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돌그물..하도리 굴동 멜튼개(갯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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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돌그물..하도리 굴동 멜튼개(갯담)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06.17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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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그물과 같은 형태 한반도와 일본의 구슈·오키나와에서도 발견돼

하도리 굴동 멜튼개(갯담)

굴동 멜튼개

위치 ; 구좌읍 하도리 굴동 토끼섬 남쪽
유형 ; 어로시설(개)
시대 ; 조선∼현대

 

▲ 하도리_멜튼개(가로).
▲ 하도리_멜튼개(세로).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최근까지 남아 있는 어로 수단이 바로 원이다.

갯가의 생김새가 살짝 만(灣)을 이루는 '개'에는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몰려드는 고기떼가 썰물이 되면 그 안에 갇혀 쉽게 잡을 수 있게 장치한 것을 '원' 또는 '개'라고 한다.

조천·구좌·성산 일대에서는 주로 '개'라 하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원'이라 하는 곳이 많다.

'개'는 살짝 만을 이룬 곳을 뜻하는 자연환경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고, '원'은 한자 낮은담 '垣'에서 온 말이다.

'원'은 자연 지형을 파괴하지 않고 얕은 바닷가에 돌담을 길게 쌓아 놓고 고기를 잡는 것이므로 돌로 만든 그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갯담을 이용하여 멸치를 비롯하여 갈치·벵에돔·감성돔·숭어 등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갯담 안에 멸치 떼가 들면 먼저 발견한 사람이 '멜 들었저!' 하고 큰 소리로 외쳐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잡을 수 있도록 했다는 데서 공동 생활의 아름다운 모습을 돌이켜볼 수도 있다.

돌그물과 같은 형태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의 구슈·오키나와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한반도에서는 돌로 축조한 것을 '돌살'이라 하고, 돌 대신 나무로 엮어 만든 것을 '漁箭' 또는 '魚梁'이라고도 했다.

다만 한반도에서는 대나무나 갈대를 많이 쓰는 데 비하여 제주도에서는 돌을 쓴 것, 《조선왕조실록》등을 통해 볼 때 한반도에서는 철저히 개인 소유인 데 반하여, 제주도에서는 마을 공동 소유라는 점이 다르다.(제주민속유적 30쪽) (한라일보 2000년 6월 6일, 2001년 3월 5일) (제민일보 2001년 2월 20일)

제주도 해안의 갯담은 일정한 격식을 갖춘 인공적인 것이나 천연적인 것도 없지 않다. 천연적인 것에는 '원'이나 '개'라는 말을 쓰지 않고 '통'이라고 한다.

하도리에는 동네도 일곱이고 바다밭도 일곱인데 그 바다밭은 조간대에 위치한 바다밭에서 여러 가지 해조류를 채취하는 일, 개에 몰려든 고기를 잡는 일, 그리고 보다 수심이 깊은 1종공동어장에서 해녀들이 어패류를 채취하는 일까지 오랫동안 고착되어 왔다.

그러니 동네 사람들은 그들 동네에 속한 바다밭밖에 이용할 수 없다. 하도에서는 '원'이라 하지 않고 '개'라 한다.

하도리 '개'의 담 축조는 안팎으로 모두 수직으로 쌓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은 그들의 해역(海域) 안에 있는 개를 음력 2월 그믐 간조 때 1년에 한 번 꼴로 보수했다. 보수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은 각가구에 정해진 '궐금(闕金)'을 내야 했다.

개에서 고기를 잡는 도구는 '맞잽이', '맞잡이', '산돌'이라 하는 이동식 그물이다. 막대를 Ⅴ자가 되게 고정시켜 놓고 거기에 그물을 끼운다.

평상시에는 두 개의 막대를 접어 하나가 되고 사용할 때는 펼쳐 고정시키면 Ⅴ자가 된다. 이 어구를 가지고 가족 단위로 개별적으로 잡는다.

한 어구에 두 사람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그물로 고기를 떠올리면 다른 사람은 그물에 든 고기를 바구니로 담아 나간다. 보통 봄 가을에 많이 잡는다.

하도리에는 이름이 알려진 갯담(원, 개)이 다음과 같다.


동동 ; 백병개, 먹돌개, 흰모살개
굴동 ; ᄌᆞᆨ은광애통, 멜튼개, 새개, 다칫개(다찟개), 불턱개, ᄃᆞ리원개, 중퉁굴ᄎᆞᆷ, 석은엿개


신동 ; 코지알개, 코지샛개, 코지웃개, ᄆᆞᆯ텅개, 궤수개, 조랑개
서문동 ; 겡애집일개, 엉숙개, 욱주억개, 알주억개, 버렝이밭알개, 무두망개


서동(섯동, 饍) ; 빌렛개
면수동 ; 낙짓개, 희모살개, 펄낭개

굴동 멜튼개는 해안에서 토끼섬 쪽으로 길게 뻗어나가게 만든 갯담이다. 해안도로에 가깝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만(灣)에 인공을 더하여 만들었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의 수심이 대체로 50㎝ 정도이다. 담의 높이는 대략 1m 정도이다. 멜(멸치)이 많이 들어 잘 뜨는 개여서 '멜튼개'라고 이름 붙였다.

모래 바닥 위에 띄엄띄엄 돌멩이들이 보이는데, 개의 면적이 약 2,000평 정도이다. 멜튼개의 서쪽에는 '새개'가 붙어 있다. 더 서쪽에는 '다찟개', '불턱개', '도리원개', '중퉁굴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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