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 앞바다에 전설처럼 살아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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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 앞바다에 전설처럼 살아있는 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5.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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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5대 명산과 바닷속에 있는 진산 두럭산 찾아보니..
 

제주에 과연 산은 몇 개가 있을까.

산이라고 부르는 곳을 헤아려 보는 방법이 있겠지만 화산섬인 제주의 입지를 고려하면 정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영주산, 고근산..... 사실 이러한 명칭들은 산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화산체들인 만큼 오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오름들의 별칭이 있는 만큼 제주에 산(山)이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군산(굴메오름), 단산(바굼지오름), 수영산(물영아리), 망산(보름이오름), 미악산(솔오름), 궁산(활오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면 5대 진산과 명산에 포함이 된 산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산을 포함하는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림잡을 수도 있지만 의외의 산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맞추기는 쉽지가 않다.

이에 관하여 관심을 갖지 않았거나 참고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을 지니니 않았다면 의외로 여기게 될 것이다. 제주도민이라 할지라도 다소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나 당연하다.

일찍이 제주에는 명산이 다섯 개가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확성과 확실성을 근거에 두고 표현하기는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즉, 제주의 오름이 몇 개냐 하는 질문에 따르는 답변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문헌이나 자료를 참고할 때 이는 민간 어원에서 시작되었거나 한 시대의 고 문헌을 통하여 지금껏 구전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일부 고문헌을 살펴보면 선정한 다섯 곳에 관한 내력이나 정황을 비롯하여 유래가 있어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제주의 산들 중에 진짜 산이라고 여겼던 이른바 5대산은 다음과 같다.

한라산. 산방산. 영주산. 청산(성산 일출봉). 두럭산.

여기서 네 산은 알고 있으면서도 이해가 쉽겠지만 두럭산의 경우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이 두럭산이 제주 5대 명산(진산)에 포함이 된 것과 관련하여 알아둘 필요가 있다.

 

1. 성산(城山) (이하 무순).

청산은 일출봉을 말하며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라고 하여 구구봉이라고도 부른다. 원래는 숲이 무성하고 울창하다고 하여 청산(淸山)이라 불렀는데 바닷가에 세운 성채 같은 형세로 인하여 성산(城山)이 되었다.

한라산과 용암동굴계를 포함하여 세계 자연유산을 이끈 명산이다. 또한 해돋이 광경이 너무 아름답다고 하여 제주 십경 중 제1경의 영광을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일출봉은 오래전 바닷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이다. 

뜨거운 용암이 물과 섞일 때 일어나는 폭발로 용암은 고운 화산재로 부서졌고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을 만들어 놓았다. 본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었는데 1만 년 전에 땅과 섬 사이에 자갈과 모래가 쌓이면서 육지가 되었다.

지금의 터진목(일출봉과 광치기 해안 사이) 일대가 오래전에는 바다였다고 여기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2. 한라산

말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산이다.

그러면서도 이 한라산을 두고서 다소 의외라고 여길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각 지방에 진산이 있듯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진산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진산은 한 곳이 아니고 다섯 곳이며 산(山) 이외에 악(岳)이라 하여 이를 오악(五岳)이라 불렀다.  오악은 다음과 같은데 공교롭게도 한라산은 포함이 안 되었다.

중앙은 서울의 북악산. 동쪽은 원주의 치악산. 서쪽은 강화도 마니산. 북쪽은 해주의 구월산. 남쪽은 나주의 금성산. 이렇듯 한라산은 오악에 포함을 시키지 않았는데 그러면서도 영산(靈山)이라 하였다.

나라에서 어사가 왔을 때 제사를 올렸고 후세에는 해마다 빠짐없이 제사를 올려 오악(五岳)과 같은 영산(靈山)이 되었다.

 

3. 영주산

표선면 성읍리 소재이며 별칭으로 영주모르가 있으나 일찍부터 영주산이라 불렀다. 1목 2 현시대에 대정현과 더불어 정의현이 있던 곳이며 지금의 민속마을 어귀에 있다.

이러한 입지와 관계가 되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일대의 많은 오름들을 제치고 5대 명산에 포함이 되었다.​

 

4. 산방산

높게 솟은 산 남쪽의 중턱에 동굴이 있는 것에 연하여 굴산이라고 부르며 산속의 방(房)이 있는 형태라 하여 산방산이라고 한다. 제주에 산재한 여러 오름들과 달리 종상화산(鐘狀火山)에 속하는 특이한 화산체이다. 

