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용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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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용머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6.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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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8.5m 비고:43m 둘레:1,597m 면적:59,515㎡ 형태:원추형

 용머리

별칭: 용머리해안

위치: 안덕면 사계리 112-1번지

표고: 48.5m  비고:43m  둘레:1,597m 면적:59,515㎡ 형태:원추형  난이도:☆☆☆

 

 

용암대지가 생기기 이전에 수중폭발로 만들어진 오래된 수성 화산체이며 대표적인 응회암층의 오름. 

 

용머리가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바다를 품고 머리가 잘린 용의 모습을 드러낸 것과 관련하여 용머리 해안이라 부르는 이곳은 오름으로 표현하는 독립형 화산체이다. 특히나 한라산을 비롯하여 수백 개의 오름 중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체라는 점을 안다면 흥미로움을 느낄 것이다.

제주의 잉태나 생성 과정을 두고서 쉽게 이해를 한다면 고참이고 선조 격인 오름으로서, 용암대지가 생기기 이전에 만들어진 수성 화산체이며 오래된 대표적인 암석이다. 180만 년 전 수중폭발에 의하여 형성된 응회암층으로 풍화열과 수직절리단애 등이 어우러진 채 절경을 이루고 있다. 단순한 경승지나 경관이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 등으로 취급이 되기 전에 중요한 곳이고 여러 의미가 내포된 곳이다.

용머리해안의 대부분은 현무암질 응회암으로 이뤄졌으며 분화구 자체가 높이에 비하여 큰 응회환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화산체의 붕괴가 일어난 화구가 세 개로 변하면서 분출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오랜 기간의 침식 작용에 의하여 절벽 아래는 파식 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위로는 수많은 풍화열을 만들어서 특이한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일출봉이나 수월봉과는 다른 성질의 수성화산체이다. 

제주에서 지형적인 요소와 구전되는 내용을 정리하면 두 마리의 용이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꼬리가 물에 잠긴 용머리(용두암)가 있으며 남쪽 방향에는 머리가 잘린 용(용머리 해안)이 있다. 하늘을 향해 머리를 들어 올린 용두암이 승천에 실패한 형상이라면 용머리는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 형세이다. 두 용이 합쳐진다 한들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출신 성분이 다르고 성질이 다른 때문이다. 

해안의 한쪽에는 용머리 혈맥의 잔등 지점이 있다. 천하를 호령할 제왕이 태어남을 염려한 중국 진시황이 호종단을 시켜 기운을 차단하기 위하여 끊은 곳이다. 어디까지나 전설에 의존하지만 이와 관련한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장차 왕이 태어날 것을 안 중국 진(秦)의 시황제가 호종단을 보내 이곳의 혈을 끊으라 했다. 호종단은 이곳에서 왕후지지(王后之地)의 혈맥을 찾아내 용의 꼬리와 잔등 부분을 칼로 내리쳐 끊었다. 그러자 시뻘건 피가 솟아 주변을 물들이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임무를 마친 호종단은 차귀섬으로 배를 타고 나가려다 한라산 신의 노여움을 받아 태풍에 목숨을 잃었다.”

용머리해안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고 반드시 직접 걸으면서 보고 느껴야 하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 이동을 하면서 일대의 풍경을 만나는 동안 쫍지롱한 바다 향을 맡을 수가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마파람은 청정 제주의 맑은 공기를 듬뿍 안겨줄 것이고 해풍에 실린 작은 파도 소리는 흥겨움으로 들려온다. 어쩌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드리워서 수평선과 맞닿는 모습을 볼 때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그만큼 용머리해안은 뷰가 있고 소리가 있는 시청각의 현장이며 덤으로 향기가 있는 곳이다.  산방산 아래에 위치한 용머리해안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산방산 주차장을 통하여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산방산의 뷰를 보고 느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아래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이동 거리를 감안해서 위쪽을 선택하여야 한다.

 

-용머리 탐방기-

현재 용머리해안 관람은 1코스와 2코스로 나눠져 있다. 과거에는 빙 둘러서 전진 코스로 이용을 하였으나 중간에 낙석 위험지대가 있어서 리턴을 원칙으로 하면서 구분을 한 것이다. 옥에 티가 되겠지만 당장은 안전을 고려한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다. 해안선을 따라 들어가는 동안 우측으로는 사계 해안을 시작으로 송악산​까지 뷰가 이어진다. 썰물 때에 맞춰 찾았지만 ‘조금’ 물때인지라 잔잔한 파도 쇼는 만나지를 못했다.

용머리 해안은 해식절벽으로서 제주의 작은 그랜드 캐니언으로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색적인 형상을 한 바위의 아래로는 바닷물이 찰랑대고 그 바위 위를 걸으면서 돌아보는 동안 층층이 색을 달리하고 있는 바위의 모습은 장관이다.  진입 후 얼마 있다가 호종단에 의하여 머리가 잘려나갔다고 하는 용머리 혈맥의 잔등 지점을 지나게 되었는데 상단의 모습은 예리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사계 해안을 출발하여 일대를 유람하는 상선이 보였는데 사랑의 유람선으로 부르는 배는 마라도와 가파도 인근 포함하여 용머리 해안 등을 순회하는 유란선이다.​ 작은 파도 소리가 방해를 했지만 열심히 안내를 하는 선장님의 방송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용머리의 아래쪽을 따라 계속 전진을 하다가 형제섬과 송악산이 뚜렷하게 보이는 지점에 도착을 하였다.

수면 위로 돌출이 된 모습이 두 개의 바위가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형제섬이라 부른다. 지금의 모습은 하나로 보이지만 사계 해안을 따라 송악산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서 보면 두 개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오래전으로 용암대지가 생기는 시기의 지질학이나 화산학과 관련을 하면 지금의 형제섬과 송악산은 한 뿌리라고 했다. 이 둘은 수면 아래로 잠겼지만 한 개체이며 침식과 해수면의 작용으로 인하여 오늘날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어쨌든 이 형제의 뿌리가 송악산과 형제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흥미로운 일이다. 밀물 때 파도에 떠밀려 온 바닷물은 바위의 공간을 차지하여 밋밋함을 덜어줬고 웅덩이처럼 움푹 팬 곳에는 작은 물고기를 비롯하여 해식 생물체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관찰이 되었다. 하절기에 접어든 용머리 해안은 간간이 불어오는 마파람이 도와주는 때문에 탐방하기가 좋았다. 악천후 때 출입이 통제되는 점을 생각하면 시계가 흐릴지라도 감안을 해야 한다.

용머리 응회환은 서로 다른 분화구에서 터져 나와 쌓인 세 묶음의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경계에서는 큰 규모의 절단된 부분과 침식된 부분을 직접 관찰할 수가 있는데 바다를 향해 빙 둘러서 머리가 잘린 모습이라지만 끝 지점의 일대에서는 이색적인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

어느덧 반환점에 도착을 했고 두 곳으로 나눠진 코스는 어느 방향에서 출발을 하던지 더 이상 전진은 안 되었다. 낙석 위험에 따른 조치이며 과거에는 통행 제제가 없었는데 근년에 임시 처방으로 이런 구성을 해놓은 것이었다. 좀 더 정확한 파악을 한 후 다리를 놓던지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진행에 어려움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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