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산수국 잎 위에
대벌레 한 마리가 성큼성큼 나무기둥을 타고 오르는군요.
길쭉한 원통 모양의 몸이 나뭇가지를 닮았습니다.
어쩌면 대나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벌레를 ‘죽절충(竹節蟲)’이라고 부르나 보네요.
나무기둥 옆쪽으로는 산수국이 무성합니다.
곤충들에게 인기가 좋은지 멀쩡한 잎이 없을 정도네요.
그런데 잎 위에 특이한 곤충이 있군요.
긴수염대벌레 한 쌍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성큼성큼 이동을 하는 긴수염대벌레를 보았는데 오늘은 암수 두 마리를 한꺼번에 보는 행운을 얻었네요.
수컷이 암컷보다 작고 가는 편입니다.
암컷의 몸길이는 6.5-10cm인 반면 수컷은 5-7cm정도 됩니다.
무엇보다 더듬이가 앞다리보다 길지요.
적이 다가오면 몸을 굳혀 풀이나 나뭇가지인척 위장을 할 뿐만 아니라 건드려도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적의 습격을 받으면 다리를 떼어버리고 달아나기도 하지요.
다행인 것은 재생능력이 뛰어나 탈피 할 때마다 떨어진 부위에서 조금씩 세포가 재생됩니다.
보통 암컷은 7월부터 산란을 시작합니다.
알은 포탄형으로 광택이 나고 타원형 알뚜껑 중앙에는 돌기가 있지요.
알로 월동을 하고 3-4월에 부화한 유충이 5-6번의 타피과정을 거쳐 5-10월에 성충이 됩니다.
긴수염대벌레 한 쌍이 있는 잎 위쪽으로는 긴호랑거미가 둥근 그물 가운데에 수직으로 흰색 띠줄을 치고 매달려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