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대통령 지정 별장..옹포리 한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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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대통령 지정 별장..옹포리 한림청장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05.03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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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김구 등이 제주에 오면 이 집에 머물렀다

옹포리 한림청장
 

한림청장 翰林淸莊
위치 ; 한림읍 옹포리 9번지 도심 우회도로 서쪽 끝나는 부분에서 80여m 지점
시대 ; 일본강점기
유형 ; 옛 건물

▲ 옹포리_한림청장건물
▲ 옹포리_한림청장

일본 식민지시대 일본 경찰의 고위 간부였던 石川權次郞(당시 濟州島警察署 警部補)이 살았던 일종의 별장으로 1929년 건축한 것이다.

건물과 정원의 조경이 일본식인데 지금 이 장소는 일부에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당시 수목은 東京·한라산·안덕계곡에서 200여 종을 이식(移植)했으며, 남쪽에 30여평의 연못이 있다.

서쪽에는 자연석으로 쌓은 신단이 있으며, 건물의 내부에는 ‘가미다나’(神棚)를 모시기도 했었다.


'翰林靑莊' 글씨 속에 원래 다른 글씨가 있었는데 대한민국 특무대에서 그 글자를 없애라고 해서 시멘트로 바르고 다시 쓴 것이며 원래 글자는 모르겠다고 한다.


자연석을 탑처럼 쌓은 시설은 개인적인 신앙을 위한 신단이다.(신사라고 하는 기자가 있었는데 잘못 알고 하는 말이다. 신사는 옹포리 바닷가에 따로 있었다.)

자연석을 이용한 석등도 남아 있는 이 정원은 1990년대에 옹포리 소공원으로 개방하기도 했었다.

1949년에 石川의 처인 이순선(李順先)이 불하받아 소유자가 됐다. 1950년 6·25 당시에는 대통령 지정 별장으로 쓰기도 했다.(제주도·제주예총, 오늘에 남아 있는 日帝의 흔적들. 42-45쪽, 한림읍지 49~50쪽)


건축에 쓰인 벽돌은 검은 모래를 재료로 만든 것이고 매우 단단하다고 한다. 집 주인은 화순 모래인 것 같다고 한다.


건축주(현재 소유자의 아버지)는 일본 해군 대령 출신으로 예편하여 경찰 지서장으로 재직시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어머니(모슬포 출신, 고부이씨)는 첫 결혼에 실패하였는데 일본어를 잘 했으며 부친의 눈에 들어 후처로 재혼한 것이다. 외할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하니 안 들어 줄 수가 없었다고 한다.


1943년부터 약 2년 동안 이 집에 미나미 중장이 거주하였다. 1945년에는 비양도 앞 바다에서 일본 군함이 격침되자 함장이 이 집에 와서 머물렀다. 함장은 ‘미군 잠수함이 따라오는 것을 알고 수심 낮은 데로 피신했지만 결국 비행기 폭격에 맞아서 침몰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때 전사한 병사들의 유골은 현재의 한림읍 충혼묘지에 매장되어 있었으며 1970년경 유족들이 와서 이 집에 머물면서 유골을 반환해 갔다.

일본도(日本刀)나 귀금속 같은 부장품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제주 사람들이 순진하여 부장품을 도굴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일제시대나 해방 직후에는 집안에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을 한 집이 제주도내에서는 이곳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승만, 김구 등이 제주에 오면 이 집에 머물렀고, 그 후에는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등 정치인들도 이 집에 머무른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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