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새별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새별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3.01 2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519.3m 비고:119m 둘레:2,713m 면적:522,216㎡ 형태:복합형

 

새별오름

별칭: 효성악(曉星岳). 신성악(晨星岳. 新星岳). 조비악(鳥飛岳)

위치: 애월읍 봉성리 산 59-8번지

표고: 519.3m 비고:119m 둘레:2,713m 면적:522,216㎡ 형태:복합형 난이도:☆☆☆

 

 

새벽별의 모습은 사라졌어도 자신을 불태우며 도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화산체...

 

새별오름을 두고 왜 하필 초저녁 외롭게 떠있는 샛별의 모습을 지녔다고 했을까. 정상에 올라 별을 바라보기가 좋다는 의미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외형상은 별보다 달이 더 어울릴법하다. 실상 오르내리는 동안 ​느끼는 모습은 초승달이 아닌 반달 이상이나 보름달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도 한자로 효성(曉星)이나 신성(晨星)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새벽별을 뜻하는 만큼 달리 풀이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한 새가 날아가는(鳥飛) 모습에 연유한 내용도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이 화산체의 환경은 특별했던 모양이다.

제법 오랜 세월 동안 들불축제가 열리는 장소로 선택이 되면서 환경적인 부분이나 입지의 일부가 달라졌을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 지난날을 그려본다면 사뭇 다르게 나타날 만도 하다. 멀리서 보기에는 반달 모양으로 둥그스름하지만 실제로 오름을 오르면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새별이라는 이름과 딱 들어맞게 실제로 새별오름과 함께 다섯 개의 둥그런 봉우리들이 별 모양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미끈한 능선과 곡선의 부드러움을 지닌 새별오름 앞에서는 어느 여인네도 몸매 자랑을 해선 안 된다. 그 이름값이라도 하려는 듯 아름다운 모습을 다 노출시키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유혹을 한다.

평화로를 지나면서 바라보는 새별오름은 원추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게 되지만 실제는 말굽형 오름이며, 복합형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주봉을 중심으로 양 방향 비탈진 화산구가 있는 화산체이며 다섯 개로 나눠진 봉우리가 아기자기하게 이어진 모습이 이를 말해준다. 무엇보다 새별오름의 산 체는 주변에서 바라볼 때와 직접 올라서 관찰하는 두 가지를 다 이뤄내야 특성을 알 수가 있다.

주봉인 남쪽 봉우리를 중심으로 남서와 북서, 북동 방향으로 등성이가 있으며 저마다 봉우리가 있다. 서쪽에서 바라볼 때는 마치 삼태기 모양으로 넓게 열려있으나 북쪽의 등성과 기슭은 굼부리의 특성이 잘 나타나게 패어 있다. 탐방의 맛을 느끼기 좋은 높이로 119m이며 오름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봉우리 몇 곳을 지나는 동안 산 체의 특성을 파악할 수가 있어 최적의 탐방 요소를 갖추고 있다.

새별오름은 고려 말 최영 장군의 부대가 몽골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렀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고려 공민왕 때 목마장을 관리하는 몽골인들이 일으킨 반란인 목호(牧胡)의 난(亂)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졌었다.

토벌군을 이끈 최영 장군은 명월포(한림 인근)를 통하여 상륙을 한 후 지금의 새별오름에 진영을 구축하고 토벌을 했던 것이다.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불을 태우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새별오름으로서는 예부터 수난을 겪고 있는 셈이다.

20년 세월 동안 자신의 몸을 불살으며 제주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착한 오름이다.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축제로서 제주를 대표하는 들불축제이기도 하다.따라서 새별오름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며 보통의 오름 그 이상의 가치와 평가가 이뤄지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새별오름 탐방기-

인기와 더불어 이동성이나 접근성 등을 망라하더라도 입지가 그렇듯 여러 번 찾았는데 들불축제가 열리기 앞서서 다시 찾았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일기가 고르지 못 해서 애를 먹이곤 했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무리 준비 중이던 이날은 비교적 괜찮은 날씨여서 행사기간에도 좋은 날씨가 이어지기를 바랐지만 결국 빗나갔다.

외롭게 떠있는 샛별을 그려보기에는 다소 힘겹게 느껴진다. 차라리 반달이나 둥근 보름달의 형세를 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다. 퇴색이 된 시기이지만 미끈하고 부드러운 곡선미를 따라 거닐고 뒹굴며 함께 하고 싶은 오름이 아니런가. 신이 만들고 세월과 자연이 다듬어 놓은 ​예술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러는 거칠게도 보이는 제주의 여러 오름들을 생각한다면 새별오름은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앙증맞게 보이지 않는가. 새별오름의 탐방로는 양 방향으로 되어 있으며 좌우 측 어느 지점을 선택해도 전진형으로 갈 수가 있다.

