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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제주의 3대 대기근..눈물 납니다"(인터뷰)제주도 고기후 연구한 지리학박사 김오진 세화고 교감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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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7.19  14: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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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고기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오진 세화고등학교 교감

 

기후변화는 진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 중 하나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바로 겪고 있는 찜통더위 등 기후변화에 관심이 전 지구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같은 이상기후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 또한 지구촌에 살고있는 한 세계인으로써 함께 풀어가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최근에 갑자기 일어난 일인지 예전에도 있었던 일인지는 각종 역사서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알아볼 도리가 없다.

제주도의 경우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기상이변이 준 삶에 대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재난을 극복한 그 시대의 제주도민의 생활은 또 어떠한 것인가를 알아보는 일 또한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제주도에 경임, 계정, 임을대기근 등 3대 대기근이 있었다는 사실은 김오진 교감이 이 저서에서 처음 거론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이 3대 대기근때 제주도민중 처음에는 3분의 1이 굶어주었고 대기근이 생길 때마다 제주도 인구의 4분의 1 또는 5분의 1이 아사해 길거리에 주검이 널렸지만 장사를 치를 사람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또 몇이나 될까.

제주도의 고기후를 집대성해 제주도의 쓰디 쓴 역사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저자 김오진)는 조선시대의 고기후를 전하면서도 제주도민이 목숨을 구걸하듯 궁핍하게 살아야만 했던 그 애환을 절절하게 전하고 있어 감동 이상의 어떤 숭고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오진 선생(56세,세화고등학교 교감)은 교직에 있으면서 제주도의 고기후를 연구해 지리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지의 제주인이다.

현재 대한지리학회 이사로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오진 선생과 만나 제주도민들이 정말 힘겹게 살았던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되돌아 보는 자리를 가졌다.(편집자주)

 

   
조상들의 기후재해에 대한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김오진 교감

-제주도의 고기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는데 이런 연구를 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우리 인간생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자연이고 자연중에서 가장 민감한 것이 기후입니다.

앞으로도 기후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기후 때문에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의 과거나 현재 미래까지도 기후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 박사과정을 하면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기후변화는 과거로부터 쭉 이어져 왔지만 이같은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가 우리나라에는 축적된 양이 사실 많지 않습니다.

아마 제주도의 고기후를 역사서를 중심으로 집대성한 연구는 제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 점에서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역사를 배우고 그 지혜를 배우는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연구하게 된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제주도의 작은 역사서라고 봐도 될 정도였는데..일종의 역사서라는 점에 동의 하십니까..

“이 책은 역사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과거의 기후를 연구한 지리학의 한 부분인 고기후 연구서라고 보면 좋을 것입니다. 고기후는 과거의 퇴적물 또는 나이테나 빙하 등을 분석하면서 고기후를 연구하는데 저는 과거의 기후를 역사 사료를 중심으로 연구했기 때문에 저는 역사서라기보다는, 지리학, 그 중에서도 고기후 연구서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김 교감은 제주도의 3대 대기근을 공부하며 눈물이 났다고 했다

-연구한 내용이 방대해서 놀랐습니다만 이 연구서의 준비기간은..

”햇수로는 14년 정도를 꾸준히 준비했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09년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 박사학위 논문에 각종 발표된 저의 논문과 답사 등을 통해 더 연구한 내용을 포함시켜 지난해 이를 모두 집대성해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제주도에 대기근 3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때의 참상을 책을 통해 읽으며 제주도민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참 슬펐는데요..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 가슴이 무너지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제주도에 밀어닥친 대기근 때는 아귀지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조선시대 제주도는 기근이 수없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 특히 심했던 때가 3대 대기근 시기였습니다.

이때는 집안이나 길가에 또는 들판에도 여기저기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장사를 지낼 사람도 없을 정도로 비참했습니다.

경임(1670-1672), 계정(1713-1717), 임을대기근(1792-1795) 등 3대 대기근 때에는 제주도인구의 3분의 1 또는 인구의 4분의 1 또는 5분의 1이 굶어서 죽었지요.

그러나 더 슬픈 일은 고려시대에는 제주도에 반 자치의 전통을 중앙정부에서 인정해줬지만 조선시대 때는 이런 제도가 사라져 제주도민의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고려시대까지는 이런 대기근이 오면 탐라국 자체에서 외국과 해상활동을 하며 무역을 통해 먹고 살수 있었지만 조선시대에는 중앙에서 해상권을 통제, 제주도민의 삶을 어렵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저 제주도를 말을 키우는 곳이나 감귤을 키우는 곳 또는 전복따는 곳 등 수탈의 섬으로만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조선왕조실록 등을 통해 봐도 이 당시 제주도의 참혹함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세종 때에 제주도 사람들을 평안도나 함경도로 강제이주시켜 6만 3천여명의 제주도 인구 중 약 1450여명을 강제로 이주시키도록 했습니다.

나라의 허락없이 말과 소를 도축한 사람들을 우마적이라는 범죄자로 몰아 평안도 등지로 강제이주시킨 통탄할 역사가 있습니다.

당시 제주도에는 기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세종은 제주도를 땅은 좁고 인구가 많은 ‘인다지착’의 섬이라는 인식 아래 과잉인구를 북방변경지대로 이주시키는 사민정책을 펼쳤습니다. 자원에 의해 이주시키려 했지만 희망자가 없자 제주인들을 범죄자로 몰아 강제 이주시키는 정책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이런 저런 연유로 성종 때에 오면 제주도 인구는 9천 4백여명 정도 밖에 안됐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금과 부역 등으로 살기가 어려워지자 모두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버렸기 때문이지요.

