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족은두레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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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족은두레왓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8.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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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39.2m 비고:279m 둘레:3,201m 면적:685,355㎡ 형태:원추형

 족은두레왓

별칭: 족은드레. 금봉(金峰). 소두리봉(小斗里峰)

위치: 구제주시 해안동 산 220-1/노형동 20번지

표고: 1,339.2m 비고:279m 둘레:3,201m 면적:685,355㎡ 형태:원추형  난이도:☆☆☆☆

 

 

작은 들판을 뜻하는 명칭이나 실제 깊은 숲을 이룬 채 거칠고 험하며 높이 솟은 화산체. 

해발 13부 능선을 넘나드는 탐방을 오름행이라고 하기에는 참 애매하고 산행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하다. 한라산 자락에 숨은 때문에 당연히 국립공원 내에 포함이 되고 출입에 통제가 따르니 가까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족은 드레(오름)는 일찍부터 로망의 대상 중 한 곳이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족은은 방언으로 작은(小)을 뜻하며 드레는 들판이나 벌판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작은 들판을 뜻하는 명칭으로 풀이가 되지만 실제 오름의 형태 등을 고려한다면 평평한 대지나 벌판과는 거리가 멀다. 인근에 있는 큰(大)드레와 구분을 하여 족은드레로 붙여진 명칭이며 금봉(金奉)이나 소두리봉(小斗里峰)으로도 부른다.

보통은 두레왓(큰, 족은)이나 드레로 부르며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안 된다. 명칭은 소박하게 느껴지지만 한라산 기슭에 위치하여 덩치가 크고 험한 산 체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모양은 원추형이며 분화구가 없는 소화산체이다.

어리목 광장의 어승생악에 오르면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서 경관을 볼 수 있으며 일대에는 적송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어리목 광장을 출발하여 윗세오름으로 갈 경우 만세동산에서 일부가 전망이 된다. 행정상 표기로는 제주시 해안동 소재이지만 일부는 한라산 아흔아홉골 일대에 걸쳐 있는 복잡한 산 체이다.

두레왓의 동쪽은 탐라계곡의 상류이며 서쪽은 어리목광장이 위치하고 있다. 북쪽은 아흔아홉 골에 걸쳐있는 산마루의 고원지대로서 굴곡을 포함하는 들판과 계곡들이 이어진다. 이웃하는 큰두레왓 보다 산 체가 작아서 족은드레(두레왓)이라고 명칭이 붙었으나 실제 비고(高)는 족은드레가 훨씬 높다.

참고로 족은 드레는 제주의 전체 오름들 중에 비고(高)만으로는 5대(산방산, 영실, 어승생악, 굴메, 족은드레 순) 높이의 화산체에 속한다. 표고가 1,339.2m이고 비고(高)는 보통의 오름 보다 높은 279m이며, 참고로 큰드레의 비고는 140m이다. 족은두레왓의 공략은 몇 곳을 선택할 수가 있으나 국공 내 출입 제한구역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이던지 허가를 받기 전에는 탐방이 불가하다.

 

  -족은 두레왓 탐방기-

사전 신고와 허락을 받은 취재단에 합류를 하여 찾았던 날은 날씨와 현장 상태 때문에 빠질까 생가도 했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때문에 충분한 채비를 하고 기꺼이 동행을 했다. 선녀폭포가 있는 계곡을 초입으로 하여 시작을 했다. 눈이 내린지 며칠이 지났고 비가 온 뒤라 계곡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오르내리는 동안 쉽지 않은 행보가 될 은 당연한 일이다. 조릿대와 잡초들이 길게 자라서 진입을 방해했지만 흙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능선을 거슬러 오른 후 만나는 삼각암을 지났는데 신기(神氣)가 있다 하여 무속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능선 위로 오른 후 깊은 숲을 따라 전진을 했다.

허리까지 닿는 조릿대를 헤치며 느리게 진행을 했지만 보통의 오름이나 산행보다는 버거운 게 사실이었다. 초반부이지만 족은드레를 만나는 게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오르막을 치고 오른 후 등성처럼 펼쳐지는 곳에 도착을 하니 열린 공간이 나왔고 우측으로 어승생악이 보였다. 흐린 날씨이지만 정상부까지 뚜렷하게 볼 수가 있었는데, 어쨌거나 지금은 올려다보고 있지만 눈높이를 함께 할 즈음에야 족은드레의 정상부에 도착이 되는 셈이다. 

