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오름파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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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오름파괴 불가피..."
  • 김명완
  • 승인 2018.05.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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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반대 릴레이 기고) (사)곶자왈사람들 김명완 환경보전간사


 

(사)곶자왈사람들 김명완 환경보전간사

지난 2015년 11월 10일,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로 성산읍 지역을 전격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곳을 제2공항 최적지라고 발표한 근거로 주변 소음지역 거주민이 적다는 것과 환경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필자는 공군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주특기로 7년간 항공관제를 맡았었기 때문에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국토부의 제2공항 계획 논거는 문제가 많다.

첫 번째로 소음지역이다. 공항 활주로는 길이가 3km 이상 되어야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국제공항기준). 활주로 거리가 3km 이면 주변 소음지역은 이보다 10배 정도는 봐야 한다. 10배면 30km, 그러면 성산읍만이 아니라 주변 구좌읍, 표선면 등 피해지역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간과하고 있다.

두 번째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이다. 우선 지질 부분을 살펴보자. 제2공항 주변지역에는 모남굴,수산굴 등 여러 동굴이 분포하고 있고 사업부지 안에도 신방굴이 존재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것은 문헌 조사에 의한 것일 뿐이고 사업부지에 대한 동굴정밀 조사는 아직 이뤄진바가 없다. 그렇다면 동굴 생성 원리상, 사업부지 안에도 동굴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제2공항 계획이 덜컥 발표된 것이다.

공항 주변과 활주로에 동굴이 있다는 것은 비행기 안전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항공기 착륙 시, B747 기준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동굴이 무너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즉, 비행기가 착륙할 때, 동굴이 무너지게 되면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

이 중에서도 오름 훼손은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ICAO(국제항공기구)는 국제공항기준으로 ILS(계기착륙장치)설치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ILS는 공항 주변에 기상이 좋지 않을 때 자동으로 착륙하는 항공기에게 활주로 거리 방위 각도를 알려주는 시설이다. ILS는 주변에 장애물이 있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즉 주변에 높은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제2공항 주변에는 오름이 많다. 이 장비를 설치하려면 오름 훼손은 불가피하다. 국토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도 성산읍 지역 10개의 오름을 절취해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제2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조차 인정한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10개의 오름을 훼손하지 않아도 공항을 지을 수 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결국 이것은 비행기의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이다.

김해공항에는 한쪽 ILS가 제대로 작동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본적이 있다. 그 이유는 활주로 끝 부분에 산이 있어서다. 기준에 맞게 ILS가 정상 작동을 하려면 산을 깎아야 해서 비용문제가 만만치가 않아서다. 여기에 그 답이 있다. 제2공항도 ILS 설치를 위해 주변 오름을 여러 개 깎아야 되는 건 필연적인데 그 비용은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환경․안전 문제가 있다. 바로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이다. 버드스트라이크는 대개 비행기의 이·착륙이나 저공비행 중에 일어나는 항공기 사고이다. 국토부 보고서에서는 제2공항 예정지와 8.7km로 떨어진 곳에 제주도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하도리 철새도래지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ICAO(국제항공기구)에서 공항은 철새도래지와 7.5km 이격거리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에서 거리를 재보면 하도리 철새도래지와 제2공항은 7.5km 이내에 있다. 즉, 국토부가 자료를 왜곡한 것이다.

이것은 2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하나는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항공기 안전 문제이다. 철새도래지가 주변에 없는 제주공항에서도 버드스트라이크 문제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4월 30일에도 제주공항에 승객 160여명을 태우고 착륙하던 항공기는 20피트(약 6m) 상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를 당했다. 물론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공항 주변에 철새도래지가 있다면 더 빈번하게 버드스트라이크가 일어날 수 있으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철새도래지의 유지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하는 철새들이 쉴 새 없이 항공기가 이동하는 공항이 있을 때 과연 이곳을 계속 찾아올까? 더군다나 24시간 밤새 운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주로 주간에 휴식을 취하고 야간에 먹이활동을 하는 철새들에게는 큰 위협요인이다.

더군다나 고의인지, 무지인지 모르겠지만 국토부 보고서에는 하도리 철새도래지만 나와 있을 뿐, 5km도 떨어지지 않은 오조리 철새도래지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조리 철새도래지는 하도리보다 규모가 작지만 국제적 멸종 위기종 저어새를 비롯해서 매해 43종, 4,000마리 가까이 새가 날아오는 곳이다. 또한 철새들은 하도리와 오조리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어 하나의 철새도래지 벨트로 봐야 한다. 제2공항은 이 2개의 주요한 철새도래지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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