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는 제주도민의 생명수며 젖줄.."
상태바
"용천수는 제주도민의 생명수며 젖줄.."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06.22 0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1)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이 정리한 제주도의 물의 역사

제주도의 물이 위협받고 있다. 이 글은 한 평생을 제주도 곳곳에 숨어있는 제주도의 향토사학적 유물을 직접 발로 뛰며 전수조사, 이를 널리 알려나가고 있는 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이 지난 제 149차 제주역사기행에서 정리한 제주도의 물에 관한 내용이다.

지금도 매월 1회 제주흥사단이 주체가 되어 제주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고 있는 고영철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정리한 이 내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제주도의 생명수가 어떻게 탄생하고, 물의 역사는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특히 제주도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에 대해 아주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제주도에 살고 있는 도민들의 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기 위해  연재한다(편집자주)

 

제주도의 물/물과 취락(聚落)

 

제주도의 물

 

제주도의 물은 크게 땅속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빗물을 고이게 하여 사용하는 봉천수(奉天水)로 구분된다. 제주도의 해안과 중산간 및 산악 지역 곳곳에는 지층 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지표와 연결된 지층이나 암석의 틈을 통해 솟아나오는 용천수가 분포하고 있다. 이들 용천수는 상수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1980년대 이전까지 식수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생활 및 농업용수로 이용되어왔다.

그런 까닭에 옛부터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는 특히 이 용천수가 소중했다. 제주인에게는 용천수가 생명수이며 젖줄이었다고 했을 정도였다. 특히, 용천수가 밀집되어 있는 바닷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음은 용천수가 가장 중요한 취락 입지요인이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또한, 용천수를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물 보전과 이용에 대한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으며, [물허벅], [물구덕] 그리고 [물팡] 이라는 제주의 독특한 물 이용 문화가 싹트는 계기도 용천수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제주도는 우리 나라의 최대 강우량(降雨量)을 보이면서도 생활용수로 사용할 물은 귀하다. 그것은 고려시대까지 화산활동이 이뤄진 지질 때문이다. 지표 바로 밑에는 현무암이고 크고 작은 굴들이 형성되어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이 작은 굴들을 '숨골'이라고 한다. 비가 오면 물은 땅 밑 숨골을 통하여 흐르다 바닷가에 이르러서야 솟아난다. 이 물을 용천수라고 한다. 이 용천수가 많이 몰려있는 바닷가의 주변에는 어김없이 많은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이것은 용천수가 얼마나 중요하고 귀중한 생명수였는지를 말해 준다. 반면에 산간이나 중산간 마을들은 드물게 솟아나는 용천수나 봉천수에 의존했다.

 

(1) 용천수의 정의

용천수(湧泉水)는 지하에서 대수층을 따라 흐르던 지하수가 바위나 지층의 틈을 타고 지표면으로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물을 일컫는 말이다. 한라산 사면의 해안과 중산간 및 높은 지대의 곳곳에서 용천수가 흘러나온다.

용천수의 수온(水溫)은 한여름에도 5분 이상 몸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이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바닷가 마을에 있는 용천수는 먹는 물통, 빨래하는 물통, 생선 다듬는 물통, 멱 감는 물통 등 다양하게 구분된다.

 

(2) 용천수의 지역별 분포 현황

용천수 분포현황을 시․군별로 보면, 북제주군이 398개소(43.7%)로 가장 많고 남제주군이 203개소(22.3%)이며,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각각 142개소(15.6%)와 168개소(18.4%)가 분포하고 있다.

이들 용천수 중 해발 5m이하의 해안선 부근지역에 위치한 것은 모두 520개소로 전체의 57%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보면, 북제주군 296개소(74%), 남제주군 130개소(64%), 제주시 55개소(39%), 서귀포시 39개소(23%)로서 북제주군과 남제주군 지역이 제주시와 서귀포시보다 월등히 많다. 또한, 해발 5~10m 사이지역에 분포하는 83개소 역시 북제주군(37개소)과 남제주군(21개소)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3) 용천수 이용 현황

911개소 중 수량고갈․위치멸실․주변 훼손된 200개소를 제외한 711개소의 이용현황을 보면,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용천수가 28개소이고, 생활용 218개소(30.6%), 농업 및 생활용 122개소(17.2%)이며, 이용하지 않는 것은 339개소로 47.7%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711개소 중 372개소(52%)는 이용되고 있으나 나머지 48%는 이용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용천수의 용출량(湧出量) 감소는 어느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인 영향의 결과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용천수 상류지역에서의 지하수 관정(管井) 개발이다.

하류 쪽으로 흘러가는 지하수를 상류지역에서 관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이용함으로써 하류지역 용천수의 용출량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둘째, 지하수 관정의 시공방법이다. 관정을 시공할 때, 지하수위 상부에 발달하는 소위 「상위지하수」 대수층을 불투수성 재료로 잘 차단시키지 않은 경우에는 상위지하수가 관정 속으로 유입됨으로써 하류로 흘러가던 지하수가 중간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용출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용천수 상류지역의 도시화이다. 빗물 침투가 이루어지던 지역이 도시화의 진행으로 아스팔트 및 콘크리트에 의해 포장(불투수성)됨으로써 지하로 침투되는 빗물 양보다 유출량이 많아지게 된다. 용천수 상류 지역의 도시화는 지하수 함양량을 감소시켜 용출량의 감소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4) 용천수의 수질 특성

용천수와 지하수를 포함하는 자연수는 양이온의 나트륨(Na+), 칼륨(K+), 칼슘(Ca2+), 마그네슘(Mg2+)과 음이온의 염소(Cl-), 중탄산염(HCO3-), 황산(SO42-), 탄산(CO32-)의 8가지 성분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들 이온들의 조성비 차이에 의하여 수질 특성이 규정된다.

따라서, 이들 8가지 이온성분을 자연수의 주요 성분이라고 한다. 주요 성분 이외에도 여러 가지 미량성분이 함유되어 있지만 함유량이 극히 미량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자연수의 수질 특성을 파악에는 주요 성분에 대한 분석 값을 이용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염소이온을 비롯한 음․양이온 성분들은 해안가에서 한라산 쪽으로 표고가 증가할수록 농도의 감소가 뚜렷한 편이지만 염소(Cl-)․황산(SO42-)․나트륨(Na2+)․칼륨(K+)․마그네슘이온(Mg2+)은 해발 10m를 기점으로 농도의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며, 질산성질소(NO3-N)․중탄산염(HCO3-)․칼슘(Ca2+)은 해발 300m를 기점으로 농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http://www.jejuwater.go.kr/jejuwater 제주도광역수자원관리본부)

 

(대수층(帶水層) ; 지하수가 있는 지층을 말한다. 물이 포화상태에 있으므로 상당히 많은 물을 산출할 수 있다.)

 

(이 내용은 계속 연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