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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이의 오름이야기제주도의 모든 오름(가나다순)
[오름이야기]이승이표고: 539m 비고:114m 둘레:2,437m 면적:332,070㎡ 형태:말굽형
홍병두 객원기자  |  jejulove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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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7.12  07: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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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이

별칭: 이승이오름. 이슥이오름. 이승악(狸昇岳). 이생악(狸生岳)

위치: 남원읍 신례리 산 34번지

표고: 539m  비고:114m  둘레:2,437m 면적:332,070㎡ 형태:말굽형  난이도:☆☆☆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숲길과 계곡을 포함하는 자연 환경을 간직한 화산체...

 

이승이(악. 오름) 외에 이생악이나 이슥악이라고도 부른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이승이는 오름의 모양새가 살쾡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며 제주 방언으로 살쾡이는 ‘슥’이나 ‘식’으로 부르기도 는 때문에 이슥악이라고도 하게 된 것이다.

다르게 구전되는 내용으로는 이 오름 주변에 고양이와 살쾡이가 살았음에 연유하였다고도 전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정황을 참고하여 한자로 이(狸. 살쾡이)와 승(昇. 오르다)으로 표기를 한 것이며, 살았다는 의미로 이생악(狸生岳)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화산체 모양에서는 낙엽수와 상록수들이 우거져 있어 살쾡이의 모양새를 그려보기는 힘들다.  오름 기슭 아래의 동쪽은 생길이(오름)를 거쳐 위미1리로 흐르는 중남천의 상류지점이며, 서쪽은 수악계곡과 합류되어 쇠기내(신례천)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한 면의 전망이 좋은 편이며 정자가 있고 동향의 말굽형 굼부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주에 많은 숲길이나 곶자왈 등 자연 탐방로가 있지만 신례천 생태로는 특별하다. 단순한 숲 산책로가 아닌 탐방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숲과 계곡을 비롯하여 역사와 문화 등을 망라하는 자연의 깊은 숲이며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길 따라 자연 따라....... 깊은 숲과 계곡을 따라 이동을 하는 동안 변화하는 환경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는 데다 함께 연계하는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어디인들 숲 안에 들어가면 자연의 멋을 느낄 수가 있겠지만 신례천 주변은 다르다. 테우리들이 드나들었고 사농바치들이 거닐었던 터전을 따라 진행을 하는 동안 역사의 흔적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그 모습에서 탐방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시간이 정지되고 세월의 흐름이 멈춰진 듯 숲 안은 정적이 흐르지만 지난날 이곳을 무대로 삶을 이어갔던 흔적들을 만나면서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제주 4.3유적지를 비롯하여 그 옛날 숯을 굽던 가마터와 잣성 등을 만나게 되며 깊은 계곡과 돌담들은 하나의 덤이 된다.  이 신례천 생태로의 중심에는 이승이가 있다.

때문에 오름과 숲길을 병행하는 코스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개설 당시 1, 2코스로 구분을 하였지만 지금은 더 늘어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숲길과 오름을 포함하는 생태 탐방은 아직도 2코스를 출발하여 이승이악을 경유하는 전진 코스가 바람직하다. 2코스는 5,16도로(한라산 제1횡단도로)에서 서성로로 약 2km 정도 남조로 방향으로 가다보면 2번째 다리 옆 북쪽으로 입구와 안내 표지판이 있다.

아직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있지 않아서 갓길을 이용해야 하나 주변의 적당한 위치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래도 숲길과 오름을 병행하는 여정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백(back)코스보다는 전진형으로 선택을 한 후 신례리 마을공동목장으로 돌아 나오는 것이 좋다.   

한편, 2코스는 서성로 신례천 계곡(다리)을 출발하여 이승이로 이어지는 약 3.1km의 거리이나 이승이를 함께 할 경우 약 1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새로운 탐방로가 추가로 개장이 된 지금은 오름에서 하산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폭도 넓은 편이다. 또한 구간과 연계하여 해그문이소와 화산탄 지대 및 진지동굴이나 숯가마 터 등을 거치는 과정도 매력이 있다. 

   
 

 

 -이승이 탐방기-

도로변 다리 옆으로 안내판이 있으며 돌담을 넘어 숲으로 들어가는 자체가 힐링 코스의 시작이다. 구태여 깊은 숲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연미와 정적이 어우러진 세상임을 알 수가 있다. 지금의 서성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도로변 역시 숲과 초지를 이루고 있었으니까 사실상 그 시작점이 딱히 어디라고 정할 필요가 없다.

