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쉼터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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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쉼터동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4.1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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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102.8m 비고:47m 둘레:992m 면적:69,083㎡ 형태:원추형

쉼터동산

별칭: 쉼+터 동산

위치: 애월읍 광령리 산 183-1번지

표고: 1,102.8m  비고:47m  둘레:992m 면적:69,083㎡ 형태:원추형  난이도:☆☆☆☆

 

 

화산체로서의 면모는 많이 사라진 상태이나 한라산 자락 깊은 곳에 숨어 자연미가 풍기는 오름...

 

제주의 오름과 관련하여 많이 다니고 여러 곳을 만났다 해도 쉼터 동산을 찾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곳인 데다 우선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때문에 출입에 제한이 따른다. 설령 진입이 가능하다 해도 탐방으로서의 가치와 환경적인 요인이 약한 때문에 걸쭉한 곳들을 놔두고 애써 쉼터 동산에 오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라산 자락 아래 깊은 곳에 숨어서 노출을 거부한 채 버티고 있는 오름이면서 세인들과의 만남을 거부한다. 삼형제 오름이나 살핀 오름 등 일부 높은 곳에서나 겨우 산 체를 확인할 수가 있으며, 그나마 눈으로 식별을 하는 과정에서도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오름의 명칭과 관련하여서는 쉬는 터, 쉴 수 있는 터, 쉬어 가는 터 정도의 입지를 의식하여 쉼+터라고 하였을 것으로 추측을 하고 있으나 정확한 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쉼터나 동산의 뜻을 모를 리 없지만 산 체와는 도대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쉴만한 공간은 둘째하고 동산이라고 할 만한 터전도 갖춰지지 않은 때문이다. 어떤 연유로 쉼터 동산이라 했는지 자료를 찾는 것도 한계가 따르고 이와 관련한 유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어쨌거나 어엿한 화산체로서의 조건이나 입지가 따르기에 오름에 포함이 된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곳은 지난 97~98년 재조사 당시 발견한 오름이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자료는 나와 있지 않다.

 

 

-쉼터동산 탐방기-

어리목 휴게소를 출발하여 사제비 동산이나 인근에서의 진입도 가능하지만 좀 더 쉬운 루트를 선택했다. 영송 자체가 지금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서 사전에 허락을 받고 환경과 주변 식생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을 포함했다. 

입구에 영송이라 적힌 팻말은 사라지고 없고 기둥만 남아 있었는데 이곳은 예전부터 특별한 곳으로 여겼었고 눈소낭(누운소나무)이라는 별칭을 지닌 곳이다. 또한 사슴소낭이라고 하여 행운을 안겨준다는 설화도 전해지던 곳이다. 과거에는 소나무가 누운 채 바닥으로 뻗어나갔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변하여 다른 환경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던 시기에 신혼부부들은 이곳에 기념촬영을 하면서 득남이나 다산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한 과거를 생각하고 당시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여길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정해진 길은 없는 상황이었다. 

가능한 조릿대가 좀 더 빈 공간을 이용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이쯤에서는 나무가 없는 곳을 이용하여 전진을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예전에 쳇망(망체)오름을 가는 중에 옆을 지났지만 신경도 안 쓰면서 바라만 봤었다.

하물며 초겨울에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여간해서 불편하고 탐방의 맛이나  트래킹의 효과는 아예 포기를 해야 했다. 당연히 탐방로가 없는 데다 지겹도록 조릿대왓을 지나고 거친 숲을 지나는 과정은 보통의 오름을 오르는 것과 비교가 되었다. 

타종의 식물 출입을 거부하면서 제멋대로 자라난 조릿대들은 허리 높이까지 성장을 이어가며 탄탄한 수비형으로 장악을 했다.  gps와 예전의 루트를 기억해내며 찾았지만 역시나 오름으로서의 가치는 너무 떨어지는 상태였다. 원추형의 산 체를 둘러 나무들이 가로막은 때문에 전망은 둘째하고 정상부의 환경 역시 열악하기만 했다.

쉼터 동산은 표고가 1,102.8m으로 높으면서 원추형이지만 비고(高)가 47m에 불과해서 실체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따랐다. 대체...... 어디가 쉼터이고 어디가 동산이란 말인가. 하늘을 날아서 확인을 하는 것 외에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초겨울에 찾았으니 잡목들의 횡포나 항의가 적은 상황이었다. 일부는 쓰러진 나무들과 뿌리까지 파 헤져진 고사목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 바닥 층을 얇게 파헤치니 스코리어(송이)도 포함이 되었다.

 

화산 폭발과 관련하여 오름임을 판단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한 셈이다. 북(북동) 쪽으로 다른 산 체와 어우러진 모습은 거대한 굼부리를 연상하게 하였으나 절대적인 착각이었다.  쉼터 동산이라면 이 정도 지점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한 곳을 찾았는데 그나마 어지러운 숲을 벗어났고 공간이 있을 뿐 쉴 곳으로 마땅하지는 않아 보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식생의 어려움이 있었던 때문인지 나무들이 고사를 한 상황이라 비어 있던 것이었다. 기슭을 내려온 후 삼나무 숲을 경유하여 이번에는 개활지를 찾았다. 예전에도 왔던 곳이라 주변 환경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깊은 숲에 이런 개활지가 있다는 사실이 얼른 납득이 안 갈 수 있지만 1,100고지 주변만 해도 여러 곳이 있다. 특히 습지 외에 물이 고인 곳도 있으며 넓이 또한 다양하게 이뤄져 한라산 자락 아래의 특성을 살필 수가 있다. 

개활지를 돌아 나오면서 기슭 옆을 통하여 산 체를 좀 더 살피려 했지만 거의 난공불락이었다. 북사면은 수직으로 이어지는 낭떠러지로 이뤄지는 데다 빽빽한 잡목들과 넝쿨 등이 필사적으로 수비를 했다. 뒤꿈치를 들고 먼 곳을 향하여 셔터를 누르니 희미하게나마 상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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