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원당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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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원당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6.2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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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70.7m 비고:120m 둘레:3,411m 면적:663,286㎡ 형태:말굽형

 원당봉

별칭: 원당오름. 망오름. 삼양봉. 원당칠봉. 삼첩칠봉

위치: 제주시 삼양동 산 1-1번지

표고: 170.7m  비고:120m  둘레:3,411m 면적:663,286㎡ 형태:말굽형  난이도:☆☆☆

 

 

오름 내에 세 곳의 사찰과 일곱 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삼첩칠봉의 특별한 화산체... 

 

원나라 때 오름의 허리에 원당(元堂)이 세워진 데서 유래하여 원당봉이라고 명칭이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 때에는 원당 봉수가 세워졌던 때문에 망오름이라고도 부른다. 오름 자체가 복잡하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무려 7개의 봉우리로 구성이 되었으며 이들은 저마다 명칭이 있다.

주봉인 원당봉을 비롯하여 앞오름, 망오름, 펜안오름, 도산오름, 동부나기, 서부나기 등으로 구분이 된다. 이런 상황만으로도 충분한 입지를 알 수 있겠지만 모자람이 있다. 오름 내에 세 곳의 사찰이 있고 일곱 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음에 연유하여 삼첩칠봉이라고 하는데 보기 드문 특별한 경우이다.

이곳의 세 사찰은 각각 조계종의 불탑사, 태고종의 원당사, 천태종의 문강사이다. 불탑사 경내에는 원당사지 5층 석탑이 있는데 보물(1187호)로 정해졌다. 이는 제주 유일의 불탑인 동시에 세계 유일의 현무암 재질로서 고려 후기에 때 축조가 된 탑으로 알려져 있다.

오름으로서의 특징이 잘 나타난 곳이기도 하지만 산책형이나 가벼운 운동 코스로도 무난한 곳이다. 또한 사찰 탐방을 비롯하여 원나라 때의 원당부터 조선시대의 봉수대로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 탐방을 겸할 수 있는 오름이다.

오름 둘레를 돌아보면서 일대를 전망할 수 있으며 굼부리 안에는 연못이 있어 특별함도 확인하게 된다. 명사(寺)가 세 곳이나 있는 연유이겠지만 오름의 허리 부분까지는 차량이 드나들 수 있게 길이 만들어져 있으며, 낮게 이어지는 경사를 따라 사찰로 가는 전 구간이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산책이나 탐방의 묘미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길 양옆으로는 해송을 비롯한 잡목들이 있어서 분위기는 무난한 편이다. 봉우리의 전부를 탐방하는데 있어서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동성과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삼양동 해안 마을에서 조금 이동을 하면 원당봉 입구이다. 오름과 사찰에 관한 상세한 내용들이 적인 안내문이 있어 초행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제주올레가 지나게 되고 불교 성지 순례길도 포함이 되는데 절로 가는 길인 제주 불교성지순례길 중 2014년에 개장한 '보시의 길'에 포함이 된다.

애월읍 대원정사에서 출발하는 이 순례길은 장장 45km를 지나게 되며 대장정은 불탑사까지 이어진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부처님께 의지하며 살아왔던 제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코스이며 이런 환경과 입지를 의식한 때문인지 ‘보시의 길’이라고 명칭이 붙었다.

 

-원당봉 탐방기-

해안에서 이어지는 오의 기슭 아래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경사 갈림길의 좌측으로는 원당사와 불탑사가 있으며 산책로 방향인 우측으로는 문강사가 있다. 제주올레와 불교 성지 순례길은 좌측으로 이어지지만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원당 주봉을 돌아보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멘트길 우측으로 별도의 산책로가 있다.

선택의 폭이 있지만 이 지점에서 오름의 둘레를 따라가는 것이 무난하고 효율적이다. 원당봉의 허리와 어깨를 따라 빙 둘러서 탐방을 하는 동안 곳곳에서 전망을 할 수가 있다.  아무래도 마음이 급했던 모양이다. 다른 여정을 포함하는 데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급히 오르는데 여의치 않았다. 순식간에 경사를 따라 오르다가 이내 거친 숨소리가 나왔고 힘이 부쳐서 잠시 멈추고 뒤로 돌아섰다.

삼양동의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농경지로 사용이 되는 오름의 북쪽 기슭이 펼쳐진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날씨가 좋았으면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걸친 모습과 청정 바다의 모습도 볼 수 있으련만 아쉬운 일이었다. 전망대에 도착을 하였고 이 지점은 북서쪽을 전망할 수 있는 위치이나 가시거리가 좋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은 때문인지 내 편이 되어주지를 않았다. 하기야 날씨가 더 좋았으면 더 멀고 높은 곳을 찾았을 것이다.

원당봉도 재선충병을 이겨내는데 실패를 했다. 등성의 해송들은 송악을 비롯한 넝쿨들의 더부살이에 자태가 망가지고 볼품마저 잃어버렸다. 작업을 위한 중기 차량이 드나들면서 주변은 더 어수선하고 사연 없는 일부 잡목들조차 덤으로 잘린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야 했다. 오름과 가까운 시내권의 일부는 그런대로 풍경에 한몫을 하였지만 한라산과 남쪽의 오름들을 외면으로 일축했다. 

포근한 기온이지만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날씨였고 시계가 너무 아나 좋았다. 오름 정상부로 향하는 산책로는 타이어 매트로 구성이 되었다. 친환경 야자수 매트도 어울릴 법한데 예산 등 새로운 구성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라 짐작이 되었다. 그래도 겨우내 기간임에도 마르지 않은 연초록색의 잡초들이 있고 떨어진 솔잎들이 일부 매트를 가려준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정상부에는 경방 초소가 있다.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경계와 감시 외에 전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조선시대 봉수가 있었던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정상부에서는 북쪽의 해안 풍경도 볼 수가 있는데 잔뜩 찌푸린 날씨라 아쉬움이 있지만 그나마 시원한 계절풍이 불어오면서 기분을 달래줬다. 해안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당봉의 정상에서는 쫍지롱한 바다 냄새도 맡을 수가 있다.

 

경방초소 옆에는 시인 정인수 선생이 시비가 있으며, 원당봉에서 부르는 새천년의 노래라는 제목의 시가 새겨져 있으며 2000년 새해 첫날에 이곳에서 직접 낭독을 했다고 한다. 비고(高)점. 국가기준점이며 삼각점 옆에 서니 그래도 복동 쪽으로 풍경이 열렸다. 수평선과 망망대해의 여유는 볼 수 없다 할지라도 거추장스러운 건물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열리는 일대가 더 보기 좋았다.

겨울이지만 샛바람은 오름의 허리를 거슬러 오면서 세기가 약해졌는지 시원함 마저 느끼게 했다. 약하고 느리게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들도 천천히 살랑거렸다. 가까운 해변에는 마치 풀등처럼 보이는 모래밭이 노출을 하여 밋밋함을 지워줬다.  이곳 삼양의 동쪽으로는 신촌과 조천 마을이 있으며 다음이 함덕이다.

함덕의 자랑이고 보배인 서우봉도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다.  오름의 허리를 따라 내려오면 사찰이 있는데 천태종의 문강사이며 이곳은 오름의 굼부리에 해당이 된다. 과거 이곳에 논밭이 있었다는 문헌 내용이 있는 것을 보면 습지나 화구호(湖)를 떠나서 특별한 화산체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도 화구 중앙은 연못이 차지하고 있으며 연중 물이 고여 있는 것이 이를 추측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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