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와 유채꽃밭과 메밀꽃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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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와 유채꽃밭과 메밀꽃 한 번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4.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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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오라동 산 76번지 들녘 청보리.유채꽃축제 열려
 

제주시 오라동에 청보리.유채꽃과 메밀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오는 28일부터 한라산 자락 열안지오름 인근 (오라동 산 76번지. 한울누리공원 인근)30만평 광활한 대지다.

오라동에서 열리게 되는 청보리축제 장소는 지난해 가을철에는 메밀꽃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제주시 오라동 유채꽃청보리축제는 1회 때는 청보리만 식재했으나 올해에는 한라산 아래 샛노란 유채꽃과 메밀꽃까지 파종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단 메밀꽃은 5월 중순경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장에는 언덕 청보리밭 위 돌하루방과 해녀포토존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제주바다는 물론 한라산과 제주시가지가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초 청보리축제로 북적이던 한라산 자락 광활한 대지에는 매밀꽃으로 새옷을 갈아입고 입장객들을 반기고 있다.

청보리와 메밀, 유채꽃 농사를 짓고 있는 문성욱씨는 청정 제주 자연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피어난 유채꽃을 감상하며, 1960~70년대 어려웠지만 인정 넘치던 제주사회를 뒤돌아보고 당시 문화의 한 자락으로 더듬어보고자 하는 취지로 개방하고 있다.

특히 행정이나 외부의 지원 없이 농가가 직접 발로 뛰며 계획한 끝에 열리는 행사라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성욱씨는 청보리축제는 좋은 곳을 혼자 보기에는 아까워 추진, 거창하게 개막식이나 폐막식이 있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 씨는 모든 도민이나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화장실을 갖추기 위해 개인오수관 설치를 해야 하지만 오수관허가가 나올지 걱정하고 있다. 개방기간은 연중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문의=010 7912 9999).

한편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난 후 그 밭에 보리를 파종해 이듬해 봄에 추수를 했다. 보리를 파종하는 일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온 식구들이 나가서 땀을 흘려야 했다.

제주의 보리는 크게 쌀보리와 맥주맥 보리로 나누어진다. 쌀보리는 모양이 둥글둥글하며, 맥주보리는 길쭉길쭉해서 눈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쌀보리는 식구들의 식사용으로 많이 사용됐으며, 맥주맥 보리는 맥주를 만드는 원료로 농협에서 공동수매 했다.

보리파종은 대체적으로 고구마를 캐고 난 밭에서 이뤄졌으며, 보리 파종은 일일이 손으로 거름과 씨앗을 함께 섞어 소나 말이 밭을 일구면 사람이 한고랑 차근차근 어깨에다 채(삼태기)를 메고 뿌렸다.

이렇게 뿌린 씨앗을 모두 한꺼번에 덮어 두려면 설피를 이용해 흙으로 씨앗을 덮어두거나 소나 말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덜기도 했다.

보리는 보통 음력 10월말을 전후로 파종을 마무리 한다. 이렇게 보리를 파종하고 나면 참새들이 반갑다고 노래 부르며 온 동네 친구들은 물론, 멀리 있는 가족, 친구들까지 불러댄다. 이는 추운겨울이면 새들도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보리 파종한 밭으로 많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농부들은 씨앗을 참새가 먹어버릴 것을 예상, 많이 뿌리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허수아비도 세워보고, 깡통도 메달아보고, 대나무에 봉다리(봉지)도 펄럭여 보기도 했다.

그래도 참새나 들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을 비웃듯 씨앗을 모두 주워 먹어 버린다. 화가 난 농부들은 최후의 카드를 들고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된다. 극약처방이란 참새나 들쥐가 좋아하는 보리에 농약을 섞어 뿌려두는 거다.

참새와 들쥐들은 깜~쪽같이 속아서 보리인줄 알고 주워 먹었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옛말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참새가 방앗간은 그냥 못 지나가지만, 우리 농부들 역시 한 해 농사를 망칠 순 없는 일이었다.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식량을 먹고 돈을 쓰다보면 ‘고사리장마’가 시작되면서 보리 수확하는 시기까지 얕은 장마가 계속 된다. 이때쯤 되면 작년에 수확해서 남겨둔 식량도 모두 떨어져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농가로선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보리수확이 빨리 하고 수매를 해야만 첫 수입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물지 않은 보리를 수확할 수는 없었다. 한해 중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여서 흔히 ‘보릿고개‘라 했다.

산 입에 거미집을 칠 수는 없으니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것을 구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고 드디어 보리 수확을 하게 되면, 우선 다음해 5월 다시 수확을 할 때 까지 보릿고개를 견뎌낼 양식을 먼저 비축해야 한다.

나머지는 농협을 통해서 공동구매로 판매를 하게 된다. 공판하는 날이 미리 지정되면 농부들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곡식이 가장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보리 건조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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