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릉미야기]천아오름(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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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릉미야기]천아오름(광령)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8.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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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797m 비고:87m 둘레:1,439m 면적:157,348㎡ 형태:말굽형

 천아오름(광령)

별칭: 초낭오름. 천아악(天娥岳). 천아봉. 진목악(眞木岳)

위치: 애월읍 광령리 산 182번지

표고:797m  비고:87m  둘레:1,439m 면적:157,348㎡ 형태:말굽형  난이도:☆☆☆

 

 

정상부에서의 전망은 기대할 수 없으나 계절 따라 변화가 잘 이뤄지는 화산체.

오름 탐방에 있어서 어느 계절이 좋다고 딱히 정할 수는 없지만 자연이 그렇듯 가을은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한 자연미를 느낄 수가 있다. 가을에는 어디를 가나 계절적인  향연을 알리는 천연색 물결이 맞아주지만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는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고 넓은 초원의 중심을 차지한 오름이 있다면 최고의 조건이 된다.

특히나 숲길과 오름을 병행하는 여정이야말로 깊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환경을 생각하면 여러 곳을 떠올릴 수 있지만 천아오름과 붉은오름 일대를 연계하는 루트를 빼놓을 수는 없다. 천아오름 자체를 탐방하는데 있어서의 진입 과정은 여러 방향이 가능하지만 가을에는 천아 계곡을 초입으로 하는 것이 좋다.

계곡 주변의 단풍 모습을 실컷 구경하고서 진행을 할 수 있는 때문이다. 천아 계곡을 시작으로 하여 천아 숲길을 따라 국유림에서 진입하는 방법이 있으며, 내창(川)을 따라 건넌 후 동쪽에서 조릿대왓과 숲길을 따르는 진행도 무난한 편이다. 천아오름은 한림읍 상대리에 동명의 오름이 있으나 여러 면에서 볼 때 산 체의 특성이나 환경이 다르다.

천아악(天娥岳)이나 天娥峰(천아봉)으로도 표기를 하지만 보통은 천아오름 그 자체를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옛 지도에는 진목악(眞木岳) 이라고 나와 있는데 진목이란 참나무를 가리키며 상수리나무의 별칭이다. 오름 사면에 참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것으로 파악이 되지만 현재는 식생에 많은 변화가 이뤄져 명칭을 무색하게 한다.

이 참나무를 제주 방언으로 촘낭(초낭)이나 처낭이라고 하는데 오름의 명칭에 연유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다른 맥락으로는 오름의 형국이 천녀등공형(天女登空形)이라는 천녀. 천아(天女. 天娥)와 맞물리면서 천아오름이나 천아봉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도 전해지고 있다.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했으며 높이는 796m이고 비고(高)는 87m로서 말굽형 화산체이며, 외형상으로는 원추형처럼 보이지만 남쪽 봉우리를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지니고 있다.

 

전망의 아쉬움을 느끼는 산 체이지만 여기저기로 탐방로가 생겨나서 등정에 큰 문제는 없다. 오르미들이 다닌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며 친환경 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 조자 없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가을이 깊어질 때면 오름을 오르기보다는 둘레를 따라 산책을 하면서 단풍놀이를 하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그만큼 천아오름은 산  체의 정복보다는 주변을 돌며 바라보는 것도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사방을 돌아보며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더라도 그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면서 특별함을 느낄 수가 있다. 산 체의 아기자기한 맛은 떨어지지만 숲을 이룬 잡목들이나 능선 아래의 천연색 물결이 있기에 바라보는 자체로도 아름답다. 시간적 여건이 된다면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라도 한 바퀴를 돌아본 후 다시 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나 가을에는 오름 바깥 사면에 늘어선 단풍과 숲이 보여주는 시각적 효과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푸름으로 덮인 오름 허리와 정상을 바라보다가 아래를 보면 울긋불긋 천연색의 물결이 반겨준다. 전부가 단풍나무는 아니지만 계절에 맞는 옷 갈아입기를 한 여러 수목들이 천연색으로 장식을 하게 된다. 

 

-천아오름 탐방기-

이전에는 산록도로나 바리메 입구를 지나 붉은오름 삼거리에서 진입하는 탐방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천아 계곡을 초입으로 하였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는 때문인데 여느 해에 비하여 색의 깊은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래도 볼품이 있었다. 진입 후 얼마 안 지나 계곡을 건너면 되는데 일찍이 이곳을 통하여 가로지르는 코스가 만들어졌었다.

