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문(환경부 국장 역임,,우리꽃 자생지 탐사 사진가)
분홍노루발(노루발과) Pyrola incarnata
언제쯤이면 우리 땅에서
꽃 따라 철 따라 오가며 고운 꽃 모습을 감상하고
그 꽃 사진을 곱게 담아 볼 수 있을까?
분명 ‘대한식물도감’에 기록된 우리 꽃인데도
강원도 이북에서부터 백두산 지역에 자라고 있는 꽃들,
남한에서는 매우 희귀하거나 또는 만날 수 없는 꽃들이기에
이들 꽃을 만나보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이
북한 지역과 기후나 위도가 비슷한
연변, 연해주, 사할린, 몽골이나 네이멍구를 가야 합니다,
휴전선을 넘어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까지 도보로 여행할
언젠가 다가올 듯한 그 날을 기리며
이번 여름에는 연해주보다 더 북쪽에 있는
네이멍구(內蒙古)의 아영기, 아얼산 지역 꽃 탐사를 다녀왔습니다.
하얼빈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7시간에 걸쳐
지평선만이 가물가물한 광활한 벌판을 달리고 나서야
비로소 멀리서 산 그림자가 어른거렸습니다.
그곳이 바로 네이멍구 초입에 해당하는 아영기라고 합니다.
이 일대에서 꽃 탐사를 하는 동안
네이멍구(內蒙古) 다싱안링(大興安嶺) 남서쪽 기슭에 위치한
‘아얼산국가삼림공원 (阿爾山國家森林公園)’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곱고 화려한 여름꽃 분홍노루발입니다.
신록이 짙게 우거진 한여름 어둑한 숲 그늘에서
강탈하듯 끌어당기는 매혹적인 꽃입니다.
분홍노루발은 매서운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푸른 잎을 간직하는 상록성 다년초임에도
꽃이 상대적으로 귀한 한여름에 꽃을 피웁니다.
한더위가 시작되는 7월경에
분홍빛 꽃줄기를 곧추 뽑아 올려
송이송이 꽃 장대를 세우듯 꽃을 매달고
여러 개체가 꽃 무더기를 이루며 꽃을 피웁니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싹을 틔우므로
같은 지역에 무리 지어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명력이 강인한 분홍노루발은
척박한 소나무 숲속에서도 잘 자랍니다.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 산림 속에 자라는데
줄기가 없이 밑동에서 나오는 3~5개의 잎은 타원형으로
양 끝이 둥근 모양이며 혁질(革質)이고 잎에 광택이 나고
잎 가장자리에는 얕은 톱니가 있습니다.
분홍색의 긴 꽃줄기에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리며
꽃밥도 붉은빛을 띤 자주색입니다.
풀 전체를 이뇨제로 쓰고
잎을 찧어 독충에 쏘였을 때 바릅니다.
한국(백두산), 일본, 캄차카반도, 중국 북동부,
북몽골, 시베리아, 북아메리카에 분포합니다.
(2018. 7. 1 네이멍구 ‘아얼산국가삼림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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