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거센 비비람에 퍼덕이는 담쟁이덩굴 잎들
거센 바람 사이로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이네요.
사무실 벽을 가득 뒤덮은 담쟁이덩굴 잎들이 거센 바람이 훅하고 스치고 지날 때마다 심하게 퍼덕입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해진 담쟁이덩굴의 생명력에 놀라게 됩니다.
각진 벽면에서는 어린잎과 성숙한 잎들이 빼곡하여 그 푸른 기상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많은 잎들을 펼쳤으면서도 담쟁이덩굴은 어린 줄기를 한껏 뻗어내 새로운 영역으로 세력을 넓히려 합니다.
담쟁이덩굴은 줄기에서 공기뿌리가 나와 바위나 나무에 잘 달라붙습니다.
꽃이 금방 피어날 것 같네요.
잎겨드랑이와 짧은 가지 끝마다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꽃차례들이 야무지게도 생겼습니다.
그렇잖아도 담쟁이덩굴은 포도과(Vitaceae) 식물입니다.
가을에 검게 익는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보입니다.
아, 잎과 잎이 겹쳐지는 사이에 거미가 하얗게 집을 지어 놓았군요.
위아래 잎에는 빗방울이 아롱졌는데 겹쳐지는 부분만큼은 용케도 젖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 거미가 은신중입니다.
비가 스쳐가지 못하는 아늑한 곳 잎 사이에는 특이한 빛깔의 곤충이 은신중입니다.
주홍꼽추잎벌레이지요.
몸길이가 5.5-7.5mm로 등판은 청록색이고 앞날개 중앙은 적동색을 띱니다.
이 곤충은 포도, 머루, 담쟁이덩굴 등 포도과(Vitaceae) 식물의 잎을 갉아먹습니다.
요즘 담쟁이덩굴 잎 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곤충이지요.
또 다른 곤충들이 많은데 비바람이 거세 대부분 피신을 한 상태이군요.
무성하게 겹쳐진 잎 들 사이에 숨어있을 곤충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