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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준 기자의 제주올레탐방기"올레길, 나도 걷는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하프올레걷기)대평포구-중문해수욕장, 갯깍은 제주올레의 진수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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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3.27  08: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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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있지만 제주올레 중 지금은 코스변경으로 가지 못하는 길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올레10코스의 용머리해안길이나 8코스의 갯깍은 진짜 제주올레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올레꾼들이 걷지 못하는 곳으로 남아 아쉽기만 하다.

10코스는 화순항 공사가 끝나면 다시 올레꾼에게 개방된다고는 하지만 8코스의 경우 낙석 위험으로 앞으로 다시 개방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대평포구에서 걷기 시작한 올레길은 난드르마을길을 따라 박수기정을 뒤로 하고 유채꽃이 활짝 핀 길을 따라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걷는 코스였다.

가는 곳곳 바다위에 수도 없이 앉아있는 많은 새들과 고래가 노니는 모습 등 따뜻한 봄날, 걷기에 참 좋은 날이었다.

고래때의 유영을 바라보는 것도 이날 올레길의 또다른 묘미였다.

해안선이 주는 나무숲과 용암해변의 아름다움도 백미중 백미에 속한다.

제주해안을 따라 걷는 올레길은 세때나 고래가 노니는 모습을 볼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된다.

   

   

 

 

   
 

계속 걷다보니 지금은 공사가 중단된 예래휴양형 주거단지를 앞에 두고 독특한 환해장성이 길게 나타난다.

문화재로 보호하고 있어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보였다.

이 해안길에 놓여있는 의자는 특히 마음을 한껏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논짓물을 지나 드디어 갯깍 주상절리대 입구에 도착했다.

   

 

   
 

 

   
 

신이 다듬은 듯 하늘로 뻗은 돌기둥해안이라는 갯깍 주상절리대.

주상절리란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는 기둥 모양의 수직절리로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하는 수축작용의 결과로 형성된다는 설명이 붙여져 있다.

이 일대는 신생대 제 4기의 빙하성 해수면 변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학술자원으로 1.75km에 이르는 해안에 걸쳐 높이가 다른 사각형또는 육각형 돌기둥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고 한다.

갯깍입구에는 ‘낙석위험으로 해병대길 구간을 폐쇄한다’ 는 아주 강력한 진입금지 팻말이 길게 놓여있었다.

논짓물-예래동-중문관광단지입구-하얏트호텔 정문으로 우회하라는 안내와 함께..

지난번 걸을 때도 우회하느라고 이 해병대길은 가 보지 못했다.

   
 

나는 이날 해병대길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물론 해안가에는 올레꾼과는 달리 많은 관광객들이 갯깍을 보러 들락거리고 있었다.

소문을 들었는지 외국인들도 이곳에 와 있었다.

나는 이날 바닷쪽으로 난 몽돌길을 따라 걸으며 갯깍을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됐다.

해병대길은 예전처럼 정리가 덜 되어 울퉁불퉁했지만 나는 더 안으로 들어갔다.

가까이에서 만나 갯깍은 멀리서 보는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 웅장함이라니..

하도 높아 카메라에도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였다.

이런 비경이었다니..

동굴이 보였지만 그곳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예전에는 재미삼아 들락거리기도 했던 곳이지만..지금은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혹시나 하는 낙석을 피해 이 몽돌해안 바다쪽으로 나아가 걸었다.

바다에는 가마우지가 때로 작은 돌섬위에 가득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해안가 돌에는 마치 우주의 별을 그려놓은 것처럼 점점이 박힌 돌이 하나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런 돌이 하나 둘이 아니다.

드디어 끝에 닿으니 아주 작은 모래사장이 나타난다.

작은 해수욕장같은..

이 모래사장을 걸었다.

이곳도 숨어있는 비경이었다.

출입제한 표지가 있는 계단을 올랐다.

대나무숲이 나왔다.

그리고 계단을 따라 걸어가자 하이야트호텔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하이야트호텔의 산책을 따라걸으니 멀리 컨벤션센터가 보이고 중문해수욕장이 바로 코앞이다.

