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르신들이 매일 가시는 곳, 즐거운 동네 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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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르신들이 매일 가시는 곳, 즐거운 동네 경로당!
  • 문미경
  • 승인 2018.05.27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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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경 안덕면사무소
문미경 안덕면사무소

흔히 ‘동경대학’이라고 일컫는 동네 경로당은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하루의 서너 시간을 보내던 곳이었다. 할머니는 연세가 드실수록 아픈 몸이 더 쑤시고 다니기 힘들어도 경로당에 가서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셨다.

할머니 집에 갈 때는 먼저 경로당부터 들러 할머니를 모셔 올 때가 많았다. 이렇게 친숙했던 경로당이 이제는 공무원이 되어 첫 업무로써 매일 접하게 되었다. 노인복지는 사회복지를 전공할 때도 선택과목으로 신청할 만큼 관심이 많은 분야였다. 그렇기에 처음 맡은 업무임에도 부담감 보다는 좀 더 친숙하게 다가왔고 일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 놀란 것은 경로당의 장비 지원시스템이다. 어르신들이 건강장비와 필요비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경로당은 매달 장비보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체계화 되어 있다. 예전에 할머니를 모시러 경로당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던 큰 안마의자, 맛사지기 등이 대부분 보조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달 전쯤 충효한문교실을 신청하라고 각 마을 별 노인회장님들께 연락을 드렸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동생이 초등학교 여름방학이면 경로당에 가서 배우던 프로그램이었다. 동생은 그때 한자를 많이 알게 되었다고 했었다. 어르신들에게 한자와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안덕면에는 아이들의 수가 많지 않아 신청하는 곳이 없었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마을별 경로잔치 행사를 다니면서 어르신들이 즐겁고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나 또한 기뻤다.

문득 예전에 할머니가 경로잔치 행사로 도내 관광을 다녀오셨던 일, 경로당 어르신 점심 행사를 할 때면 즐겁게 참석하시고, 당번을 하는 날이면 일찍 문을 열러 가시고, 제사가 있던 다음 날이면 떡과 반찬을 싸서 경로당에 가져가 나눠드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할머니는 경로당에서 얻은 동네 소식, 세상이야기를 마치 옛날이야기를 풀어 놓듯이 곧잘 들려주시곤 했다. 지금은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매일 다니시던 경로당을 못 간 지 오래 되었지만 할머니에게 경로당은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중요한 공동체 공간이었다.

경로잔치에서 재미있게 보내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100세 시대에 건강한 노후에 필요한 것은 함께 할 수 있는 벗과 소통 공간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머지않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이때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어우러져 건강하게 노년을 맞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곳이 동네 경로당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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