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송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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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송악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4.0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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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4m 비고:99m 둘레:3,115m 면적:585,982㎡ 형태:복합형

송악산

별칭: 절울이. 저벼리. 저별이. 송악산(松岳山). 저별이악(貯別伊岳)

위치: 대정읍 상모리 산 2번지

표고: 104m  비고:99m  둘레:3,115m 면적:585,982㎡ 형태:복합형  난이도:☆☆☆

 

 

 

두 차례의 폭발을 거치면서 깊은 굼부리와 봉우리들을 남겨 놓은 복합형의 특별한 화산체...

 

송악산 일대는 한마디로 제주도 여행지로서의 로망이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을 비롯하여 푸른 바다와 더불어 일대의 풍경이 펼쳐지며 청정의 맑은 공기가 흐르는 것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 관람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제주도 최고의 경관과 청정의 맑은 공기를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

이곳에 오르면 최남단 마라도와 함께 가파도, 형제섬, 한라산, 산방산 등 제주에서 내놓으라 하는 명소들을 바라볼 수 있다. 너무 많은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지닌 송악산을 오르내리면서 화산학이나 지리학적 등의 이론은 무색해진다. 주변의 조망권과 신선한 공기 그리고 시원한 바람 등이 맞아주는 것을 실감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신비스러움에 취하여 걸음을 선택한 스스로에게 나보다 더 큰 나를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송악산 자체는 오름 주변에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고 하여 부르는 명칭이며 다른 맥락으로는 저별이악이나 절울이(오름)라고도 부고 있다. 이는 오름을 에워싸고 있는 해안 절벽에 부딪히는 '절'이 울리는 소리가 대단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절은 파도가 암벽에 부딪칠 때의 물결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그런가 하면 송악산에서 산(山)을 뺀 송악(岳) 자체를 지명으로 불렀다는 기록도 있는데, 어쩌면 일대의 구조나 형세 그리고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음에 비추어 맞는 표기인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오름의 일대에 송이(스코리어)가 많아서 송오름이나 송악산이라고 불렀다는 자료도 있다.  

어차피 송악산을 하나의 오름으로 분류하고서 탐방의 묘미를 부여한다면 왠지 그 느낌이 모자라고 빈약하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산중에서 만나는 오름이 아닌 바다를 끼고서 솟아난 화산체이기에 탐방의 묘미 또한 덧셈이 될 수밖에 없다.

해안과 이어져 있는 만큼 해발과 비고(高)가 100m 내외의 비슷한 차이이며 복합형의 특별한 오름이다. 먼저 생겨난 화산체에 다시 이중 폭발이 일어난 오름인데 커다란 분화구 안에 또 하나의 폭발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가 되어 있다.

굼부리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봉우리에서 안쪽까지의 깊이는 약 70m 정도로 추측을 하고 있는데 특히나 수직형에 가깝게 이어지는 모습에서 폭발 당시 거칠게 이뤄졌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기슭과 해수면 가까이에는 20여 개에 이르는 벙커들이 있는데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진지동굴의 흔적들이다. 

한동안 탐방로를 정비하여 여행객들에게도 출입을 허용하였지만 정상 부근의 파손과 안전상의 이유로 다시 통제가 되고 있는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송악산 탐방기-

사계해안이나 송악산 입구 주변에 주차를 할 공간들이 있다.

낮은 경사를 따라 오르는 순간 그 자체가 전망을 함께 하는 곳이 된다. 한라산을 시작으로 산방산을 비롯하여 형제섬과 용머리 해안 등의 풍경은 가히 예술적인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송악산은 결코 빠른 걸음을 원하지 않았다.

천천히 두 번씩 바라보면서 발길을 옮기노라면 세상을 다 만날 수가 있는 곳이었다. 출발 후 얼마 안 있어 사계 15동굴이라 부르는 인조 동굴들의 일부를 볼 수가 있었다. 인근의 해안에 만들어진 진지동굴 외에 송악산의 허리까지 아픈 흔적을 남겨 놓았는데 송악산은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일제들의 만행을 지켜보아야 했던 것이다. 

송악산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정상부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있는데 이곳은 한동안 보존과 관리 차원에서 출입을 제한하다가 출입이 허용되었고 이후 다시 통제가 이루지고 있다. 능선을 따라서 탐방로 정비가 이뤄진 상태라 어렵지 않은 발걸음이 되었는데 송악산의 주봉은 남쪽이나 먼저 도착이 되는 곳은 반대 능선이 되었다.

정상부 봉우리에 도착을 할 즈음 주변을 전망하기도 전에 분화구를 보는 순간 그 깊이와 웅장함에 먼저 놀라게 되었다. 송악산의 특징은 동부권의 일출봉처럼 해안에서 직접 솟아난 때문에 표고와 비고(高)의 차이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지질과 지형적인 측면에서 화산섬인 제주도의 형성 과정을 파악하는데 중요시되는 곳이다.

 

굼부리 안에는 지금도 화산재가 남아 있으며 화구의 깊이가 70m 정도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송악산 정상부는 한마디로 전망대 그 자체였다. 등을 돌려도 옆을 바라봐도 사방은 온통 눈싸움 거리들이 차례를 기다렸다. 산신은 끝내 한라산 봉우리를 내어주기를 꺼려 했지만 산방산과 형제섬을 시작으로 두리번거림의 연속이 이어졌다. 

이왕지사 주봉을 향하여 직접 다가가 보기로 했고 주봉에 서서 반대편을 바라보는 과정까지 치렀다.  바람이 불어왔다. 가볍게 겨울이 불어왔다.  하지만 마파람이었기에 고통보다는 상쾌함을 더 느낄 수 있었다. 해송 군락지를 거쳐서 오는 때문일까 좁지롱한 냄새 외에 청정의 솔 향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능선을 내려오면 둘레길 산책로가 기다리는데 송악산을 빙 둘러 이어진 산책로는 도보여행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되기에 수순을 따르기로 했다. 해안 깊이 내다보이는 송악산의 한 면은 절벽으로 이뤄졌는데 부남코지라 부르는 곳과 나란히 어깨를 하고 있으면서 그 현장은 기암절경을 만나는 최적지이기도 했다.

언제나 푸른 바다가 감싸 안고 있지만 일대는 계절풍이 통과하는 지역이라서 바람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가끔 바다가 화를 내는 날에는 절울이의 현장을 시청각으로 만나게 된다. 이 화산체의 명칭을 두고 달리 절울이라고 한 게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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