중앙 부근에도 진입로가 있지만 정상으로 가는 거리는 짧으나 탐방으로서의 큰 의미는 좀 떨어진다. ​또한 주변에서 바라볼 때 중앙이 갈라진 모습은 보기가 안 좋으므로 진입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근년에 들어서는 다행히도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억새가 군락을 이룬 곳이지만 시기가 말해주듯 퇴색의 계절이라 다소 아쉽기도 했다. 가을에 은빛으로 물들다가 겨울을 앞두고 다시 금빛으로 출렁이는 모습은 자연이 안겨주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게 되는 곳이다. 기슭을 따라 오르다 이어지는 경사를 따라 오르는 과정을 한 번에 다 할 필요는 없다.

여유를 지니고 뒤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고 주변을 살피는 일은 거친 숨을 추스르기에 안성맞춤이며 좋은 핑곗거리가 되었다. 시원하게 열리는 전망이 힘을 실어주고 청정의 공기가 응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맞은편과 옆으로 전망이 훤하게 열렸다.

나란히 이어지는 북돌아진(오름)과 괴오름이 마주하고 다른 편으로는 마을과 해안까지 풍경이 되어줬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오름의 군락은 실루엣처럼 한 폭의 그림이 될 수밖에 없다.   정상에는 표석이 있으며 다섯 개의 봉우리 중 주봉이다.

인기 면이나 가치와 특성 등을 고려한다면 더한 차림새도 예상할 수 있지만 외로운 샛별인지라 이 모습 그대로가 좋다. 새별오름 탐방의 이점은 이동성과 접근성이 좋은 데다 무엇보다 안전성을 고려한 선택으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정상만이 풍경 놀이 장소는 아니며 동선을 따라 이동을 하면서 실컷 구경하면 된다. 능선을 따라 불어오는 청정의 바람​은 오르는 동안 흘린 구슬땀을 씻겨주고, 사방이 열리면서 동. 정적인 현장감을 느끼게 했다. 대부분의 오름이 그러하지만 일단 오르고 나면 전망의 언저리에는 오름들이 있는데 특히나 제주의 오름들의 대부분은 풍경 놀이와 셔터 놀이의 장소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르는 동안 몰아쉬었던 거친 숨소리가 추슬러지고 어느새 크고 작은 탄성을 지르게 되는 것은 산이나 오름이나 마찬가지이다. 오를 때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오르고 나면 두 배의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새별오름을 두고 오르미들로서는 기본적인 코스로 여겨왔다. 단순히 전망이 좋고 느낌이 좋은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산 체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새별오름임을 알고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잘 둘러보고 느꼈으면 좋겠다. 이달봉 형제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서쪽 등성에서 걸음을 멈추니 더불어 당오름과 정물오름이 뚜렷하게 보이고 그 사이로 도너리오름이 보였다. 계절을 달리한다면 역시나 푸른 모습을 볼 수가 있으며 그 느낌 또한 배가 될 거다.

 

또한 서부권 오름 중 명당 중 하나인 왕이메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그 우측으로 고수치와 돔바귀가 낮게 자리를 잡았지만 애써 등을 올리며 자신도 바라보기를 주문했다. 서부권에서 내놓으라 하는 오름들이 보이지만 새별의 어깨에서는 나 잘나고 너 못나고를 떠나서 평행선을 그리며 함께 할 따름이었다. ​ 그러면서도 눈앞에 보이는 것 중에는 자연을 넘어뜨린 광경도 포함이 되었는데 애써 눈길을 피하려 해도 쉽지가 않았다.

오름과 초지로 이뤄진 채 자연미를 안겨줬던 풍경의 어느 한 면은 사라지고 말았다. 골프장이 들어서고 리조텔 등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은 문명의 이기에 눌리고 말았다. 앞쪽으로는 에버리스cc가 보였는데 골프장과 숙소가 들어선 일대는 한 폭의 그림처럼 운치 있게 보였다. 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인 새별오름 일대는 변화와 발전이 이뤄졌지만 다행히도 새별오름은 자신의 살을 떼어주지를 않았다.

아니... 빼앗기지를 않았다. 해마다 자신을 불태우며 도민들을 보살피려 하는데 더 이상의 가치를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 화산체 몇 개가 어우러진 봉우리 옆으로는 묘 한 기가 있는데 조상들은 이곳 역시 명당을 운운했거나 망자의 안식처로 선택하기에는 적합하게 여긴 모양이다.

기슭과 등성의 곳곳에 묘들이 있는 자체만으로도 새별오름의 역할은 역사와 문화 외에 제주의 유교사상 중 장묘문화 역할을 다한 셈이다.  알오름이라 부르는 새끼오름 주변에 서서 본체를 바라보니 비로소 새별오름의 숨은 모습이 드러났다.

도로변이나 초입에서의 모습은 어디 가고 이렇게 중후한 멋이 실린 걸작으로 나타나는가. 산 체의 균형은 마치 별의 표시를 나타내기라도 하듯 둥그스름하고 펑퍼짐한 봉우리 다섯 개가 이어져 있다. 말굽형으로 구분을 하지만 나눠진 굼부리의 모습과 봉우리들을 생각하면 복합형의 특별한 화산체로 여겨도 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