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사망 원인 미세먼지속 마라톤 대회 연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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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사망 원인 미세먼지속 마라톤 대회 연기해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5.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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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외부 환경 변화에 맞게 일정 변경 해야"
 

"미세먼지를 억지로 마시게 하는 봄철 마라톤대회를 가을철로 연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5일 논평을 통해 "지난 4월 9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많이 나타나는 시기에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가을로 연기하라는 캠페인을 벌였다"며 "우리 단체의 주장은 간단하다. 시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식 행사를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게 일정 변경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각종 대책이 필요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서부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적게 하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마라톤대회를 미세먼지가 적은 계절인 가을로 연기하기를 촉구하며 아울러 봄철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시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행사, 집회, 모임 등도 실내 위주로 바꾸거나 또는 가을철로 일정 변경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우리나라는 전국에서 보통 250여개의 대규모 마라톤대회가 개최되는데 이 중 2/3 정도가 3,4,5월에 집중적으로 열린다"면서 "우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또는 아주나쁨일 때 열렸던 마라톤 행사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4월 7일에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 경주, 대전, 조치원에서, 4월 15일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농도가 100㎍/㎥이상까지 올라갔을 때는 대전, 장흥, 의령, 춘천, 울산, 단양, 양주, 광명, 수원에서 마라톤 행사가 열렸다. 더구나 4월 들어 가장 미세먼지가 나쁨이고 초미세먼지가 아주나쁨인 21일에는 서울시 마포, 종로, 여의도와 동두천, 용인, 여수 등에서 마찬가지로 미세먼지가 나쁨이고 초미세먼지가 아주나쁨인 28일에도 서울시 마포, 대전, 아산에서 열려 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또 얼마전 초미세먼지가 아주나쁨인 5월 1일에도 잠실에서 마라톤 행사가 열렸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이처럼 모든 마라톤 행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이거나 아주나쁨일 때 마라톤 행사가 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마라톤행사는 적어도 1년 전에 기획되고 행사에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쉽게 취소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1년 후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할 수 없으니 행사를 개최 날짜를 쉽게 조정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자신의 건강을 운에 맡기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을 위해서 달리는 행사를 미세먼지가 한해에서 특히 더 많은 시기에 열려야 하는가.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아래 그림 참조) 일년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6년과 2017년에 3,4,5월에 집중적으로 높았다"며 "올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작년인 2017년에 서울에서는 3월 20일, 5월 6일, 8일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고 경기도에서도 3월 12일, 18일, 20일, 4월 19일, 5월 2일에는 미세먼지주의보가 5월 6일에는 미세먼지경보가 발령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평상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언제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스포츠 행사를 연다면 오히려 시민들의 건강에 큰 위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미세먼지는 인체에 유해한 복합적인 성분을 가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로 구성된 대기 중 부유물질로 2013년 세계보건기구(WT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만큼 위험한 물질"이라고 지적한 논평은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한 전 세계 조기 사망자가 70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초미세먼지는 기관지를 넘어 폐 속 깊숙이 침투하여 세포의 악성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을 일으키고 혈관을 타고 들어가 뇌질환, 치매,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논평은 "평상시에도 위험한 물질이지만 특히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늘어나 체내로 들어오는 미세먼지의 양은 급격히 늘어난다"며 "이대택 국민대학교 교수의 '운동강도와 호흡환기량을 이용한 공기 오염물질 섭취량 추정모델 개발' 연구에서 운동강도에 따른 미세먼지 흡입량을 산출한 결과 성인 남성이 50㎍/㎥ 농도하에서 시속 5.5km/h(속보)로 1시간 동안 걸으면 120㎍을, 시속 9.5km/h 속도로 달리면 240㎍의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미세먼지가 ‘보통’이라도 달리기를 할 경우 미세먼지 ‘경보’ 발령 수준인 300㎍/㎥ 농도하에서 흡입하는 108㎍보다 많은 양이다. 이 내용은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에 머물러 있어도 운동량에 따라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논평은 "건강한 성인의 안정시 호흡환기량은 약 6ℓ/min이지만 시속 9.5km/h 속도로 달리면 약 80ℓ/min까지 증가하여 공기 중 미세먼지는 안정 시 보다 운동을 할 때 10배 이상 흡입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코로 숨을 쉴 때 보다 입으로 숨을 쉴 때 더 많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며 운동강도가 세지면 미세먼지가 큰 저항 없이 폐 속까지 들어갈 가능성도 더 크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각종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서부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적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평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봄철에 개최되는 마라톤대회를 미세먼지가 적은 계절인 가을로 연기하기를 촉구하며 아울러 시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모든 행사, 집회, 모임 등도 실내에서 하거나 가을철로 일정변경 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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