두모악촌으로 불리는 이런 곳을 보면, 김해의 ‘도요저리’라는 한 마을에 제주사람이 1천여명이 살고 있다고 했고, 중국의 해랑도 등에도 많은 제주도민이 도망가서 살 정도로 비참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같은 제주도의 고기후 연구내용을 통해 주고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요..

“제주 선인들의 가슴 속에는 이어도라는 이상향이 존재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혹독한 이상기후와 국가의 수탈에 시달리면서도, 죽어서는 편히 살 수 있는 이어도로 갈 것을 꿈꾸면서 역사와 문화를 창조해 왔습니다. 이렇게 억척스럽고 강인한 제주 선인들에게 우리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역사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상기후나 기후재해 등 기후변화 문제는 반복되는 일입니다.

미래에 혹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닥쳤을 때 조상들의 재해극복에 대한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정의 환경문제에 대한 대처는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보시는지..

”공부를 하다보니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주도가 기후변화의 그 충격을 많이 받고 있고 앞으로도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 보고서를 보아도 제주도는 세계의 평균치보다 매우 높게 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해녀들의 물질도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더 물속으로 깊이 더 들어가야 해서 사고도 많이 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온이 높아지면 해수에서 수증기 중발이 높아져 태풍의 강도가 더 세질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지금이야 태풍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됐지만 조선시대에는 태풍이 지나고 나면 해일이 밀려와 고기들이 육지에 올라와 죽은 갯수를 셀수 없다거나 들판을 조풍해가 쓸어버려 김치에 절인 듯 했다는 기록이 곳곳에 나옵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기후재앙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에 대처하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기후는 세계의 기후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습니다.

특히 대기근이 있었던 17세기에는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재앙이 많았습니다.

김상헌 어사가 쓴 기록을 보면 그는 “제주에 10월에 와서 2월에 돌아갔는데 있는 기간동안 해,달,별 등 3광을 볼수 있던 날이 10여일이 넘지 않았다”고 적고 있을 정도로 기후가 안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당시 기록을 찾아보니 제주도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북반구 전체가 이상기후에 시달렸습니다. 그 원인은 페루에 있는 화냐푸티나 화산의 대폭발이었습니다. 화산재와 화산가스가 대기권, 성층권으로 확산되면서 기후재변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제주도의 이상기후도 세계의 기후시스템과 연관되어 움직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정이 최근에 와서 이상기후와 환경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0여 년 전 태풍 나리 때 제주도는 천문학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부에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 후 제주도는 하천을 정비하여 물이 잘 흐르게 만들고, 저류지를 시설하여 수해를 줄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재해취약지역을 선정하여 관리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전 제주도’를 만들려고 있다는 점 등은 의미 있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계속 기후에 대해 연구해서 오늘날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지역의 기후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해 보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 선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더욱 연구하여 제주도의 정체성 확립과 문화 발전에 미마 미력하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거칠고 혹독한 기후 환경 속에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극복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이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 『증보문헌비고』,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탐라기년』 등 장기간에 걸쳐 기술된 편년체 사료들은 그의 정리를 통해서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후에 관한 실질적 자료로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과거의 기후 상황을 복원하는 데에는 지리지와 개인의 사료도 사용되었다.

지리지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하여 이원진의 『탐라지』, 이형상의 『남환박물』, 이원조의 『탐라지초본』 등이 활용되었다. 개인의 사료는 김정의 『제주풍토록』, 임제의 『남명소승』, 김상헌의 『남사록』, 이건의 『제주풍토기』, 김성구의 『남천록』, 이증의 『남사일록』, 이익태의 『지영록』, 정운경의 『탐라견문록』, 김윤식의 『속음청사』 등이다. 이들 대부분이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이거나 유배되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기록은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의외로 흥미롭다. 과거에는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흉년으로 이어져 주민들이 기근에 시달렸는데, 제주인들과 조선 조정이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그렇다.

사료를 바탕으로 제주도의 주요 기후요소의 특성을 설명하며 현재 제주 지역의 사례를 컬러 사진 자료로 제시하고 있어서 보기에도 좋다. 정성스럽게 정리한 표 자료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이상기후와 재해에 대응하는 데 시사점도 준다. 이로써 글도 자료도 보기 좋은 학술서가 등장한 것이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풍재(風災), 수재(水災), 한재(旱災)가 많다고 하여 삼재도(三災島)라 불리어 왔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의 길목에 있고, 드넓은 해양과 높은 한라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최다우지를 이루는데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질 및 토양의 특성 때문에 투수성과 증발산량이 높아 땅은 쉽게 메마른다. 삼재의 거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영위해 온 제주선인들의 지혜가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후상황을 더듬어 보고, 제주도에 이상기후가 엄습했을 때 이에 치열하게 대응하며 제주도의 문화를 만들어 왔던 제주선인들의 지혜를 추적하면서, 흥미로운 제주도 문화의 수수께끼를 기후학적으로 풀어 보자.[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김오진

저자 : 김오진

1961년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태어났다. 오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학사, 고려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석사, 건국대학교 이과대학 지리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교직에 몸담았고, 현재 세화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다. 제주도중등사회과교육연구회장, 탐라지리교육연구회장, 제주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고, 대한지리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는 『제주지리론(공저)』, [지리적 사고력 함양을 위한 지역학습 연구], [제주도 오름의 자연적 특성과 이용], [제주도에서 관측된 산성비 사례 연구],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상재해와 관민의 대응 양상], [조선시대 이상기후와 관련된 제주민의 해양 활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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