전으로 자리를 잡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망월악(望月岳)은 자연미를 잘 간직한 숨은 오름 중 하나이다. 세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찾는 이들이 적어 외로움을 간직한 오름이기도 하다. 한라산 기슭 중에서도 워낙 수림이 울창한 지역에 위치를 한 때문에 쉽게 식별이 되지 않는다.

삼형제오름이나 돌오름 정상부에 오르면 관찰이 되지만 이 역시 화산체의 일부를 보는데 불과하다. 다소곳이 웅크린 모습인데다 숨어있으면서 봉우리의 일부만 내밀고 있어 보는 이들의 애를 태우는 오름이다. 이 망월악은 일찍이 고문헌 등에도 이렇다 할 내용이 나와 있지 않으며 지난 1997년 오름 재조사를 할 당시에 찾아냈었다.

발견 당시 오름의 명칭을 뚜렷하게 정하지 않았으며 삼형제오름 옆에 있다고 하여 두 산체는 삼형제 남쪽 1과 2로 한 것이다. 이때 수집이 된 오름들 중 다래오름북동쪽이나 마은이옆 등과 같은 맥락의 표기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오름 정상부에 있는 묘의 비문에는 망월악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를 발견했다면 오름 명칭으로 사용할 법도 한데 한편으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표고가 말해주듯 높은 곳에 위치를 하는 때문에 달구경을 하는 데 제격이라 선조들은 망월악(望月岳)이라고 한 모양이다. 결국 삼형제오름 남쪽1.2로 정한 것이 다소 어설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묘비에는 유목악(流木岳)이라고 새겨져 있다.

특히나 유목악과 함께 석악 상서(石岳上西)라는 내용이 있는 것을 보면 이곳과 조금 떨어진 곳의 돌오름 위 서쪽을 지칭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삼형제 오름 중 둘째와 세째 사이에 위치를 해서 샛(사이+ㅅ. 제주 방언)오름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나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정황으로 볼 때 지금이라도 삼형제 남쪽 1과 2보다는 망월악이라고 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어쨌거나 삼형제남쪽은 두 개의 화산체이나 막상 탐방을 할 경우 세 개의 산 체를 넘나드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남쪽1은 표고가 1,025.6m이고 비고(高)는 45m이며 남쪽2는 표고가 1,014m이로 비고는 49m로서 원추형 화산체들이다.

굼부리가 없는 만큼 원추형으로 구분을 하고는 있지만 등성은 평평한 편이며 원만한 경사로 이뤄져 있어 탐방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때문에 일반인의 무단출입은 통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형제남쪽1 탐방기-

한라산 자락을 차지하여 꼭꼭 숨은 오름을 만나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깊다. 탐방의 그윽한 맛이 풍기고 산 체의 깊은 멋을 간직하고 있는 때문에 진행의 묘와 만남의 기쁨은 덧셈이 될 수밖에 없다. 숲이 울창한 깊은 산중에 자리하여 세상과의 인연을 멀리한 채 고고한데 처하기를 원하는 오름들이지만 찾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

잘 숙성이 되었고 발효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순수와 자연미를 더했기에 엉클어진 환경을 고이 간직한 채 원시림 지대를 지키며 볼품을 더해준다.  출입제한 국역인 만큼 정해진 탐방로가 없을 뿐 아니라 이곳을 탐방하는 과정은 참 애매하다. 한라산국립공원 경계를 포함하고 있어서 섣불리 짧은 구간을 택하는 것은 위법이 된다.

따라서 1100고지 휴게소를 조금 지나서 진입을 하는 것은 출입의 통제가 따르지만 천아숲길을 초입으로 한 후 표고버섯 재배장을 이용할 경우는 일부 허용 구간이 있다. 그러나 소재지 자체가 국립공원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접근은 불가한 상태이다.

사전 신고와 허락을 받는 취재단에 합류하여 진행을 하였고 천아숲길 임도를 따르는 곳을 초입으로 하였다. 사실상 초행이면서 그동안 궁금한 내용도 많았고 관심이 많았었는데 천재일우였던 셈이다. 불과 한 달 전에 한라산 둘레길 중 한 구간인 천아숲길을 걸었지만 그새 나무들은 앙상하게 변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듯이 자연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계곡도 가을을 떠나보냈다. 울긋불긋 천연색으로 화려한 멋을 간직했었는데 이제 볼품은 사라졌다. 우쭐대던 그 모습을 그려보노라니 기분이 씁쓸해졌다. 현장 분위기에 취한 채 걷기를 30분 정도 하다가 얼마 후 표고버섯 재배장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천아숲길은 직진으로 이어지며 망월악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측 재배사의 신세를 져야 한다. 근년에 한라산둘레길이 생기면서 임도를 따라 더 진행을 하다가 방향을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애써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재배사 입구에 들어서자 흰둥이 몇 마리가 일제히 일어섰다.

 

그래봐야 덩치도 작은 것들이지만 치사하게 한꺼번에 덤비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다행히 저들도 자연인을 알아보고 순수와 겸손을 지닌 우리를 알아봤는지 얌전을 떨었다.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빠르게 진입을 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을 밟으면서 도망자가 아닌 떳떳한 산꾼이 되어 보무도 당당하게 걸었다.

낮은 경사의 임도를 따라가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숲으로 진입을 했는데 딱히 정해진 탐방로는 없지만 gps의 착한 안내를 참고하는 이상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슭을 오르다가 두 화산체를 확인하였다. 초행길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삼형제의 말젯오름 정도로 여겼다.

규모나 등성의 상황이 언뜻 보기에는 너무 큰지라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으며 망월악은 숨은 오름이며 비고(高)상 저 정도라 생각을 안 했던 때문이다. 결국 이후 진행을 이어가니 우리를 기다리는 망월악이었던 것이다. 낮은 경사의 임도를 따라가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숲으로 진입을 했다.

첫번째 ​계곡을 넘어 산 체의 허리를 오를 즈음에 코브라낭(나무)을 만났다. 진행 과정에서의 마땅히 흔적을 담을 게 없던 터여서 잽싸게 그 모습을 뺐었다. 사실 숨 가쁘게 오르는 동안 힘이 부쳐서 쉼표의 행진도 필요했던 찰나였음을 고백해도 될 것 같다. 정상부에 도착을 했지만 이렇다 할 표식도 없으며 특징이 없었다.

오매불망 애를 태우던 망월악의 실체가 이 정도일까 하는 생각에 더러 실망감도 밀려왔다. 조릿대가 바닥을 차지했고 잡목들이 빽빽하게 이어지면서 자신은 둘째하고 세상 밖을 바라볼 틈도 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처음 밟는 곳인 만큼 소중한 기회라 여겨 투덜거림 없이 이어지는 산 체를 향하여 다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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