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 소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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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 소왕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4.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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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3m 비고:28m 둘레:837m 면적:35,071㎡ 형태:말굽형

 소왕산

별칭: 족은왕메. 족은왕미. 전이미. 제임악. 소왕산(小王山)

위치: 구성산읍 시흥리 2,160번지

표고: 103m  비고:28m  둘레:837m 면적:35,071㎡ 형태:말굽형  난이도:☆☆☆

 

 

오름 주위에 왕(王)자 형국이 있고 그 줄기가 이 오름에서 뻗어났다고 해서 붙은 명칭...

 

족은 왕메나 족은 왕뫼로 부르며 이 오름의 남서쪽에 마주한 대왕산과의 규모에 견주어 소왕산으로도 부른다. 이 오름 주위에 왕(王)자 형국이 있고 그 줄기가 이 오름에서 뻗어났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한 하늘의 옥황상제가 왕림한 곳 아니면 하늘을 향해 앉아있는 형세라고 하여 제임악(帝臨岳)이라고도 하나 풀이가 좀 어렵다. 어쨌거나 대왕산과 소왕산의 근거는 마주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과 옛 조상들이 중요시 여겼던 오름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런 만큼 뜻은 같이 하지만 명칭이 여러 형태로 나오고 있으며 대왕과 소왕을 포함하는 내용을 보면 이 화산체를 두고 유독 오름이라는 표기를 안 한 것이 특이한 점이다.

이런 때문인지 소왕산의 기슭과 등성에는 묘들이 많이 있다. 왕을 받들기보다는 선인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이곳을 택한 것도 구전되는 내용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 체는 작은 편이지만 화산체로서의 성질과 특징이 잘 나타나 있고 일부 방향을 제외하고는 전망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사방에는 말미오름을 시작으로 대수산봉과 대왕산 등이 에워싸고 있으며 농지와 초지들이 있다. 수산리와 종달리를 잇는 도로변에 맞닿아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며 30m가 채 안 되는 비고(高)인 만큼 오르는데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전망이 좋은 편인데 특히나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해안 풍경과 주변의 오름들을 비롯하여 농경지가 이어지는 전원의 여유로운 모습들이 한눈에 다가온다.

기슭에서 능선을 따라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으며 일부에는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그 사이의 여기저기 묘들이 있는데 구전되는 내용처럼 왕(王)이나 옥황상제와 관련하여 망자들을 맡겼는지도 모르겠다.

산세나 산 체의 외형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전해지는 내용이 그러하듯 의미를 부여하고 찾게 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어느 방향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렸기에 왕을 비유하였는지 모르지만 세월이 흐르고 환경의 변화가 이뤄진 지금으로서는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소왕산 탐방기-

 입구에 도착을 하니 시멘트로 포장이 된 길이 이어졌는데 묘지들이 있고 농지와 초지가 있는 만큼 농로와 목장을 겸하는 도로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곳 입구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며 근처에 적당히 주차를 하고 기슭 아래를 따라 이동을 했는데 우측으로 소왕산의 산 체가 나타났다.  하절기를 맞아 잡초와 수풀도 더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딱히 산책로가 만들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곳을 초입으로 해도 되었지만 좀 더 안으로 더 들어가니 길의 흔적이 나 있었다. 봄날에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다녔던 흔적이고 묘지와 관련이 된 자국으로 짐작이 되었다. 비고(高)가 그러한 만큼 망설일 것 없이 단숨에 정상 가까이에 올라 뒤로 돌아서니 일대가 보였다.

거친 숨소리를 잠재우는 것도 잠시였고 눈앞에 일출봉과 식산봉이 펼쳐졌다.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다가 다소 흐린 날씨로 변했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나타났기에 풍경 놀이도 할 수 있었다.  방향을 돌리니 구좌 권역과 먼 곳의 오름들도 보였는데 송당리의 종재기오름이 봉긋하게 솟아 있는 모습은 뚜렷하지만 먼 곳의 오름들은 날씨 때문에 식별이 어려웠다.

구좌 권역에 많은 오름들이 있는 만큼 이 정상에 오르면 더 보이겠지만 숲이 무성한 정상은 전망이 더 어렵다. 대수산봉이 보이고 좌측으로 낮은 봉우리인 소수산봉도 보였다. 오름에 올라 다른 오름을 뚜렷하게 보게 되는 것은 대단한 선물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날씨의 몫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날씨가 좋은 날만 찾아다니면 좋겠지만 주말과 휴일 날씨가 어디 맘대로 되겠는가. 멀지 않은 곳에 대왕산이나 대왕뫼로 부르는 마주한 오름이 보이면서 소왕산과의 대조를 이뤘다. 두 오름 사이로는 농로가 있고 대부분은 경작지로 개간이 되었다. 오래전에는 초지와 숲이 형성되어서 두 오름 사이로 왕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왔을 것이다.

등성 한쪽에 서서 대왕산을 바라보다가 다시 소왕산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는데 어느 방향에서 어떤 모습을 두고 왕을 운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정상부 근처에도 묘지가 있었다. 견고하게 둘러진 산담의 모습과 더불어 봉분이나 주변 상태를 보면 오래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찍이 조상들은 이곳을 명당으로 운운하며 망자들을 맡겼을 것이다.

숲을 헤치고 건너 편이나 비고(高)점으로 갈 수 있지만 이렇다 할 볼거리는 없었다. 오름의 둘레를 따라 하산하거나 전진 코스로 갈 필요가 없이 그냥 백(back) 코스를 했다.  돌아 나오면서도 낮은 산 체를 오르내렸다는 단순한 생각보다는 명칭이 알려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입지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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