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다큐멘터리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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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다큐멘터리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5.1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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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제주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상영


하버드의 알려지지 않은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 독립 다큐멘터리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무료상영회가 오는 20일 (금) 저녁 7시 제주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열린다.

「베리타스...」는 광주 출신 신은정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로 하버드의 역사와 전 지구적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주에서 방송작가와 광주 인권영화제 기획자로 활동하던 중 5.18민중항쟁을 연구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던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와 결혼, 미국으로 건너간 신은정씨는 하버드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한편,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점차 이들의 힘과 영향력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1년 4개월에 걸친 제작기간 동안 방대한 양의 자료조사와 함께 MIT의 노엄 촘스키를 비롯한 많은 미국의 지식인들을 인터뷰했다.



자료조사와 섭외를 비롯해 촬영, 편집, 번역 등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 진행함은 물론 해외 영화제 출품을 위해 한국어,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베리타스는 하버드를 상징하는 문장으로 라틴어로 진리, 진실을 뜻하는데, 감독은 하버드 건물 곳곳에 새겨진 베리타스 문장에서 작품의 제목을 착안했다고 한다.

「베리타스...」는 하버드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주목한다.

감독은 전통적인 하버드의 캐릭터를 Rich, White, Male 세 단어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하버드가 전통적으로 어떤 곳이었던가를 조명한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하버드를 중심으로 한 미 대학들이 냉전이라는 이름아래 미 정부에 봉사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매카시즘, 시민권투쟁, 베트남전 반전운동 등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면서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이 미 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추적하고, 7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이로 인한 하버드의 변화도 놓치지 않는다.

69년 하버드 학생들의 대학본부 점거농성, 72년 최초의 하버드 대학원생 파업, 2001년 하버드 학생들의 두 번째 점거농성 등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과 90년대 러시아 경제개혁 과정에 하버드가 개입해 러시아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던 충격적인 사건도 최초로 조명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하버드의 역할과 이후 30%의 자산을 상실한 하버드가 천 여명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주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사례도 제시된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감독은 궁극적으로 고등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엘리트 대학에 진학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며, 극소수의 엘리트가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명문대학에 목숨을 거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다큐멘터리가 던지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다.

5.18민중항쟁 31주년 기념주간을 며칠 앞두고 열리는 본 상영회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 80년 5월 22일, 백악관에서는 광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신은정 감독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국무장관 에드문드 머스키(Edmund Muskie), 국무차관 워런 크리스토퍼(Warren Christopher),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 리처드 홀브루크(Richard Holbrooke), 국가안보고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 CIA 국장 스탠스필드 터너(Stansfield Turner), 국방부장관 해롤드 브라운(Harold Brown), 전 서울 CIA 지부장 도날드 그렉(Donald Gregg)이었다. 이들 미 안보 엘리트들은 제 20사단을 한미연합사령부에서 한국군 산하로 옮김으로써 광주민중항쟁의 진압을 승인했다.

이들은 동시에 한국에 미국식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계약체결과 서울 지하철 확장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결정도 내렸다.

당시 미 엘리트들의 관심은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고, 한국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폭력에 분연히 일어선 광주 시민의 정당한 투쟁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버드로 상징되는 미 엘리트들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영화 상영일 이튿날인 21일(토)에는 <베리타스>의 신은정 감독, 여행전문 사회적 기업 제주생태관광이 함께 하는 제주생태여행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문의: ejindy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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