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과는 개발사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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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과는 개발사업 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9.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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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실 의원, ‘국제자유도시로 난개발, 비자림로 숲 훼손, 제2공항 문제’거론
고은실 의원

고은실 의원은 5일 제주자치도의회 제364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제주는 국제자유도시 이름으로 지난 십여 년간 한 것이라고는 개발사업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제주 국제자유도시는 1991년 11월 7일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며 양용찬 열사가 온몸으로 외쳤던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를 원하기에 제주도개발특별법 저지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고 의원은 “이 예언처럼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으로 십여 년간 한 것이라고는 개발사업 뿐”이라며 “자본과 개발을 근간으로 했기 때문에, 제주의 정체성과 비전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그 결과, 도민의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광객은 늘어도 조수입 달성률은 50%도 안 되고 1차 산업 조수입도 목표대비 50%가 안 되고 있다”며 “도내 85%를 차지하는 5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수준도 전국평균 대비 2010년 82.9%에서 2017년도 78.5%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게다가 도정에서는 중앙정부 권한을 더 확보하면 만사형통인 것처럼, 권한이양에만 매달리고 국제자유도시의 외형 키우기에만 몰두했다”며 “그 결과, 제주 고유 가치는 파헤쳐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 의원은 “생태회복, 복지, 평화, 인권의 가치를 염원하는 기본정신을 담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 수 있도록 비전을 새롭게 담을 수 있도록 ‘국제자유도시의 개발에 관한 종합계획’을 ‘국제생태평화도시 및 지속가능 제주발전 조성에 관한 종합계획’으로 특별법의 목적이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국제자유도시. 결론적으로 폐기해라. 그래서 생태환경평화도시, 쉽게 생태와 평화로 가자는 말씀이신 거 같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는 2002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국제자유도시 추진단을 만들고 오랜 기간 민주당 여러 검토위원들, 국민의정부, 제주도에서 전문 검토 기획단, 정부차원 용역과 회의, 공청회, 국무회의도 거친 걸로 안다. 그래서 나온 계획이 국제자유도시 비전”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가 조만간 이해찬 대표를 방문할 텐데, 가서 ‘폐기하라고 하는데 어쩔까요’하고 여쭤보겠다”며 “작년에 국제자유도시가 국적불명의 홍콩.싱가폴 외형 따라가는 것으로 피상적으로 이해되면 난개발과 물량개발 지상주의로 빠지면 제주의 주인인 도민의 삶의 질과 행복, 정채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개발로 인해 고유한 세계적 가치인 생태 부분을 간과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국제자유도사리는 틀은 놔두면서, 생태와 환경을 적극 반영하는 조화로운 방향으로 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비자림로 삼나무 숲 훼손 관련해서는 “비자림로에 관한 이슈가 뜨겁다”며 “제주를 넘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비자림로를 지켜달라는 의견으로 뜨겁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 구간에 대한 확장공사를 시작했다. 이어 7일까지 이 구간 삼나무 숲길 800m 중 동쪽 500m 구간에 있는 삼나무 915그루를 베어냈다.

고 의원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도로확장 필요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비자림로의 나무는 이미 잘린 상태”라며 “이 도로 예산이 최초로 편성된 것은 제2공항이 거론되기도 전이지만, 현재 비자림로 공사가 마무리되고 나면 금백조로 공사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자림로 도로확장 공사에 문제제기에 대한 도의 해명자료를 보면, 제2공항 건설과 연계된 공사임을 명시하고 있다”며 “비자림로를 지키자고 하는 시민들과 주민 숙원사업임을 이야기 하는 송당 주민들 간의 대치점이 만들어지려고 하는데도, 도는 수수방관 시간끌기로 지켜보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그런데 갑자기 생태도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생태도로의 정체가 무엇이냐”며 “이 자리를 빌어 도민들에게 소위 ‘생태도로’가 무엇인지 밝히고 주민을 포함한 도민들의 의견수렴 계획이 있느냐”고 말했다.

고 의원은 “비자림로 문제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제주를 찾는 이주민, 관광객들은 제주를 떠올리고 찾는 이유의 80%가 제주의 자연 때문”이라며 “앞서 국제자유도시에 관해 언급한 것처럼, 제주는 제주의 고유 가치는 잃어가고 난개발과 투기자본이 할퀴고 간 상처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비자림로는 2013년부터 했고, 그전에도 김경학.고용호 이전 도의원님들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고, 도에서는 예산이 없었고 교통량 많지 않아서 미뤄오던 구간들”이라며 “그런데 근래 교통량이 늘어난 자료들과, 도로구조, 농번기 물류이동 이런 거 때문에 이를 늘려달라고 하고, 이 내용이 행안부 특별교부금 로비까지 해서 교부금으로 정부에서 예산이 책정돼 저희는 그런 입장에서 도로공사 시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삼나무가 어떤 존재인가. 저희 부친도 잘라내지 못해서 잘라달라고 보조금을 신청한 상태”라며 “삼나무는 꽃가루 알레르기 문제도 있어서 환경단체에서 몇 년 전 오름이나 농경지의 삼나무를 없애는 게 초점이 아니라 수종을 바꾸자는 게 돼 있다”고 말하고 “농축산 부분에서는 삼나무 방품림을 제거하는 보조금이 있고, 농가의 신청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생태도로가 뭐냐고 하시는데, 동물이나 이런 생태계가 차단됐을 때 생태도로라는 용어는 있지만, 회의에서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라는 입장은... 아무튼 대안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대안 만드는데 생태적 가치 반영된 도로로 최대한 만들어 달라는 표현이지, 사전에 있는 생태도로를 놓고 토론회 하자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제주2공항 관련해서는 “게다가 오버투어리즘이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제주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라며 “제주에 또 하나의 공항이 필요한지, 더 많은 관광객이 필요한지, 향후 제주 관광의 방향과 비전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제주에 제2, 제3의 양용찬 열사와 같은 비극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도정에서는 공항건설의 문제에 있어 도민주도형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제2공항 연계도로의 예산 수용, 주변지역 발전기본계획 추진, 비자림로 확장공사 등, 제2공항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도민의 의견을 듣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제2공항의 전면 공론화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은 불분명하지만, 도정의 전면공론화 결과는 적극 수용하겠다고 한다”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도민주도형 사업추진 과정이라는 점에서, 제2공항의 전면 공론화 과정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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