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신산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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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신산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4.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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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75m 비고:30m 둘레:923m 면적:66,974㎡ 형태:말굽형

신산오름

별칭: 감오름. 감산(甘山). 신산악(神山岳). 시산(柿山)

위치: 안덕면 창천리 334번지

표고: 175m  비고:30m  둘레:923m 면적:66,974㎡ 형태:말굽형  난이도:☆☆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왔던 화산체는 개간과 변화로 인하여 옛 모습이 사라지고...

 

신산오름을 감산이나 감오름으로 부르는 데는 감산리 마을의 뜻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추측이 된다. 고조선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신(神)의 뜻으로 감(감. 금. 검. 곰)과 오름을 표음화하여 감산(柑山)이라 했고, 이는 감산리의 감(柑)과도 같은 뜻을 포함하고 있는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신령스러운 산이란 뜻으로 신(神)과 산(山)을 합쳐 신산오름으로 부르고 있다.

구전 되는 일부 내용 중에는 오름의 모양새가 먹는 감을 닮았다고 해서 시산(감나무. 枾山)으로 합리화를 시킨 경우도 있지만 좀 어설퍼 보인다.  행정상으로는 창천리에 속하지만 바로 옆 마을인 감산리와 관련을 시킨 것으로 보이나 지금에 와서 신령스러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면서도 마을의 이름과 관련하여 오름의 명칭이 먼저 나왔고 이로 인하여 감산리라 부르고 있다는 내용도 전해지고 있다. 허접한 산 체와 더불어 오름으로서의 가치나 기능보다는 변화가 많이 이뤄진 때문에 경사가 있는 농경지를 오르는 느낌이 든다.

정상부까지 밀감나무들이 차지를 했고 기슭의 대부분은 농지나 초지로 변해 있다. 오름의 기슭이나 등성 어디를 둘러봐도 신령스러운 모습은 없는 데다 허술하고 질서가 없는 모습은 오히려 귀신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전체가 개간이 되었다는 점은 불과 30m의 낮은 비고(高)가 말해주고 북향의 말굽형 화산체임을 식별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감산리와 창천리를 비롯하여 대평리와 화순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도보여행을 통한 탐방과 체험이 가능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굴메오름(군산)과 다래오름(월라봉)을 비롯하여 창고천과 안덕계곡이 있으며 금모래해변을 따라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으로 이어진다. 인위적인 관광자원이 끊임없이 들어서고 있는 제주이지만 향토적이고 자연적인 여정을 염두에 둔다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신산오름은 감산리 경계에 있고 감산리는 제주 정보화 마을에 포함이 된 만큼 일대를 포함하는 여정으로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덕면 창천에서 화순으로 이어지는 일주도로변 옆으로 산 체가 보이며 딱히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기슭 아래부터 밀감 밭으로 변한 이상 진입로는 사유지의 신세를 지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또한 오름의 허리까지 작업용 차량이 드나들 수 있게 길이 나 있다.

 

 

- 신산오름 탐방기-

허리 능선을 오른 후 돌아서니 맞은편을 차지한 산 체들이 보였다. 굴메오름과 다래오름으로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안덕계곡 줄기가 뻗어져 있다. 잘 정비가 되고 행여 정자라도 만들어져 있으면 걸터  앉아 신선놀음이라도 할 만한 장소였다.

하절기를 맞아 잡초들과 수풀이 무성한 기슭은 질서 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개간을 통하여 야채라도 좀 심으면 참 좋을 텐데 일손이나 가치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때문이었으리라. 계절에 맞춰 일부는 농사를 지어 수확을 한다고 들었지만 지금의 시기는 방치가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등성의 일부는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지만 어쩌다 띄엄띄엄 자리한 소나무 몇 그루는 재선충병에게 당하고 말았다. 잘려나간 소나무의 모습을 보는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유난히도 측은하게 느껴졌다. 기슭 아래에서부터 능선을 지나 정상부까지 밀감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담장 쪽을 바라보니 작업을 하는 사람이 보여서 황급히 돌아서 나왔다. 유월의 중심에 들어선 밀감나무에는 조그만 알맹이가 맺혀 앙증맞게 보였다. 담벼락 어귀에서 만난 재피나무에서는 강한 향이 발산되면서 킁킁거리게 만들었다. 애써 태연하게 나오려 했지만 투덜거리면서 총총걸음으로 이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상에 올라 현장을 뒤져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으니 오죽 아쉬웠겠는가. 아쉬움이 많은 오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성. 신령. 신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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