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선원,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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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명선원,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달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6.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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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명선원 유치원 등 ‘행정대집행’ 철거 결정
행정이 불교탄압 일방적 주장..오히려 ‘역풍’
 

‘여측이심(如廁二心)’이란 말이 있다. 뒷간에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는 뜻으로, 내가 급할 때는 간이라도 빼어줄 듯 굴다가 급한 일이 마무리되고 나면 금세 마음이 변하는 꼴을 이르는 말이다.

이는 최근 원명선원이 행정에 하는 것을 두고 이 같은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불교연합회는 최근 원명선원 유치원 건축물 철거위기에 놓였다며 행정이 불교탄압을 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2차례에 걸쳐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본보 6월11일자“원명선원 유치원건물 철거..사실과 전혀달라”보도)

이는 제주시가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을 위해 원명선원 유치원 건물 등을 철거하겠다면서 4차 계고장 발부를 6월15일까지 자진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는 상습침수지역, 산사태위험지역 등 지형적인 여건 등으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지정되는 지구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원명선원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난 2007년 9월 태풍 ‘나리’때 원명사 법당, 유치원 및 관리사 등이 침수위 2.7m의 피해를 입어, 2008년 2월, 원명선원일원 310,000㎡에 대해 침수위험지구‘다 등급’의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됐다”고 했다.

이에 제주시는 당시 원명선원 측이 원명유치원 토지 및 건물(2필지·4,573㎡)을 2011년 5월 매입요구를 받아들여 해당지구에 대한 보상비 20여 억 원을 2014년 3월 20일 지급하고, 동년 10월부터 건물철거 및 부지정리 등의 정비공사를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명선원 측은 보상비 수령 이후, 제주시의 공사진행을 위한 사무실 등에 대한 이전 요구에도 불구, 내부여건 등을 감안, 수차례 공사 연기에 제주시는 이를 적극 수용했다.

 노란색 실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행정대집행을 시행할 부분이다.

이어 제주시는 공사 연기사유가 해소 된 2017년 10월까지 총 9차에 걸쳐 이전 촉구했으나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지난 15일까지 이전을 촉구하는 4차 계고장을 발부, 21일 원명선원 원명유치원 건물과 사무실 등의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관(안전총괄과장)이 임명하고 대집행 영장을 발부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까지 행정대집행 시행계획을 세우고 경찰, 소방, 자치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의 등을 거쳤다.

행정대집행일은 다음 달 20일이다. 이 때 건물 등의 철거를 위한 장비와 인원 등이 투입된다.

행정대집행(철거) 대상은 유치원과 사무실, 주택 등 건물을 포함한 4573㎡다.

행정대집행 시 제주시는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반출 목록 작성‧인계, 물건 종류 확인 등을 하게 된다. 경찰과 자치경찰 등도 행정대집행에 동행한다.

하지만 앞서 보더라도 제주시는 원명선원 측의 내부사정을 감안해 수차례 걸쳐 편의를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제주시에 불교탄압 한다는 것은 ‘여측이심(如廁二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요즘 팽배한 이기주의가 만연돼 있는 때. 특정인이 아닌 지위고하를 막론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모두 책임 있는 모습으로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여측이심(如厠二心)’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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