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화산체 진머루동산과 조릿대 군락(1)
상태바
미등록 화산체 진머루동산과 조릿대 군락(1)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9.28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리포트)출입제한만이 해결책은 아니며 방치가 될 수도..

 

제주환경일보 한라산탐방팀(대장 홍병두)은 지난 22일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창호)의 공식허가를 받아 미등록 화산체로 알려진  진머루동산에 대한 확인과  이 일대의 조릿대 군락에 대한 문제를 심층취재했다,

한라산을 점령해 나가고 있는 조릿대 문제는 어제 오늘 지적된 문제는 아니지만 아직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보도하면서 또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는 중이다.

다음은 본지 탐방팀이 이 지역을 탐사하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내용이 많아 2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아을러   이번 본지 탐방팀 취재에 적극 협조해 주신 이창호 소장님과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편집자주)

 

 

한라산 자락 아래 자리한 오름들 대부분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때문에 출입이 제한된 상태이다. 그런 만큼 오름이들 뿐만 아니라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로서도 많은 아쉬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부분적으로는 일정한 탐방로를 개설하여 출입을 허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통제 지역으로 묶인 곳들 대부분은 조릿대가 영역을 넓히면서 타 식물들의 터전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조릿대 군락의 일부를 채벌하여 길을 만들고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민간설 중에는 조릿대가 인내(사람 냄새. 人香)에 약하다는 내용도 전해지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이에 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릿대왓 사이로 정해진 탐방로가 생긴다면 오름이들로서도 그 외의 자연으로 침입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출입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가 감시하고 보존하려는 인식을 하게 된다면 더욱 고무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게 당연한 일이다. 특히나 여전히 비탐방로를 몰래 드나드는 오름꾼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는 현실을 놓고 볼 때 단속의 범위와 인력 등도 한계가 따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증원을 하고 예산을 늘리는 것 역시 쉽지는 않다고 본다. 

막연한 통제는 방치가 될 수도 있다. 출입을 제한하는 결과로 좋은 점만 있다면 당연히 지켜볼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달리하는 방법론도 필요하다. 우리는 자연을 지키고 보존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려야 할 권리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연환경에 관하여 과거와 많이 달라진 인식과 저마다의 가치관을 생각한다고 여긴다면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조릿대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입증된 이상 다른 방법을 찾아 치유를 꽤 하는 것이 당연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벌초 시기가 막 지날 즈음 산우회 회원으로부터 안타깝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선산 중에 국립공원 내에 있는 주변에 구상나무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제보였다.

 

1년 중에 벌초 때만 유일하게 찾아가는 선산이 있는 주위에는 오래전부터 구상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점차적으로 고사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 된다는 것이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도 묘들이 제법 있는 편인데 제주에서 벌초나 성묘의 경우 연중 가장 큰 행사(!)인 만큼 출입을 제제하는 것은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미풍양속과 조상숭배를 포함하는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내린 만큼 단속은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벌초 차 다녀왔던 지인의 이야기 중에는 조릿대의 잠식과 범람에 관한 내용도 포함이 되었다. 이후 관계처의 사전 신고와 허락을 받아서 현장을 방문하는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장소는 쳇망오름과 진머루동산을 포함하는 일대였는데 취재진 등 몇 이서 함께 현장을 만나러 가게 되었다.

 

일대는 비 탐방로인 만큼 아직까지 정로(路)가 이곳이다 하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립공원 출입제한이 있기 전 쳇망의 경우 1100도로변 950m 표석이 있는 곳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외 1,000m 지점과 어리목 휴게소를 출발하여 진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행한 대원들과는 1,000m 지점 영송을 초입으로 했으며 진머루동산 이후 하산은 사제비동산을 경유하여 어리목 탐방로를 선택했다. 

영송(靈松)은 1100도로 1,000m 지점에 있는 사슴 소나무/누운 소나무 등으로 부르는 특별한 소나무를 지칭하며 그 장소를 일컫는다. 과거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선택되던 시기에는 신혼여행객들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도 널리 알려진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원형의 나무는 아쉽게도 죽어 없어졌고 그 뿌리 형체만 남아 있으며, 그 자리에는 보통의 소나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입부터 만만치가 않았다. 탐방로 자체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이 쉽지가 않았다. 사르륵 ~ 바스락 ~ 부스럭 .... 조릿대가 빽빽하게 군락을 이룬 현장이면서 이들은 좀처럼 길을 내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초행은 아니었지만 나침판과 GPS와의 눈 싸움을 거치면서 조심스럽게 전진을 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했거늘 역시 쳇망을 만나기 위해서는 길이 아니면 뚫어라! 식의 진행이 이어졌다. 

아예 숲 전체 중 바닥은 타 식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예상했던 만큼 조릿대의 상황이 이러니 여간 걱정이 되고 해결책이 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조릿대왓(왓=일정한 공간. 터.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 중에는 꽝꽝나무와 독초인 천남성 정도이다. 그나마 허리 높이를 넘어선 곳에서는 이마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러하니 이제 조릿대는 자연의 적인 동시에 사람들에게도 불필요한 존재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100분 정도의 진행을 이어가다가 비로소 쳇망의 기슭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국립공원 내 출입 제한 지역이라지만 키가 낮은 조릿대들 사이로 길의 윤곽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사전 허가를 받고 드나든 흔적이기도 하며, 몰래 잠입한 경우와 더불어 오래전 제한이 있기 전의 남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쳇망은 오름 자체의 해발이 1,354.9m의 높은 지점에 위치했지만 사실상 비고(高)가 55m이기 때문에 등정만을 놓고 거론하다면 보잘것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9부 능선에서 진입을 하고 거친 숲을 지나는 점을 감안한다면 진행하는 과정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그럼에도 하나둘씩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는 것은 그만큼 쳇망이 지닌 오묘한 매력과 전체적인 뷰와 느낌이 좋은 때문이다. 

  한라산 자락에 안긴 오름이야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정상부 둘레를 돌아보는 동안에 만나는 주변과 원거리로의 전망은 가히 일품이다. 탐방의 묘미와 깊고 그윽한 맛이 한껏 풍겨나는 곳임은 틀림이 없으나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직까지 출입제한이 따르는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쳇망은 곡식이나 다른 이물질 등을 거를 때 사용하는 촘촘한 그물이나 대나무로 만든 도구인 '체'와 그 '망'을 비유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즉, 체의 망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며 다른 맥락으로는 체와 망이 바뀌었다고 해서 망체라고도 부른다.

한자로 천망악(川望岳)이라고한 점으로 봐서는 그 생김새나 의미와 달리 계곡과 숲을 비유하고 이곳에서의 전망을 두고 붙여진 것으로 짐작할 수도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명칭을 의식하여 현장에서 뚜렷하게 체+망을 그려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또한 윗세오름으로 진행을 하면서 보이는 모습과 현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상황의 차이는 백지가 아닌 철판 두께라는 점도 알아둬야 할 것이다.

 

(이 기사 계속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