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평화‧인권운동가 서 승 교수(우석대 석좌교수, 전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코리아연구센터 소장)의 ‘옥중 19년’ 출판기념회가 25일 오후 7시 평화가 꽃피는 섬(제주시 관덕로 도서출판 각 2층)에서 열린다.
문화예술교육연구소 ‘바라’가 주관하는 이번 출판기념회는 성요한 성공회 신부의 축하 공연에 이어 서승교수와 조성윤 교수(제주대)와 김동현 박사(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와의 북 토크, 참석자들과의 대화로 진행된다.
서 교수는 1945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조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스물 세 살에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유학했다. 1971년 방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에 그는 영장도 없이 보안사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1971년 4월 김대중‧박정희 후보가 팽팽하게 맞붙은 제7대 대통령선거 이틀 전에 보안사가 발표한 사건의 이름은 이른바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 단지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조작된 그는 1심에서 사형을,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형수에서 비전향 장기수로 ‘감옥 속의 감옥’인 정치범 특별사동 0.75평 독방에서 19년을 살았다. 1990년 3.1절 특사로 풀려났을 때 그는 이미 마흔 중반의 중년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고문을 견디다 못해 학우의 죄를 조작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에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끝에 남겨진 치명적 전신 화상의 후유증을 고스란히 안은 채.
'옥중 19년'은 서 교수 개인의 인생을 관통했던 조국 분단과 야만적인 국가 폭력에 항거하여 사상전향제도에 반대한 투쟁의 기록이자 70년대 정치범 감옥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온 사람들에 대한 증언이라는 점에서 한국 인권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록이기도 하다.
1990년 석방된 뒤 일본 이와나미 출판사의 제안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4년 만인 1994년 '옥중 19년'일본어판을 출간했다. 이를 번역한 한국어판이 나온 것은 그로부터 5년 뒤. 이번에 발간한 '옥중 19년'은 첫 한국어판이 나온 지 20여 년 만에 재단법인 ‘진실의 힘’에서 펴낸 개정판이다. 서 교수가 직접 번역하고 고쳐 썼으며 초판에 빠졌던 표와 지도, 자료 등을 보강하고 오류와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서 교수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법학부 교수로 재직, 비교인권법과 평화학을 가르쳤다. 1995년부터 ‘동아시아 냉전과 국가테러리즘 국제심포지엄’ 운동을 주재했으며 현재 야스쿠니에 반대하는 동아시아 공동행동과, ‘오키나와‧대만‧만주-역사의 수난자와 함께 하는 동아시아 평화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4‧3 진상규명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지원하는 등 제주와의 깊은 인연으로 2017년에는 제주대 재일제주인센터 방문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서승의 동아시아 편화기행-한국, 타이와, 오키나와를 가다', '동아시아의 우흐가지 1,2-서승의 역사인문 기행'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