눈부신 유채꽃이 바다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중문해수욕장의 하얀 모래사장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모랫길을 따라 걸었다.

모래사장은 걷기가 힘들다.

하지만 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봄이 오는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은 여기까지만 걸었다.

주차장에서 걷기를 마쳤다.

그리고..

가지 못하는 길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올레꾼들에게 개방되면 더 좋을..

그런 진짜 올레, 제주의 참모습을 보일 수 있으련만..아쉽기만 한 올레길이었다.

하여, 더불어 다음과 같은 시를 소개하고 싶었다.

   

 

   
 

 

가지 않은 길 - 피천득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인생열전(박영만 저)이 19번째로 소개한 인물은 홍대용(1731-1783)이다.

 

18세기 후반, 우리나라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하며 실학을 중시했던 홍대용은 실증주의의 선각자로서 과학하는 모든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굳건히 자기의 뜻을 펼치기 위해 벼슬도 마다하고, 실학의 독보적인 학문을 펼친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선각자이다.

자는 덕보, 호는 담헌인 그는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이 나주목사를 역임했던 관계로 어린 시절을 나주에서 보냈다.

이때 나주 근처에는 천문학자인 나경진이 살고 있었는데, 홍대용은 그의 집에 가서 천체의 운행과 위치를 관측하는 혼천의, 자명시계인 후종 등을 보고 그 원리 및 방법을 연구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천문학에 심취하였다.

이렇게 천문학에 눈을 뜨게 된 홍대용은 아예 청주 본가에 사설 천문대인 용천각을 짓고 기구들을 마련하여 천문학 연구에 더욱 정진하였다.

그리고 이때 ‘지구가 스스로 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박지원 같은 몇몇 분만 이해하고, 대부분의 조정대신들은 여전히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을 주장하며 그의 주장을 한낱 괴담으로만 받아들였다.

(중략)..

홍대용은 ‘연기’와 ‘회우록’ 외에 기하학 원리를 기술한 ‘주해수용’과 인류의 기원 그리고 계급과 국가의 형성을 밝힌 ‘의산문답’ 등을 저술했으며 특히 ‘임하경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현실개혁 방안을 제시하여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주장을 폈다.

‘놀고먹는 자가 많고 생산하는 자가 적다. 마땅히 법을 엄격히 세워 사농공상에 속하지 말고 놀고먹는 자는 관에서 형벌로 다스려야 하며, 재주와 학문이 있으면 농부나 상인의 자식이라 할지라도 벼슬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됨이 나쁘고 재주와 학문이 없으면 설사 높은 벼슬아치 자식이라 할지라도 하인으로 전락시켜야 한다’

홍대용은 세도가 홍국영이 정조를 등에 업고 정권을 유린하자 병을 핑계로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인 청주로 돌아갔다.

벼슬이 변변치 못했던 그는 극도로 가난하게 살았고 모친을 봉양하기 위해 억지로 벼슬을 했었노라고 술회할 만큼 과학기술 보급에만 힘쓰다가 낙향한 뒤 1년도 못되어 중풍으로 숨을 거두었다.

홍대용이 운명하자 연상의 친구인 박지원은 한양으로부터 한걸음에 달려와 통곡하며 술이 곤드레가 되어도 술 사발을 놓지 않고 슬퍼하였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묘갈명을 써달라고 부탁하자 박지원은 ‘아, 슬프다. 덕보는 민첩하고, 겸손하고, 식견이 원대하여 사물의 이해가 정밀하였다. 일찍이 지구가 한번 돌면 하루가 된다고 하여 그의 학설이 오묘하였도다’라고 썼다.

덕은 잘 다듬어진 인성이고, 과학은 잘 다듬어진 이치성이라 할 수 있는데, 성심으로 자연의 이치성을 다듬다보면 저절로 덕이 생긴다.

역사적으로 경지에 오른 많은 과학자들의 품성이 이를 증명해주며, 인성을 배제한 과학은 진정한 과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홍대용이 어려서부터 덕이 있어 자를 덕보라 했는지, 천문학을 연구하다보니 덕보라 했는지 그것은 알수 없지만, 그는 과학과 실학을 통해 덕을 보존한 우리나라 선각자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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