능선 자락을 지날 즈음 가까운 곳에 족은드레의 산 체가 나타났는데 이미 100분여를 진행하는 과정이라 다소 버거운 생각이 들었고 높이 솟은 드레의 모습에 한숨과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차피 만날 오름이지만 보통 이상임을 깨달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높은 곳으로 갈수록 조릿대왓 아래로는 숨은 작지(石)나 고사한 나무들이 있어 서너 번 걸려 넘어지곤 했다.

 

빗물이 남아 있는데다 곳곳에 잔설이 있어 신발과 바지 깃은 이미 젖은지가 오래되었다. 마침내 족은드레의 허리를 밟기 시작했고 오르다 힘이 부치면 돌아서서 전망을 하며 숨 고르기를 했다. 이왕지사 가시거리라도 좋으면 전망의 효과가 좋겠지만 날씨는 야속하기만 했다. 구름층과 시내 정경의 일부를 보면서 지금의 위치를 파악했고 제 계절의 풍경이 아님을 알아차리며 아쉬움을 느꼈다.

거목 몇 그루 사이의 열린 공간으로 그나마 뚜렷하게 나타나는 어승생악과 비로소 눈높이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정상부를 앞두고 힘이 빠져 나무에 기대었는데 우연히 더부살이를 하는 일엽초를 만났다. 빗물이 남아있는 데다 기온이 떨어진 때문인지 얼었다가 녹아내리는 모습이었다. 생존의 법칙을 잘 알고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을 하는 일엽초이기에 얼마 후 다시 싱그럽게 변할 것이라 여겨졌다. 

족은드레의 어깨를 짚었고 정상 주변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대여섯 평 정도의 공간이 있고 주변에는 돌과 나무들이 지킴이라도 되는 양 곳곳을 차지하여 눈길을 끌었다. 정상 필수 인증샷은 삼지창나무(三枝槍木)의 몫이었다. 세 갈래로 뻗은 가지가 얼마나 큰지 어느 정도 떨어져 담았지만 스마트폰의 한계를 훌쩍 넘어버렸는데 적송이며 정상부의 비탈 옆을 차지하고 있었다.

옆으로 이동을 하니 또 눈길을 끄는 적송이 보였고 다산으로 가족을 이룬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환경이 그러한 때문일까. 일부는 껍질이 벗겨진 채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주변 곳곳에 자리를 차지한 괴암들은 드레 지킴이라도 되는 양 볼품을 더해줬다. 그 바위들 옆이나 아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들과는 한 식구가 된 모습인데 누가 누구를 의지하던지 서로는 하나가 되어 있었다. 족은드레는 유난히도 적송이 많은 곳이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보통의 소나무보다는 적송이 뿌리를 내리기에 적합한 모양이라 여겨졌다. 두루 살폈지만 다행히도 재선충병으로 신음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조사반 역시 재선충병과 관련한 탐사팀들인지라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솔수염하늘소는 적송을 향한 공격을 시도조차 안 한 모양이었다.  정상을 벗어나기에 앞서 다시 인증샷을 담았는데 계절을 달리한다면 참 운치가 있을 것 같은 돌과 나무의 합작품이었다.

어렵게 올라온 두레왓이기에 떠나는 마음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고, 또 기회가 온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 좀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런 아쉬움에 정상부 주변을 돌며 전망을 살피려 했는데 만세동산과 민대가리의 일부가 보였다. 또한 방향을 우측으로 돌리니 사제비동산이 보였다.

어디 그뿐이랴. 민대가리에서 장구목으로 이어지는 방향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역시나 국공지역이라 탐방이 불가한 오름들이다. 쓸쓸히......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조사반은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이 없음을 확인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오가는 긴 여정에서 고단함을 느꼈을 것이다. 내린 눈을 포함하여 현장 상황이 안 좋았는데다 무려 350여분 동안을 산중에 있었으니 오죽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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