사유지를 포함하여 임도로 이어지는 일부는 철조망으로 막아졌지만 쥐도 새도 알게 침입을 하면 된다. 임도를 따라가다가 GPS를 참고하여 좌측으로 들어서는 과정이 포함이 되고 이후 목장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신엄 공동목장이나 천아 목장으로 알려진 주변 한쪽에 천아오름이 있는데 이곳은 대규모 목장 지대로서 드넓은 면적으로 이뤄져 있다.

봄에는 유독 고사리가 많은 일대라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 성장을 한 후 마무리를 한 모습들이 보였고 웃드르(중산간) 권역을 포함하는 자연 세상이라 아직은 이렇다 할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잠시 숨을 돌릴 겸 해서 돌아서 보니 어승생악과 한라산 기슭의 일부가 보였다. 아침이 열린지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도 날씨는 계속 흐느적거리는 상태였는데 그나마 연이은 비 날씨가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수풀을 따라 지나는 과정이 포함된 때문에 이미 바지 깃과 등반화 바깥쪽은 축축하게 젖은 상태였다.  패인 길을 따라 그대로 가면 오름 탐방로의 초입지에 도착을 하게 되지만 애써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산 체의 규모나 특성을 두고 이렇다 할 자랑거리가 없는 만큼 오름 자락의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서였고, 백(back) 코스로 진행을 하느니 다른 리턴 코스를 따르려 했기 때문이었다.

오름의 동쪽 자락 일대에는 무수내가 흐르는데 평소 건천 계곡이면서 집중호우 때만 물이 불어나는 곳으로서 무수천의 상류이기도 하다. 이 주변에는 다양한 수종들이 계절에 맞춰서 천연색의 향연을 벌이는 장소이다. 비옥하지 않은 척박한 토양에서 아무 불만이 없이 자생하는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도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쇠물통(소물 먹이는 곳) 주변은 해마다 찬란한 모습이었는데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늦가을에 접어들 무렵이면 탐방과 상관이 없이 이 주변의 단풍을 만나기 위하여 찾는 이들도 있다. 오름 사면을 오르는 것만큼 둘레를 따라서 도보여행을 겸하는 진행으로만 다녀도 좋기 때문이다. 그 정도만으로도 자연 속에서 느끼는 숲의 그윽함을 충분히 맛볼 수 있으며, 사방으로 옮기면서 만나게 되는 천연색의 물결에 넉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쇠물통에서 안으로 조금 들어가다가 오름 정상부로 이어지는 장소가 있는데 정상적인 루트는 다른 방향이지만 이곳을 통하여 오를 수도 있어 선택을 하였다. 

별도의 안내표지는 없으며 끈이나 리본 몇 개가 전부였다. 더러 수풀이나 덤불도 만나지만 가을 탐방 시 큰 어려움은 없는 곳인데 화산체의 크기와 경사를 포함하는 비고(高)가 말해주듯 험난한 과정은 없었다. 축축하게 젖은 숲을 헤쳐 오르는 것도 잠시이고 이내 길의 흔적이 보였고 정상 주변에 도착을 하니 삼각점 표석이 있었다. 또한 다녀간 흔적으로 남긴 리본 몇 개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뿐 더 이상 특징은 없었다.

멀리서 바라보기에는 정상에서의 조망권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는 아쉬움이 따랐다. 어차피 천아오름은 가을에 어울리며 오름 주변을 빙 둘러 산책형으로 하는 것도 좋은데 무수내 주변을 포함하는 사방으로 천연색 물결을 볼 수가 있어서 하나의 덤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편 기슭을 따라 이동을 했다. 잠시 열린 공간을 만났지만 가시거리가 안 좋아서 이렇다 할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날씨가 좋았으면 마을과 해안까지 보이겠지만 부족한 게 많은 날이었다. 산 체의 북쪽을 거슬러 지나다 포토존을 만나게 되었는데 스코리어(화산송이)를 포함하는 지층에 무더기를 이룬 경석을 껴안은 채 식생을 이어가는 나무가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도 급한지 잎새를 다 떨어뜨리고 가지만 남아 있어서 볼품은 없었다. 그나마 깊게 뿌리를 내린 특별한 모습을 바라보며 씩씩한 성장의 진행을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어승생악이 보였는데 희미했지만 그래도 숲이 대부분을 가리고 있는 오름인지라 뒤꿈치를 들고 바라봤다. 만찬은 아니지만 곳곳에 단풍의 모습도 보이고 변화를 이뤄가는 잎새들의 모습도 확인이 되었다.  마무리는 정상적인 루트의 초입 장소를 선택하였다. 내려온 후 입구에 안내판이 쓰러진 채 있어서 일행이 비스듬하게 세워 놓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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