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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미 개인전 '풍경 스친 유령'
김태홍 기자  |  kth6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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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6.13  22: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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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미 개인전 '풍경 스친 유령'이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오는 23일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열린다.

'풍경 스친 유령'은 제주도에서 태어났으나 제주도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는 작가가 무의식에 남은 기억을 찾아 제주도를 돌아보고, 그 여정을 담은 전시다. 작가는 드로잉, 영상, 소리, 게임 등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제주도의 풍경을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관람객의 무의식에 다가가 잊고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냄으로써 제주도의 오래 전 풍경을 되살린다.

기억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탐구해 온 유다미는 무의식 어딘가에 남아있을 제주도의 기억에 관한 작업을 하기 위해 작년 문화공간 양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처음 제주도를 방문한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 잠시 살았던 집을 인터넷 지도에서 검색해 보고, 직접 찾아 나섰다.

영상작품 '비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에는 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옛 집과 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목소리, 현재 그곳의 모습이 찍힌 영상, 도시풍경, 자연 등이 서로 병치되어 나타나면서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막으로 처리한 작가의 말 속에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깨지면서 작가가 느낀 감정 즉 불편함, 안타까움 등이 표현됐다.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기억 지도>는 소리작품이다. 소리를 들으며 관람객은 잊고 있었던 다양한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는 작가의 목소리는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한 일종의 장치다.

드로잉 '분실된 풍경'과 '스펙트럴 메모리즈Spectral Memories'는 제주도의 풍경을 이성에 의한 분석을 가능한 배제하고 무의식의 흐름에 따라 선들로 그린 작품이다. '분실된 풍경'과 '스펙트럴 메모리즈'는 원래 하나의 작품이었다. 즉 '분실된 풍경'의 사라진 부분들이 '스펙트럴 메모리즈'다.

작가는 이처럼 드로잉을 파편화시킴으로써 기억이 파편화되어 있음을 표현했다. '스펙트럴 스케이프Spectral Scape'역시 의식에 지배받지 않고 빠르게 선으로 그려나간 작품이다. 작가에게 풍경을 수집하는 일은 기억을 수집하는 일이다. 작가는 관람객 역시 드로잉을 바라보며 의식 너머에서 기억하고 있던 이미지를 부분부분 떠올리며 기억을 수집하길 바란다.

게임을 작품에 접목시킨 '엔트로포센'은 관람객의 참여가 필요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앞으로 움직이는 정사각형의 물체를 드로잉으로 계속 막아야 한다. 드로잉은 마우스를 클릭하면 생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끝나고, 드로잉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클로즈업되면서 비행기를 타고 도시를 탐험하는 듯한 영상이 펼쳐진다. 관람객마다, 같은 관람객이라도 할 때마다 클릭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드로잉으로 구축되는 세계는 매번 다른 모습이다. 게임 속 드로잉 역시 제주도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졌다. 이 작품은 무분별한 개발을 주제로 한다.

작가가 살았던 집이 있던 연동도 개발로 인해 이야기를 듣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엔트로포센은 지구 환경에 인류가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를 말하는 비공식 지질학 용어이다. 즉 관람객이 정사각형 물체를 막는 드로잉을 생성하는 행위는 끊임없이 개발로 도시를 확장해가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관람객은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얼마나 개발로 환경이 변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전시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작가의 이전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 제작과정 등을 설명하며, 현재 제주도 개발, 환경문제 등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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