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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이의 오름이야기제주도의 모든 오름(가나다순)
[오름이야기]족은사슴이표고: 441.9m 비고:102m 둘레:2,685m 면적:386,069㎡ 형태:말굽형
홍병두 객원기자  |  jejulove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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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8.09  07: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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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은사슴이

별칭: 소록산(小鹿山)

표고: 441.9m  비고:102m  둘레:2,685m 면적:386,069㎡ 형태:말굽형  난이도:☆☆☆

 

   
 

형제 중 덩치는 왜소하나 갖출 것은 다 지닌 쌍둥이 화산체...

가시리 권역에는 인기도와 비례하는 걸쭉한 오름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녹산로를 중심으로 하는 곳에는 따라비(오름)를 시작으로 대록산(큰사슴이), 병곳오름, 번널오름 등이 있으며, 마을과 인접한 곳에는 갑선이오름과 설오름 등이 있다. 이곳들 중에 정석항공관 인근의 큰사슴이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인데 이 큰사슴이 옆으로는 족은사슴이가 있으며 두 화산체의 구분을 위해서 명칭도 함께 하고 있다.  

사슴이 자체에서 추상이 되듯이 오름의 형세가 사슴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이 주변에 사슴이 무리를 지어서 살았다고 해서 명칭이 되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느 오름이 그러하듯 눈으로 확인하는 모습으로는 추상적일 뿐이다. 두 산 체 중 소록산은 화구를 중심으로 하는 쌍둥이 화산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산 체는 남북으로 길게 누운 형상이며 두 봉우리 중 남쪽이 정상인 주봉이다, 동쪽의 큰사슴이와는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기슭이 맞닿아 있다. 오름 경사면이 심한 굴곡으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때문에 예전부터 탐방이 어려워서 외면당하는 오름 중 한 곳이다.

오름 안쪽으로는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벌어진 두 개의 말굽형 굼부리가 있으며 전 사면을 따라  삼나무를 비롯하여 잡목들이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굼부리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우며 화구를 탐방하는 것도 힘들다.  아직도 별도의 탐방로가 없이 앞선 님들의 발자국이나 리본 등의 흔적을 따라서 오르내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어느 한편으로는 자연 그대로이면서 숨은 탐방로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오름 명칭을 생각하고 사슴의 온순함만을 생각하는 탐방은 곧 착각으로 이어지게 되고, 또한 '족은(작은)' 이라는 낱말을 의식하고서 얕봐서는 절대 안 될 오름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더불어 전사면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일부 능선의 구간을 반 전투 모드로 가야 하는 곳도 있다. 소록산으로 가는 길은 정석항공관 주차장을 이용하여 대록산 갈림길에서 들어가는 방법과 녹산로 제동목장 맞은편 안내표지를 따라서 가는 방법 등이 있는데 전반적인 오름 탐방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후자 쪽이 낫다.

   
 

-소록산 탐방기-

비포장길을 따라서 삼나무 숲 사잇길을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더러는 울퉁불퉁한 곳도 있지만 흙길을 걷는 기분이 좋아서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초입에서 안으로 계속 들어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 이정표가 있었는데 안내 문구를 살피고 철문이 있는 방향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초행으로 찾은 경우라 할지라도 무난한 편이었다.

오름 사면의 일부는 개인 소유의 목장 지대인데 혼자 걷기에는 으슥함을 느낄 만큼 숲이 우거졌고 상황은 햇볕조차 차단될 정도였다. 봄을 맞은 주변은 활발한 성숙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고 숲을 이룬 주변 나무들 군락이 바뀌게 되면서 걷는 걸음은 지루함이 없었다. 여기에는 편백나무 숲도 당당하게 한몫을 했는데 교차지점에서의 변화는 소나무 자생지로 이어졌다.

바닥에는 솔잎이 부드럽게 쌓아졌고 떨어진 솔방울들은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는데 일부러가 아닐지라도 걸어가는 등반화의 앞쪽에 걸릴 때는 쓸데없이 걷어차기도 해봤다. 소나무 군락은 오름으로 향하기 전의 마지막 능선이며 이곳에서 좌측 능선을 오르게 되고 남쪽 방향을 전망할 수 있었는데 어느 오름이던지 전망 터는 쉼터이기도 하다.