개장 당시에 찾았고 이후 한 번 더 방문을 했었지만 모처럼 찾은 숲은 아직도 자연 그대로였다. 겨울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숲은 잠들지 않고 깨어 있었다. 그러기에 나 또한 자연에 취하여 그 안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계곡 옆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궤가 있는 지점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제주에서 궤라함은 바위그늘 집과 연관을 짓기도 하지만 이곳은 상황이 좀 다르다.

명칭이 화생이궤라고 정해진 계곡의 바위 체는 암벽의 아래쪽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확인을 할 수가 있다. 궤 안에는 제단과 비석이 있으며 그 옆으로 준공과 관련한 시기 등이 적인 표지가 있었다. 원래는 특별히 종교적인 뉘앙스가 실린 제단이 아니었는데 내용을 보니 어느 사찰에서 정비를 한 것임을 알 수가 있었다. 급격하게 경사를 이룬 절벽 주변은 크고 작은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궤의 안쪽 공간은 꽤나 넓은 편이었다. 

조금 더 전진을 하다가 한라산 둘레길 중 근년에 개장이 된 수악길(명품숲길)과 연계가 되는 지점에 도착을 했다. 신례천 생태로 2코스 외에 5.16도로변의 수악 옆길을 초입으로 하여도 연계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갈림길 주변에 구분담이라 부르는 경계용 돌담이 있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국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돌담으로서 잣성과는 큰 차이가 없으나 용도는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당시 일제당국은 토지조사를 실시한 후 소유자가 명확하지 않거나 미신고된 삼림지와 국영 목장지를 국유지로 편입했다고 한다. 식민지 당국과 주민간의 발생할 수 있는 토지소유권 분쟁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으나 약탈이나 만행을 저지른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천(川) 변을 지나면서 이제 이승이오름 기슭으로 접어들었는데 오름 탐방로는 비교적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친환경 매트로 바닥을 깔았고 경계와 안전선을 구분하는 밧줄이 메어져 있었다. 갈림길을 통하여 바로 오름 정상으로 갈 수가 있으나 조금 더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화산탄과 화산암들이 밀집한 곳이 있어 살펴보기로 했다. 나무와 돌이 하나가 된 채 모여 있는 모습들이 퍽이나 이채로웠다. 현장에 안내문이 있으며 이 주변에 있는 숯가마터와 일본군 동굴진지를 살핀 후 옆을 통하여 바로 오름으로 갈 수가 있어 이용을 하였다.

오름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는 거리나 시간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 편인데 탐방의 묘미라기보다는 이제껏 숲속을 지나면서 느낀 것과 다른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정상에 도착을 하고 열린 공간으로 향하니 동향의 말굽형 굼부리가 뚜렷이 나타났다. 정상 보다 다소 낮게 이어진 산 체가 휘어졌으며 그 아래로 깊게 화구가 있었다. 한남권의 오름들은 선명하게 보였지만 해안으로의 전망은 다소 아쉬움을 느끼게 했기에 애써 더 이상의 풍경 놀이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라 여기며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겼다.

정상에는 정자가 있으며 주변에 전망과 쉼터를 함께하는 의자들이 있었다. 동(東南)쪽에 비하여 맞은편의 일부는 숲으로 가려졌으나 트인 공간으로 향하니 한라산 기슭과 오름들이 보였다. 그래도 5.16도로변의 수악은 비교적 가깝고 선명하게 나타났지만 끝내 한라산과의 눈싸움을 실패를 하고 말았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승이 허리를 지날 즈음에 간이 전망대가 있었는데 전에 찾았을 때는 못 봤던 시설물이다.

데크에 오르니 서귀포 앞바다를 시작으로 일대의 전망이 열렸고 서귀포 70리의 주연들인 범섬. 문섬. 섶섬을 비롯하여 지귀도와 재지기(오름)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앞쪽의 나무 몇 그루는 아예 전망에 보탬이 되라고 가지를 잘라내는 수고를 한 게 엿보였다. 

오름 초입의 갈림길을 지나 이제 목장 길을 따라 마무리 진행을 이어가게 되는데 이 구간은 다소 지루함도 느끼게 되지만 경사가 없어서 큰 불편함은 따르지 않았다. 오래도록 숲 안의 정취에 빠졌던 때문일까. 역시나 덧셈의 힐링과 치유의 장소로는 적합의 정도를 넘었던 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자연은 그렇게 우리를 기다려주기에 우리는 그 고마움과 행복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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