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안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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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안새미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5.0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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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96.4m 비고:91m 둘레:1,718m 면적:174,311㎡ 형태:말굽형

 안새미

별칭: 안세미. 명도오름. 안생이. 조리새미오름. 형제봉. 명도악(明道岳). 형봉(兄峰)

위치: 제주시 봉개동 산 2번지

표고: 396.4m  비고:91m  둘레:1,718m 면적:174,311㎡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은 복잡하지만 굼부리와 더불어 숲이 우거진 기슭을 이뤄 심지가 있는 화산체...

 

오름 기슭 아래에 있는 샘터를 중심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두 화산체를 두고 안새미와 밧새미라 부르고 있다. 그 외 이곳 조리샘 때문에 "조리새미 오름"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서 조리는 쌀을 씻을 때 사용하는 기구를 일컬으며 조리샘은 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붙여졌다.

또한 조래천(鳥來川)과 관련하여서는 새들이 날아와서 마시고 가는 옹달샘을 뜻하며, 명도천(明道川)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조선 시대 유학자인 명도암(明道菴. 김진용) 선생의 은거지였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길을 밝힌 사람(明道庵)' 이란 의미가 담긴 명도암은 김진용의 호이며, 그의 스승인 이익 선생을 그리며 자주 올랐던 곳이 바로 안새미 오름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 지역 명칭 또한 명도암인데 오름과 지명 중 어느 것이 먼저일지는 모르나 관련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샘을 기준으로 안쪽은 안새미(세미) 바깥쪽은 밧새미라고 부르고 있으며 나란히 이어진 모습에서 형제봉이라고도 한다. 북동향의 말굽형 분화구를 지니고 있으며 북쪽 비탈의 굼부리에는 명도암 선생 유허비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조리샘 주변은 지금도 잘 정비가 되어 있는데 한때 식수 및 농사용 등으로 구분을 하고 사용하였던 만큼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까지는 명도암 마을 주민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존재였음을 알 수가 있다.

이곳 오름이 높고 낮음에 관하여 좋고 안 좋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 두 오름은 명도암의 유래와 함께 유배온 선비들이 다녔던 곳이기에, 사색을 포함하는 탐방과 그리움의 산책길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찾는다면 좋을 것이다. 

제주시 봉개동의 경우 걸쭉한 오름들이 많이 있으나 조리샘을 기준으로 형제봉 두 곳을 비롯하여 멀지 않은 곳에도 크고 작은 오름들이 있다. 따라서 저평가 대상이거나 인기가 없는 오름이라 할지라도 연계를 하여 탐방을 한다면 다소나마 이동성의 아쉬움을 달랠 수가 있을 것이다. 

 

 

-안새미 탐방기-

 

명도암 커브 길에서 우측 방향으로 초입을 정했다. 보통은 약간 이 전에 많이 이용하는 진입로가 있지만 최근에 제주국제명상센터가 이곳에 생겨서 ‘뭐 하는’ 곳인가 훔쳐볼 겸해서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절을 지나고 제주국제명상센터를 지났지만 이렇다 할 특이한 점은 살피지 못 했고 뒤편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원래의 초입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 이곳에서 일하던 분이 오름 입구를 알려줬지만 우린 길을 아니까 상관없다고 걱정 마시라고 하고는 잽싸게 도망치듯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입구를 올라서자 바로 대왓(대나무밭)이 약간의 경사를 따라서 자리 잡고 있었고 정상적인 오름으로 향하는 통행로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었다. 

숙대낭(삼나무)이 우거진 숲을 헤치고 길도 아닌 곳을 따라 한참 올라오니 타이어 매트 길이 나왔는데 비로소 정해진 산책로에 합류가 된 것이었다. 오름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숨바꼭질하려고 숨어있는 오름이다 보니 정상에 도착을 하고서야  그 아름다움과 오묘함을 함께 느낄 수가 있었다.

 

정상부인 만큼 전망의 순서를 따랐다. 남쪽으로 보이는 견월악(개오리 오름)을 우선으로 하여 몇몇 화산체들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전망을 위한 여건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때문인지 숲을 중심으로 자연미가 넘쳐나는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

산책로를 따르는 과정이 힘든 편은 아니지만 중간에 평상도 있어서 휴식을 취할 수가 있었다. 잠시 벤치 신세를 지면서 주전부리를 하다가 자리를 떴다. 밧새미로 가는 과정에서 경사가 있는 기슭 아래편을 선택했는데 복분자 나무에 열매들이 총천연색으로 달려 있었다.

초록에서 빨강과 검정으로 이어지는 만큼 설익은 것부터 완전히 익은 순 자연산 복분자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이다. 비닐봉지를 꺼내어 따기 시작했는데 삽시간에 가득 찼다.  안새미에서 밧새미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통행세를 대신하여 오히려 득댐을 한 셈이다. 님을 보고 뽕도 땄으니 밧새미로 이어가는 과정이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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