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쳇망오름(가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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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쳇망오름(가시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9.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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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46.6m 비고:55m 둘레:1,351m 면적:140,916㎡ 형태:원형

 쳇망오름(가시리)

별칭: 쳇망. 천망악(川望岳)

위치: 표선면 가시리 산 158-2번지

표고: 446.6m  비고:55m  둘레:1,351m 면적:140,916㎡ 형태:원형  난이도:☆☆☆

 

 

조림된 나무들과 자연림으로 분화구와 등성의 모습은 변하였으나 원형으로 이뤄진 화산체.

 

제주시를 출발하여 번영로를 지나 남조로변에 이르면 붉은오름 자연휴양림과 사려니숲길 입구 등을 만나게 된다. 이곳 도로를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짙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몇 개의 오름이 있다. 우선 동쪽을 기준으로 한다면 비교적 잘 알려진 물영아리를 시작으로 여문영아리가 있으며, 그 서쪽으로는 쳇망오름을 거쳐 가문이오름과 구두리오름이 있고 맞은편에는 붉은오름이 자리하고 있다.

물영아리는 그나마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며 탐방로가 잘 구성이 되었고 붉은오름 역시 자연휴양림 구성과 맞물려 비교적 정리가 잘 되었지만 나머지는 진입과 탐방에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곳들이다.  물론 좀 더 편하고 쉬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야 본인의 몫이지만 어디 그럴 수가 있겠는가. 쳇망오름인 경우 오름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이나 탐방의 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초자연적인 수림 속을 찾는 느낌이 든다.

이곳 쳇망오름을 중심으로 주변을 연계할 경우 서쪽으로는 구두리오름나 가문이오름을 선택할 수 있으며 동쪽으로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여문영아리와 물영아리를 포함하는 여정도 된다. 또한 백(back) 코스 탐방이기 때문에 건너편 방향의 붉은오름을 연계할 수도 있다. 쳇망오름은 애월읍 광령리의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동명의 오름이 있는데 망체오름이라는 명칭으로도 부른다.

 

가시리 소재의 경우 원뿔형의 작은 오름으로 원형의 굼부리를 포함하는 전반적인 형세가, 쳇망(체의 몸체)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나 지금으로서는 그 형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른 맥락의 한자로는 천망악(川望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가시리의 가시천을 바라보는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등성마루는 비교적 평평하고 나지막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원형분화구를 중심으로 둥글게 펼쳐진 화산체의 모습을 그려보면 과거의 입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불과 55m의 비고(高)로 낮은 화산체라 도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오름이며 붉은오름 정상 등 일부 지역에서만 형체를 살필 수가 있다.

일찍이 전 사면에 걸쳐 소나무와 삼나무가 조림이 되어 지금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외 여러 잡목들도 산 체를 뒤덮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 때문에 오름의 명칭인 체의 망(쳇망)의 모습은 물론이고 굼부리마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상 봉우리를 중심으로 등성이 아래로 나눠져 있고 북쪽은 남조로 고개로, 동쪽은 큰사슴이, 남쪽은 여문영아리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드넓게 들판을 이루고 있다.

결국 남조로변의 쳇망오름을 탐방하는데 있어서는 오르막이나 정상에서의 전망을 기대하기보다는 능선과 굼부리까지 내려가서 일대를 둘러보는 정도가 된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남조로 붉은오름 휴양림과 사려니숲길 입구를 지나서 좀  이동을 하면 맞은편에 초입으로 이어지는 소로와 표지가 보인다.

 

  -쳇망오름 탐방기- 

진입로 주변에 주차를 하고서 안쪽으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안내판이 있고 별도의 방향  표시나 탐방로의 구성이 없으므로 주변을 살필 필요가 있다. 초입은 삼나무숲을 지나는 것으로 시작이 되는데 자연 그대로의 숲길이다. 하지만 흙과 숲으로 된 길이라고 해서 너무 좋아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저 잡초와 떨어진 삼나무 잎 등이 바닥을 차지할 뿐 탐방로를 알리는 그 무엇도 없기 때문이다.

탐방로가 구성되어 있지는 않은 곳은 보통 사람이 다닌 흔적을 따라가야 한다. 아니면 페트병이나 리본, 끈 등이 매달린 곳을 참고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구성이 남아 있는 것은 그나마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다. 

숲 안을 배회하다가 모처럼 뚫린 하늘로 고개를 쳐드니 깊은 화구를 사이에 두고서 건너편으로 오름의 능선과 봉우리도 언뜻 보였다. 화구 안을 지나서 다시 오르게 되므로 저곳을 만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낮은 비고(高)라고 하지만 사면 안쪽을 포함하는 굼부리로 내려갔다가 오르기를 반복하는 때문에 거친 숨을 내쉬어야 했다. 혼자라서 서두르게 된 것도 그 이유가 되는 만큼 사실상 여럿이 방문할 장소로 여겨졌다.

화구 안쪽을 살피니 일반적인 오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느껴졌다. 식생하는 자연 생태도 그러하고 바닥 층은 내창이 형성된 곳도 보이면서 집중 호우나 장마철에는 범람이 되는 곳임을 짐작하게 하였다. 이곳에서 상산나무 군락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미 저들의 계절이 지났지만 햇볕이 적게 드는 곳이라 그런지 아직도 마르지 않은 연초록의 잎새들이 남아 있었다.

다시 바닥 층을 지나고 삼나무 숲을 지나서 화구 중심부를 지나니 오름 사면으로 이어지며 조릿대 군락지가 나왔는데 오름의 상층을 향하여 오르는 지점이기도 했다. 별도의 탐방로가 없기 때문에 나침판을 참고하거나 전투 모드로 진행을 하게 되었지만 다행히도 누군가 매달아 둔 빨간 끈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오름을 빠져나와서 잠시 바깥세상을 바라봤다. 탐방만을 위해서는 화구를 중심으로 돌아보게 되므로 사실상 정상적인 코스의 연장은 아닌 셈이었고 행여 이곳에서 돌아나가는 곳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다시 오름 안으로 들어와서 능선 안쪽과 위를 번갈아 돌아보다가 왔던 방향을 통하여 빠져나가는 과정으로 선택을 하였다.

즉, 여문영아리나 가문이오름 등으로 연계를 하지 않을 경우는 백(back) 코스를 따라야 했던 것이었다. 거리나 경사 등 난이도가 험한 곳은 아니지만 미지의 굼부리 안쪽과 능선을 따라 진행하는 탐방이 꽤나 불편한 편이었다. 

쳇망오름에서 북동쪽으로 이동을 하여서 초지와 빌레왓 등을 지나면 여문영아리로 갈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언젠가 주변의 가문이오름을 탐방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는데 쳇망오름 역시 결코 이방인의 출입을 환영하는 오름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특히나 혼자의 혼자에 의한 혼자를 위한 발걸음은 용납을 안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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