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샛개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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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샛개오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3.2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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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8.3m 비고:58m 둘레:1,049m 면적:73,832㎡ 형태:원추형

 

샛개오리

별칭: 개월오름. 견월악(犬月岳)

위치: 제주시 봉개동 산 78-1. 용강동 산 14-1번지

표고: 658.3m  비고:58m  둘레:1,049m 면적:73,832㎡ 형태:원추형  난이도:☆☆☆

 

 

환경의 변화로 명칭의 유래를 그려볼 수는 없지만 매력을 지닌 채 다소곳이 숨은 화산체...

 

제주에서 사용하는 수치나 순서 등과 관련한 방언은 참 흥미롭다. 첫째와 둘째, 셋째, 넷째를 각각 큰~샛(셋)~말젯~족은 순으로 부르는데 3형제일 경우는 말젯이 빠지게 된다. 개오리(오름)는 세 개의 화산체가 이어졌는데 이를 두고서 개오리 형제로 구분을 하며 큰 개오리와 샛 개오리 그리고 족은 개오리로 부른다.

이 개오리는 가오리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서 오름의 모양새를 두고서 표현하였으나 여느 오름들이 그러하듯 실제와 비교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또한 한자로 견월악(犬月岳)으로 표기를 하는데 이는 풍수지리에 기초를 한 표현으로 여겨진다.

개(犬)가 달을 바라보면 짖는 형세라고 하여서 붙은 명칭인데 아마도 큰개오리 정상에서 달을 바라보는 개를 연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오리오름과 관련하여 자료에는 삼형제로 나와 있는데 실제 봉우리는 다섯 개로 나눠졌다.

세 곳 외에는 알오름으로 취급을 한 것으로 여겨지나 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산 체는 다섯 식구들이 모여 있는 형태이다. 샛개오리와 족은개오리로 이어지는 능선은 분명히 독립형이지만 굴곡을 따라 하나로 이어지는 산 체로 보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러한 형세를 두고서 가오리라는 표현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산에서 바다 물고기를 떠올린 것을 보면 흥미롭기만 하다. 개오리 형제 중 샛개오리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숨은 오름 중 하나였다.

주변에 큰 개오리를 비롯하여 대나(절물)오름과 거친오름 등에 가려져 있는 데다 이들 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작기 때문에 숨은 꼴이었다. 그러나 근년에 들어서 한라생태숲이 생겼고 이곳을 따라 숫모르 편백숲길이 생겨나면서 지금은 필수 경유 코스가 되었다. 따라서 숫모르 편백숲길을 탐방할 경우 자연스럽게 샛개오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정상부와 등성의 일부에는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며 기슭을 따라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잘 구성이 되어 있다. 힐링과 산책을 포함하는 숲길을 조성하고 이곳의 명칭을 숫모르 편백숲길이라 한 것도 편백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선 환경 때문이다.

숲길과 오름 탐방을 연계하는 곳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때문에 단순한 도보여행이나 산행이 아닌 덧셈의 힐링지라 해도 될 것 같다. 또한 이제 더 이상 샛개오리는 숨은 오름이 아니고 외로움과 고고한데 처했던 상황을 반전시킨 의젓한 오름이 된 셈이다. 

숲 산책을 떠나서 오름 탐방에 의미를 부여할 경우 접근성과 이동성을 감안해서 샛개오리 하나만을 만나는 것은 시행착오이다. 족은 개오리나 진물굼부리 아니면 거친오름이나 대나오름 등과 연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여러 방향에서 초입을 선택할 수가 있다. 

또한 숲모르 편백숲길을 따라는 코스를 이용할 경우 숲길과 오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있다.  

 

 

-샛개오리 탐방기-

 

모처럼 숫모르 편백숲길을 포함하는 여정으로 샛개오리와 족은 개오리를 더불어 만나기로 하였다.  큰 개오리의 경우 진입로가 다른 데다 일부는 출입이 제한되고 있어서 두 형제만 경유하기로 한 것이다. 한라생태숲을 출발하고 얼마 후 숲길에 들어서니 큰개오리의 산 체가 보였다.

늦가을의 숲은 대부분이 잎을 떠나보낸 시기라 가지들 사이로 풍경이 열렸기에 두리번거렸고 큰 경사가 없는 숲이라 그대로 전진을 했다. 한라생태숲 주변을 빠져나오고 이제 샛개오리의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동절기에 접어든 아침은 햇살이 늦게 비추기 마련이다.

산기슭을 따라 올라온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강하게 비추면서 눈싸움이 이뤄졌다. 샛개오리의 허리를 지나면서는 거친 숨소리가 들렸지만 거리가 길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편은 아니었다. 숫모르 편백숲길에서 만나는 유일한 경사 지점이기도 한데 천천히 오르다 보니 마침내 샛개오리의 정상부에 도착을 했다.

숲길 조성 후 정상부 옆을 경유하게 했고 쉼터도 조성을 했다. 이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휴식을 겸하는 장소로 사용을 하게 된다. 북쪽으로는 족은 개오리의 산 체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큰개오리의 모습이 확인되면서 샛(중간) 개오리의 입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행여나 중심부인 만큼 가오리의 모습을 그려봤지만 억지라 할지라도 한계가 따랐다.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오름의 명칭을 따를 뿐이고 유래까지 떠올리기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어쨌거나 숲길과 오름을 한 번에 만나고 거닐게 되는 코스가 만들어진 만큼 샛개오리의 역할도 더 커졌으며 찾는 이들도 앞으로 더욱 많아지게 될 것은 확실한 상황이다.  위치가 중심을 차지한 만큼 이곳에서 큰개오리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정해진 탐방로가 없어서 처음부터 포기를 하였었고, 족은 개오리 방향으로 갈 진행으로 예정을 했었다.

그러나 바로 직선형을 통한 전진도 되지만 역시나 여의치가 않았다. 결국 편안한 루트를 선택했는데 좀 더 숫모르 편백숲길로 구성이 된 곳을 따라가다가 능선 아래로 진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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