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미래불..건입동 복신미륵(동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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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미래불..건입동 복신미륵(동자복)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07.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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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성의 수호신,제주의 고대 불교가 남긴 유일한 조각품

건입동 복신미륵(동자복)

복신미륵(福神彌勒, 동자복)
문화재 지정사항 ; 지방민속자료 제1호
위치 ; 제주시 건입동 1275번지
시대 ; 고려
유형 ; 불교 유적(미륵신앙)

▲ 건입동_동자복
▲ 건입동_동자복(책).

이 석상(石像)은 '자복(資福)' '자복미륵(資福彌勒)' '큰어른'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며, 그 형상이 특이할 뿐더러 제주 다공질 현무암으로 조각된, 기자신앙(祈子信仰)이 감도는 진중(珍重)한 민속자료이다.

건입동에 있는 동자복과 용담동의 서자복은 둘 다 달걀 모양의 둥그스름하고 얌전한 얼굴에 벙거지 같은 감투를 써서 늠름히 서 있는 모습으로 눈매가 인자해 인상적이며 예복을 걸친 채 두 손을 가지런하게 모은 점도 공통이다.

어느 것이나 다 형상과 조각 수법이 같은 것으로 보아 동시대의 작품임을 알 수 있으며, 고려시대 석불 입상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제주의 고대 불교가 남긴 유일한 조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키는 동자복이 334cm, 서자복은 290cm이다.


신기한 것은 동자복과 서자복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라의 호국불교처럼 제주도성을 지키는 수호신의 성격을 띤 것으로 추정된다.


두 미륵이 민간에서 명복신(命福神)으로 숭배되고 있다는 것도 같은데 구체적으로는 그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제주시 옛지명》에는 한두기 미륵보살은 '할망'이고 건입동의 것은 '하르방'이라 한다.


조선시대(1700년 전후) 무속 및 불교 타파 정책에 의하여 분괴(焚壞)되면서 원래 이 사찰에 세워졌던 미륵불만 남은 것이라고 알려져 왔다.


동자복이 있는 자리는 만수사(萬壽寺, 일명 동자복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이다.

만수사의 창건 및 훼철 연대는 미상이나 이원진의 탐라지에 〈萬壽寺 一名東資福寺在健入浦東岸上〉(만수사는 일명 동자복사라고도 하며 건입포 동쪽 해안 위에 있다)이라고 되어 있어 1650년대까지는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서미륵이 있는 자리는 해륜사(海輪寺, 일명 서자복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이다. 이 두 사찰은 모두 고려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숙종28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쓴 남환박물에도 복신미륵을 뜻하는 기록이 있다. 《제주성 동쪽에 만수사가 있고 서쪽에 해륜사가 있는데, 각각 불상은 있지만 상시 관리인이 없어 마을에서 사람을 정해 돌보고 있다.

설과 단오, 추석, 동지 등 네 명절 때면 사람들이 모여 예불할 따름이라 오래 둘 수 없으니 두 사찰을 헐어 관아를 세우라고 했다고 한다》는 내용이다.(제주일보 140306)


미륵은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7억년 후에 세상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이다.

석가모니는 과거에 해탈한 붓다이고, 미륵은 일반 종교에서 말하는 종말 또는 개벽의 그 때에 도솔천에서 지상 세계로 내려와 미륵정토를 여는 미래불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처럼 때가 되면 재림할 재림불이다. 석가모니불은 좌불인데 반하여 미륵은 입불이다. 석가모니는 이미 해탈하여 편안하게 좌정해 있는 반면 미륵불은 미래를 내다보며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앉아 있지 못하고 서서 천리안으로 세상을 앞질러본다는 말도 있다.

미륵불은 우리 나라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 보통 투박하고 거칠게 민간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서 볼품은 없지만 무척 친숙한 느낌이 든다.(제주문화의 향기 280쪽)


동자복은 사찰이 없이 민가의 뒷뜰에 있었으며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집안의 제액(除厄)과 육아(育兒)에 특히 효험이 있다 하여 근처의 민간인들이 승려를 청해 오든지 또는 본인대로 택일하여 수시 치제하고 있다.

전에는 개인주택 뒤에 있어 기도하러 다니는 여성들, 문화재 답사꾼들이 드나들기가 불편했는데 2007년 경매 처분될 때 제주시가 입찰에 참가해 매입하였고, 2009년말 주택을 철거하고 공원처럼 꾸며 놓았으므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김순이의 글(제주의소리 100126)에 따르면 아직도 이곳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여성들이 있다고 한다.
《작성 051109, 보완 130509, 131028, 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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