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숲길 확·포장 공사, 전면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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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숲길 확·포장 공사, 전면 철회하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8.08.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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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성명 “비자림로 확포장, 제주제2공항 개발의 서막”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제주제2공항 개발의 서막일 뿐이다.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확·포장 공사를 일시중지가 아닌 전면 철회하라”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는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제주도는 최근, 동부지역의 교통량 해소를 목적으로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사거리에서 송당리 방향 비자림로를 지나 금백조로 입구까지 약 2.9km 구간에 대해 지난 2일부터 도로확장 공사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바 있는 비자림로의 삼나무들을 하루에 100여 그루씩 베어내고 있는데 벌목작업만 6개월이 걸리고, 훼손되는 삼나무 수는 2,400여 그루에 달한다”고 지적한 성명은 “이 때문에 제주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수많은 국민들이 제주의 자연을 갉아먹는 무모한 행위에 대해 성토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며칠도 안 돼 10,000명을 넘는 기록적인 결과를 낳았고 중앙 지상파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직접 현장 취재를 오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제주도가 전국적인 조롱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제주도당국은 이 무지하고 무모한 사업을 일시 중단이 아니라 전면 철회하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더 큰 문제는 이번 비자림로 확장사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번 비자림로 확장사업은 제주제2공항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추이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도로확포장 공사는 지난 4월 16일, 제주특별자치도가 1단계 구(舊)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이 최종 확정됐다고 발표하면서 나온 5개 구간 중 제주시~제2공항 연계도로인 번영로~대천동사거리~비자림로~금백조로 14.7km 구간의 확장 사업 중 일부(2.9km)를 시작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비자림로 확장이 끝나면 금백조로 확장 공사가 준비 중”이라며 “금백조로는 백가지의 약초가 있다는 백약이오름 부근에서부터 성산읍 수산리까지, 아름다운 오름 군락과 수산곶자왈 그리고 광활한 초원지대인 수산평(수산벵듸)을 관통하는 도로”라고 밝혔다.

“이곳을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것으로 이곳은 차량이 정체되는 곳이 아니지만 제2공항이 들어선다는 전제 아래 확장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백조로 구간 주변 일대는 제주도 중산간 지대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와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이며 역사적 가치가 담겨 있는 곳”이라고 밝힌 성명은 “이 일대는 제주도에서 오름 군락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서 화산섬의 전형이라 할만하다”고 강조했다.

“각종 광고에도 곧잘 나오는 곳이 이 일대로 아직까지는 원형이 잘 보존돼 많은 관광객들이 트레킹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제주의 풍광을 만끽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성명은 특히 “금백조로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백약이오름의 용암이 만들어낸 수산곶자왈이 자리 잡고 있고 공사가 시작되면 이 수산곶자왈도 일부 잠식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또한 “이곳 일대는 수산평(수산벵듸)가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벵듸는 오름과 곶자왈처럼 제주어로만 존재하는 제주의 고유 생태계로서 초지가 발달한 들판을 말한다”며 “제주도의 면적이 남한의 2%도 채 안되지만 초지 면적이 전국 초지 면적의 약 46%에 달하는 것은 제주도 중산간 곳곳에 흩어진 이러한 벵듸 지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특히, 수산벵듸는 몽골(원나라)이 일본과 남송 정벌을 위해 1276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목마장인 탐라목장이 있는 곳”이라며 “원나라가 패망한 이후에도 이때의 목축 전통이 이어져, 조선시대에는 국영목장으로, 일제시대에는 마을공동목장이 세워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목축문화가 시작된 역사적인 벵듸”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 금백조로 확장공사가 시작된다면 이곳의 일부를 잠식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도로 개발이 결국, 이 지대를 난개발로 끌고 갈 첨병이며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더 큰 문제가 대두된다”며 이는 “비자림로나 금백조로 확장공사는 제주제2공항 확정을 전제로 만들고 있는 도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제주제2공항이 확정된다면 이 지대는 온통 난개발로 파헤쳐진 평화로 중산간지대(샛별오름 일대)의 전철을 그대로 밝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성명은 “제주제2공항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며 “수많은 논란 끝에 사전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계획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사업이고 원희룡 지사도 사전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주제2공항 계획의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 그런데, 한쪽에서는 이처럼 제주제2공항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며 도로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뿐만이 아니라 금백조로 확장 등 제2공항 연계도로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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