화산체의 대부분이 조면암질 안산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형태가 특이한데다 중턱에 있는 천연동굴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이다. 

일찍이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십경에 포함이 된 것도 이러한 입지를 토대로 했을 것이다.  제주도 대부분의 화산체와는 달리 정상에 분화구가 없고 풍화된 조면암주를 포개어 세워놓은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외관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암벽 층은 일반적인 산이나 오름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타나며, 주상절리에 따른 침식 흔적 외에도 기슭의 중턱을 넘어선 주변에서도 풍화작용을 받은 타포니(tafoni)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5. 두럭산

일부 관심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소할 뿐 아니라 의외로 생각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럭산은 육지가 아닌 바닷속에 있기 때문이다. 김녕리 덩개해안과 서근(썩은)빌레 사이의 앞 바다에 있다.

바다에 떠 있는 섬이면서 바다 안에 있는 산으로 알려진 두럭산은 실제 존재하고 있다. 전설 속의 섬도 아니고 구전되는 희미한 내용의 산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나무가 없는 대신 해초 등이 있으며 산봉우리 대신 빌레로 이뤄진 하나의 섬이다. 용암이 흐르면서 쌓인 쇄설물인지 자체 폭발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주에서 흔히 부르는 '여'(수중 빌레)의 일종이다.

 

 두럭산은 제주도 동부권의 구좌읍 김녕리 마을 동쪽 바다에 있다. 밀물 때에는 물에 잠기는 만큼 없어졌다가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바위이면서 수중 빌레나 암초 정도로 볼 수가 있다.

즉, 두럭산은 바닷속에 있거나 수중에 떠 있는 산(山)이라 여기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러한 만큼 육지에 있는 산들에 비하면 두럭산은 산이라 할만한 것이 못 되는데 이것은 바다에 있는 하나의 바위 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곳을 산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두럭산에 대하여 일부 관심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생소할 뿐 아니라 의외로 생각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럭산은 육지가 아닌 바닷속에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 떠 있는 섬이면서 바다 안에 있는 산으로 알려진 두럭산은 실제 존재하고 있다. 전설 속의 섬도 아니고 구전되는 희미한 내용의 산도 아니며 김녕리 덩개해안과 서근(썩은)빌레 사이의 앞 바다에 있다.

 
   

분명한 것은 나무가 없는 대신 해초 등이 있으며 산봉우리 대신 빌레로 이뤄진 하나의 섬이다. 용암이 흐르면서 쌓인 쇄설물인지 자체 폭발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주에서 흔히 부르는 '여'(수중 빌레)의 일종이다.

음력 3월 중(15일 전후) 간조 시간에 몸 체가 드러난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은 날 동안 확인할 수 있다.

즉,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한 시기의 오후 썰물 때를 맞추면 어느 정도 몸체를 볼 수가 있다. 덩개해안의 동쪽(右)은 속칭 서근빌레가 있다.

해안도로를 사이로 위쪽은 풍력발전기들이 있고 해안 아래쪽 빌레의 일부는 서근빌레라고 부른다.서근빌레는 썩은 빌레를 뜻하며 빌레는 용암이 굳어서 넓거나 길게 이어지는 바위군 정도를 말한다.

일찍이 서근빌레 주변에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멜떼(멸치)나 고도리(고등어)를 비롯하여 따치(독가시돔) 등이 주로 많이 들어와서 인근 주민들이 어획을 했다고 한다.

또한 바닷물에 떠밀려온 시신들이 발견되곤 한 것이 썩은섬이라 부르게 된 동기라고 한다.

 

​  썩은빌레 서쪽에는 돌로 쌓은 경계담이 있는데 환해장성 터이다. 환해장성은 고려 시대에 여몽 연합군과 삼별초 군사들 사이에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서 생겨난 전시 방어용 석성이다.

제주도에 있던 고려 군사들이 해안에 축조한 전투와 방어의 목적으로 쌓은 것들이다. 선박을 이용하여 바다로부터 침입하는 상륙 군사들을 저지하기 위한 성으로서 제주 해안선을 따라가며 성을 쌓았던 것이다.