부지런히 올랐는지 거친 숨소리를 추스르며 다음 여정을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가졌고 잠시 남쪽을 바라보니 정석 비행장과 오름 그리고 한라산의 풍경이 어우러진 채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오름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 자연의 길이며 키가 작은 소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었는데 역시 솔잎과 솔방울들이 흩어져 있고 나뭇가지의 일부는 고사가 된 것도 있었다.

오름 능선을 넘어서 남쪽으로 가다 보니 진지동굴이 나왔는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들이 남긴 흔적이다. 여러 오름에서 만나게 되는 때문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대록산과 소록산도 포함이 된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방로의 바닥은 송이와 황토색 흙길이 섞여 있으며 걷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그 흔한 타이어 매트도 없으며 친환경 매트도 거부하고 있었기에 그냥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걸어갔다. 쓰러진 나무도 고사한 가지도 어지럽히고 정돈하기를 스스로 하고 있었다. 안내표지 하나 없는 오름 안에는 이따금씩 리본이 매달려 길을 안내하고 막걸리 빈병도 한몫을 했다. 능선을 내려온 곳은 동쪽 진입로 방향인데 바로 앞으로는 중잣성길이 연결이 되며 큰사슴이오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큰사슴이로 갈 수도 있으며 정석항공관 주차장을 통하여 초입으로 가도 되었다. 삼나무가 군락을 이룬 현장은 길이 없는 대신에 그야말로 삼나무 잎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능선을 오르는 중에 이따금씩 생을 다한 삼나무 가지가 어깨와 배낭에 걸리면서 두~두둑 부러지기도 했다. 정상 가까이에 도착을 하고서 수풀이 우거진 곳을 향하니 바야흐로 훤하게 전망이 트인 장소가 나왔다.

그러나 이곳 역시 별도의 쉼터나 전망대가 없기에 적당한 곳에 선 채로 풍경 놀이를 하였다. 아름답게 펼쳐진 오름 군락이 수고에 응대하려는 듯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두 눈을 즐겁게 해줬고 마음을 추슬러주었다. 오름을 보려면 오름으로 올라라!고 했던가. 이곳에서는 덤으로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길을 바랄 수 있었겠는가.

편백나무가 즐비하게 이어지는 사이로 상산나무에서 그윽한 향이 피어올랐다. 향긋한 그 냄새에 취할 정도였는데 이들은 한사코 느린 걸음을 주문해왔다. 정상 쪽에는 좁고 엉성하지만 다녀간 흔적들이 있어서 길이 만들어졌다. 잡목들이 어우러진 자연의 흙길을 따라서 걷는 느낌은 그야말로 자연인을 실감하게 했다. 

하산길에 소록산 알오름으로 향했는데 오르는 중간에 먼저 갈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효율성에 있어서는 돌아 나오는 길에 들르는 것이 좋을 듯했다. 이곳 또한 오름을 전망하기 위해서 오르는 셈이었는데 특히 족은사슴이의 전사면을 전망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요지이기도 했다. 억새왓과 덤불을 헤치며 능선에 오르니 상산나무들이 빽빽하게 자생하고 있으면서 좁게 트인 공간을 막을 정도여서 이들을 헤치면서 전진을 했다.

그리고 구태여 통행세를 지불하지 않아도 넉넉한 상산향을 선물해줘서 그저 황홀할 따름이었다. 마침내 족은사슴이의 자태가 펼쳐졌다. 올라온 사람에게만 보고 느낄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되었다. 사실상 주봉과 이곳의 알오름 사이의 길도 소록산에 포함이 된 셈인데 별도로 알오름으로 통하기도 하지만 소록산을 오르는 길을 사이로 하고 마주한 곳이다.

올망졸망 이어진 오름 군락이 하나같이 정겹고 신비스럽게 보였다.  모든 탐방을 마치고 하산길로 접어들고 초입으로 향하는 길은 어쩔 수없이 백(back) 코스였지만 족은 사슴이가 아닌 너무나 큰 사슴이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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