이곳 김녕 환해장성 역시 일부는 복원을 하였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흩어진 모습 그대로 남은 곳도 있다.
 
  김녕리의 두럭산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산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한 입증이나 추가적인 근거는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아마도 민간 어원이나 구전 상의 내용이 포함되었겠지만 한 시기를 통하여 정해진 것만은 아닌 것으로 짐작이 된다. 한국 민속 신앙 사전 중에 제주 풍해방지의례(濟州風害防止儀禮)에는 비슷한 내용들이 전해지고 있다.

두럭산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그 지역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유래 등을 통하여 전해지는 것들이다.

구좌읍 하도리 포구 주변에는 빌렛개라고 부르는 곳이 있는데 그 옆의 셍이(생이)동산의 구전 내용을 비롯하여, 난도(문주란 자생지. 토끼섬)의 할망당과'난리여'이야기, 서귀포시 하효동 효돈천 하류 지역의 '신소'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두럭산은 실제 존재하는 섬이면서 산인만큼 단순하게 전해지는 내용이 아닌, 오래전 제주의 역사와 민간설 등을 종합하여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환해장성과 서근빌레(썩은빌레) 등을 포함하여 이 일대를 재정비하고 안내문 등도 필요로 하리라고 본다. 언제까지 전설이나 민간설로 놔두는 것은 두럭산이 몹시 서운해하고 행여 화라도 입힐 수 있지 않겠는가. 


  과연 존재하는가? 두럭산은 실제 존재한다. 바닷속에 있지만 산(山)이 아니라고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용암 쇄설물이 흘러 굳어진 모습이라면 ‘여’(수중 바위)나 ‘빌레’ 등으로 취급할 수도 있지만 만약에 자체 폭발이 이뤄져서 굳어진 형태라면 독립형 소화산체인만큼 악(岳이)나 봉(峰) 등을 포함하여 오름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설의 섬이라 부르는 이어도 역시 하나의 오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

바닷속의 두락산과 관련한 상황이나 내부적인 면은 물론 수중 안의 입지에 관한 자료가 없을 뿐이지만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동네 사람들 특히 나이가 많으신 여성 어르신네들을 몇 분 만나서 여쭤봤지만 정확한 답변을 얻지는 못 하였다.

다만, 금기시되는 여(수중 바위)인 만큼 해녀들 역시 좀처럼 드나들지 않았다는 것이 일부 증언이었다. 두럭산은 간조 시간에 접어들면서 그 정체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는 파도에 의하여 가늠할 수가 있다.

 

​ 두럭산의 존재. 두럭산은 한라산과 서로 대가 되는 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과 바다를 대표하는 제주의 진산이라고 한다.

한라산은 영산(靈山)이라 한 만큼 언젠가 운이 돌아오면 장군이 난다고 하였다. 또한 한라산에서 장군이 나면 이곳 두럭산에서는 장군이 탈 용마가 난다고 여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구전 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두럭산을 신성한 바위로 여겨서 그 가까이에서는 언동을 조심하였던 것이다.  

전해지는 내용 중에는 해녀가 바다에 나갔다가 두럭산에서 큰소리를 질러서 갑자기 바다에 풍랑이 일어 곤경에 빠졌었다고 한다.

또한 제주의 설화 속에 등장하는 설문대할망과 관련한 말도 전해지고 있는데, 몸집이 아주 큰 설문대할망이 한라산과 청산(성산)을 밟고 앉은 채 두럭산에서 빨래를 했다는 설화도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두럭산은 실제 존재를 하는 산이면서 바닷속에 있는 바위이고 여러 가지 구전되는 내용을 간직한 신성스러운 곳이다.

암초라고 할까. 수중 바위라고 할까. 아니면 바닷속에 숨은 산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까. 해녀들도 주변에서 해산물을 캐지 않고 위에 앉지도 않을 만큼 신성시 여겨 온 곳. 낚시꾼이나 어부들이 애써 피해 다녔다는 성스러운 곳. 두럭산은 바로 이런 입지를 지닌 수중의 산이다.


 김녕리 마을 사람들은 이 두럭산을 금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두럭산 위에서 고기를 낚는 일이나 그물을 놀지 않았으며 해녀들은 그 주변에서 물질하는 일을 삼갔다.

그만큼 신성시 여겼고 주변을 포함하여 중요한 곳이라 믿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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